EPL 선수 임금↓​ 요구...장관-베테랑 감독-팬, '선수 희생' 촉구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0.04.02 15: 59

코로나19 사태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축구 선수들에게 책임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축구가 모두 멈추면서 많은 구단들의 재정이 큰 타격을 받았다.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다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도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미 다른 리그의 팀들이 선수단 연봉을 삭감하는 등 조치에 들어갔다. 
EPL 클럽들도 재정적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뉴캐슬이 일부 직원들을 일시 해고했으며, 토트넘은 선수단을 제외한 직원 550명의 4~5월 급여를 20% 깎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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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연봉을 받는 선수들 사이에선 연봉 삭감에 관련된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본머스의 닐 블레이크 회장, 리처드 휴즈 기술이사, 데이 하우 감독 등 구단 수뇌부와 코치진만 자발적으로 연봉을 삭감했을 뿐이다. 오히려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는 선수들의 임금 삭감을 반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 유벤투스 등 다른 리그의 빅클럽들은 자발성 여부를 떠나 선수들의 연봉을 깎은 것과 상반된다. 이를 통해 마련된 돈은 구단 직원들의 고용 보장과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지역 사회를 돕는 데에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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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줄리안 나이트 문화체육부 장관은 "영국 축구계의 도덕적 공백을 보여준다"라며 EPL 선수들을 비판했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 또한 "높은 급여를 받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영국 현지의 팬들은 대부분 선수들도 손에 쥔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설문조사 업체 ’유고브 스포츠’에 따르면 92%의 영국 팬들은 EPL 선수들의 임금을 깎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2100여 명이 응답한 이 설문에서 선수들의 연봉 삭감에 반대한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해리 레드냅 전 토트넘 감독 또한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받는 선수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L 구단의 평균적인 선수들은 주급으로 8만~10만 파운드(약 1억 2000만 원~1억 5000만 원)을 받는다. 정상급 선수들은 15만 파운드(약 2억 2900만 원), 심지어 20만 파운드(3억 5700만 원)까지도 받는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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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냅은 “당연히 선수들이 연봉을 깎아야 한다”라며 “EPL 주장들이 모여서 ‘우리는 모두 하나다. 우리 직원들을 위해 기부하자’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싶다”라고 촉구했다./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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