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승호가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흔들렸던 초반을 극복하면서 안정을 찾았고 리그 최강의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선발 구창모와의 리턴매치에서도 대등하게 싸웠다.
이승호는 1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지만 불펜진의 방화로 시즌 첫 승에 또 다시 실패했다.
올 시즌 6경기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39로 부진했던 이승호의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초반이 불안했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을 찾았다. 4회까지는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와 싸워야 했다. 1회 2사 후 나성범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양의지를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2회에는 1사 후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돌려세웠다.

3회가 최대 위기였다. 3회 선두타자 김찬형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중계플레이로 2루로 향하던 김찬형을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박민우, 이명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나성범을 삼진, 그리고 양의지를 중견수 직선타로 잡아내며 겨우 실점 위기를 극복했다.
전환점은 4회였다. 4회말 1사 후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알테어의 까다로운 타구를 유격수 김혜성이 감각적인 수비로 걷어내 병살타로 연결시켜 이닝이 종료됐다.
이후 이승호는 안정을 찾았다. 권희동을 좌익수 뜬공, 김찬형을 2루수 뜬공, 박민우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리고 6회 이명기를 2루수 땅볼, 나성범을 삼진, 양의지를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최고 144km까지 찍은 패스트볼(54개)과 커브(15개), 체인지업(13개), 슬라이더(6개)를 조합했다. 기본적으로 패스트볼 승부를 많이 했고 커브와 체인지업 등을 결정구로 활용해 아웃카운트를 늘려갔다. 이전과는 다른 자신감 있는 승부를 통해서 리그 최고의 타선을 침묵시켰다.
아울러, 이날 맞대결 전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1위(0.66)에 빛나는 5월 월간 MVP 구창모와의 리턴매치에서 이번에는 뒤처지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이승호는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구창모는 7이닝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되며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이날 구창모 7이닝 2실점(1자책점)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 무실점 투구로 시즌 반등의 전환점을 만들어냈다.
팀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를 거두며 2연패를 탈출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