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사유화 도 넘었다"...당구연맹선수위, 해임해야 할 3명 지적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0.05.14 22: 28

 지난 2월 대한당구연맹(KBF)과 프로당구협회(PBA)가 맺은 상생협약에 문제점을 거론해 온 대한당구연맹(KBF) 선수위원회(이하 KBF 선수위)의 목소리 강도가 점점 세지고 있다.
KBF 선수위(위원장 강자인)는 14일 입장문을 통해 "KBF의 조직사유화 문제가 도를 넘어섰다"면서 KBF 남삼현 회장을 비롯한 박태호 부회장, 나근주 사무처장 3명을 조직사유화 핵심인물로 거론하며 해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KBF 선수위는 지난 2월 KBF와 PBA가 맺은 상생협약이 "비밀리에 급박하게 체결됐다. 총회와 선수들에게 허위로 보고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세종특별자치시 국민권익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두차례 집회를 가지기도 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 제공

이들은 이번 입장문에서 KBF 사무처에 대해 "선수의 권리를 전부 사기업에게 팔아먹는 심각한 조직사유화에 앞장섰고, 이제는 선수들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박태호 수석부회장에 대해서는 "KBF-PBA 상생협약이 세계 당구계에서까지 오해받도록 'UMB가 KBF 몰래 PBA와 협약을 하려고 했다'는 거짓말을 공식석상에서 하여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고 주장했다. 
또 선수위원회는 "남삼현 회장이 장외투쟁 중인 선수위원 14명을 해임한 것에 대해 법적절차를 밟았다"고 말해 법적공방까지 불사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남 회장은 선수위가 PBA와 상생협약을 맺은 것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자 강자인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을 해촉한 바 있다. 
이번 선수위 입장문은 오는 19일 열릴 PBA와 상생협약에 대한 찬반을 결정할 수 있는 대한당구연맹 임시대의원총회에 앞서 발표된 만큼 연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 제공
[대한당구연맹(KBF) 선수위원회 입장문]
1. 총회는 KBF가 사유화된 결정적인 원인인 나근주와 사무처를 해임하라.
KBF의 조직사유화 문제가 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이제 선수들은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다. KBF 선수위원회는 그동안 사무처가 행정 처리를 하면서 선수들을 무시한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문체부 감사에서 횡령 비리가 적발되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지켜만 보았다.
그러나 이번 상생협약 사태에서 KBF 사무처는 선수의 권리를 전부 사기업에게 팔아먹는 심각한 조직사유화에 앞장섰고, 이제는 선수들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2016년 문체부 비리센터에서 비리가 적발된 나근주 사무처장(당시 사무과장)은 중징계 대상자였지만, 남삼현 회장이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억대 지원금 삭감을 감수하면서까지 징계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오히려 승진을 하여 사무처의 총책임자가 되었다.
사무처장이 된 나근주는 과거에 비리만으로도 KBF의 모든 행정과 재산을 관리하는 그 자리에 앉을 자격이 없다. 그런데 나 처장은 남삼현 회장의 비호 아래 사무처의 총책임자로 버젓이 활보하였고, 점점 더 도를 넘어서서 이번 밀약을 주도하며 KBF의 정관상 존재 목적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나 처장은 임시총회에서도 겁도 없이 대의원을 상대로 거짓보고를 하여 총회 권한을 바닥으로 추락시켰고, 상생협의체에서 KBF 권한을 전부 사기업에 팔아먹는 상생협약 세부방안을 작성하는 행위를 하였다. 나 처장과 그 이하 사무처가 더 이상 KBF 재산과 행정을 총괄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들이 사유화한 KBF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마땅한 징계와 해임 처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총회는 의도적으로 규정을 왜곡 해석하여 총회의 권한을 바닥에 떨어트린 나 처장의 중대한 과실에 대해 일벌백계해야만 한다. 선수위원회는 이것이 사유화된 KBF를 정상화하고 PBA와 건전한 목적의 상생협약을 시작하는 필수선결 조건이라는 사실을 밝힌다.
2. 세계 당구계에서 한국 당구를 망신시킨 박태호 부회장을 해임하라.
박태호 수석부회장은 KBF-PBA 상생협약이 세계 당구계에서까지 오해받도록 “UMB가 KBF 몰래 PBA와 협약을 하려고 했다”는 거짓말을 공식석상에서 하여 국제적인 망신을 샀다. 한국 당구의 위상은 박 부회장과 같은 KBF 임원이 아니라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당구선수들이 높여 왔고, KBF 선수위원회는 박 부회장의 거짓보고 문제를 묵과하고 지나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 부회장은 국제분쟁을 유발하는 거짓보고를 하여 한국 당구의 위신은 추락했고, 이를 보고 받은 KBF 최고 의결기구인 총회 또한 기만을 당했다. 선수위원회는 박 부회장이 선수들의 명예를 추락시키고 국내외 체육계에서 KBF의 권위 짓밟은 거짓보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총회는 선수와 KBF의 명예회복을 위해 박 부회장을 해임해야만 한다.
3. 조직사유화, 직권남용한 남삼현 회장은 자진 사퇴하라.
남삼현 회장은 재임 4년 동안 KBF를 연쇄적으로 분쟁의 소용돌이에 몰아넣었고, 집권 말년차인 올해는 KBF 권한을 모두 PBA에 넘겨주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것은 KBF 회장으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KBF 회장은 오직 소속 선수의 권리와 KBF를 정관에 규정된 대로 이끄는 것에만 권한을 써야 한다. 그런데 남 회장은 선수들이 총회에 위임하고, 총회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 마치 자기의 것인양 ‘회장 고유 권한’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우리 선수위원회는 남 회장이 장외투쟁 중인 선수위원 14명을 해임한 것에 대해 법적절차를 밟았다. 총회는 남 회장이 자신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 다시 한번 권한을 남용하지 못하도록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 지금까지 선수들은 집행부 임원과 사무처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싫은 소리 한번 하지 않고 묵묵하게 선수생활에 전념해왔다.
그러나 2016년에 비리 사무처를 끌어안은 남삼현 회장의 잘못된 판단으로 KBF는 점점 더 사유화가 진행되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폐쇄적인 조직이 되어 KBF 정관을 부정하는 엄청난 일까지 저지르고 있다. 선수들은 작금의 사태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어린 후배 선수들에게 반성하는 마음으로 KBF를 정상화시키는 날까지 장외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KBF 최고의결기구인 총회도 한국 당구계와 우리 선수들이 더 많은 피와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앞서 말한 조직사유화의 핵심인물들을 해임 및 사퇴시켜야만 한다. KBF 당구선수들은 이것만이 KBF와 한국 당구의 미래를 위해 상생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2020년 5월 14일
사단법인 대한당구연맹 선수위원회 위원장 강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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