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K리그 최초로 열린 시범경기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수원FC(2부리그)는 23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1부리그)와 시범경기서 전반 28분 마사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올 시즌 K리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연기돼 겨울잠이 길어졌다. 이 달 들어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들면서 이번 경기가 추진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먼저 나섰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방침에 따라 구단 간 연습경기를 허용했다. 인천과 수원이 발 빠르게 움직인 끝에 사흘 만에 실전 같은 경기가 펼쳐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 방역 체계를 확인하는 점검 무대인 만큼 모든 건 실전처럼 진행됐다. K리그 전임 심판진과 의료진이 투입됐다. 선수단은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실전과 같은 동선을 택했다.
홈팀 인천은 방역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선수단, 미디어 등 경기장을 방문하는 구성원을 대상으로 체온 측정을 통해 발열 여부를 확인했다. 마스크 착용에 장갑까지 지급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선수단과 미디어의 동선도 구분했다. 취재진은 입구서 기자석으로만 이동했다. 사전 인터뷰도 제한됐다. 경기 종료 뒤에만 실내가 아닌 그라운드서 취재가 허용됐다. 인터뷰는 미디어와 감독, 선수와 2M 이상 간격을 두고 진행됐다.
양 구단은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 선수들의 물병을 개별적으로 구분했다. 인천은 병뚜껑에 등번호를 적었다. 수원은 물통 캐리어에 이름을 넣었다. 선수들은 경기장에 입장할 때에도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했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했다.

무관중으로 진행된 연습경기임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인천을 찾은 취재진은 70여 명에 달했다. 보건당국 관계자와 구단 직원 50여 명을 더해 총 120여 명이 경기를 지켜봤다. 최태욱, 이민성, 김은중 등 대표팀 코치들도 등장했다.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진 경기는 수원의 승리로 끝났다. 전반 28분 코너킥 문전 혼전 상황서 마사의 선제골로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키며 인천을 1골 차로 돌려세웠다.
한편, 프로축구연맹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내달 초 K리그 개막을 긍정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