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감독님 믿습니다" 이대호도 롯데 8월 대반격 확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0.07.10 05: 35

“이런 분위기는 없었다”. 
롯데는 10일 현재 순위가 8위다. 5위 KIA에 2.5경기 차이로 추격권이지만 꾸준한 하락세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지난 7~9일 한화 상대로 가진 대전 원정 3연전을 2승1패 위닝시리즈로 장식했지만 앞서 6연속 1승2패 루징시리즈로 고전했다. 쾌조의 개막 5연승 기세는 금세 사라졌다. 

경기를 마치고 롯데 이대호와 허문회 감독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rumi@osen.co.kr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법도 하지만 롯데 선수단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덕아웃 분위기는 중하위 팀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좋다.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 이대호는 “팀 성적이 안 나는데 이런 분위기는 없었다. 어릴 때 성적이 안 좋았을 시절과는 다르다. 지금은 이기든 지든 즐겁게, 웃으면서 하고 있다”고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 이유로 이대호는 “허문회 감독님이 즐기면서 하자고 했다. 좋은 감독님이 오셔서 선수들을 좋게 이해해주신다”며 “올해는 행복하게 야구하고 있다. 감독님이 (고참 선수로서 위치를) 인정하고 대우해주시는 만큼 시즌을 준비할 때도 독기가 생겼다. 원래도 책임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커졌다”고 밝혔다. 
연장 11회초 무사 1루 롯데 이대호가 좌월 2점홈런을 날린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 rumi@osen.co.kr
팀 내 최고 스타 선수로서 매 경기, 매 순간 잘해야만 하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이대호였지만 허문회 감독의 조언 속에 마인드가 바뀌었다. 그는 “내가 좋아해서 선택한 야구를 즐기며 해야 한다. 조금 못한다고 처지면 성적도 나지 않는다”며 “선수들 모두 감독님을 믿고, 스스로 믿고 있으니 앞으로 분명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다.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는 말을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허문회 감독은 “코치 생활을 할 때부터 항상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 모두 태어날 때부터 누구나 다 잘하고 싶어 하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해 하기 싫을 때가 많아진다. 그동안 주변 환경 때문에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경우를 봐왔다. 내가 감독이 될 것이란 생각은 안 했었지만 늘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리더로서 철학을 이야기했다. 
이어 허 감독은 ‘즐기는 야구’에 대해 “장난을 치자는 게 아니라 타석이나 수비, 마운드에서 각자 자기 목표를 갖고 하자는 것이다. 내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상대가 더 잘하면 그건 어쩔 수 없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에선 당연히 결과가 중요하지만 과정에 충실하면 지나치게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는 게 허 감독의 지론이다. 
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롯데 허문회 감독이 초시계를 들고 경기를 주시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KBO리그 최고 인기팀이지만 수년간 성적 부진에 시달린 롯데 선수들의 심리적 압박감, 스트레스는 극심하다. 그 중심에 있던 이대호도 올해는 “감독님이 워낙 편하게 해주신다. 성적을 꼭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덜어주신다”고 고마워했다. 허 감독은 “대호가 그렇게 생각해주니 내가 고맙다”고 화답했다. 
6연속 루징시리즈 기간 허 감독을 향한 팬들의 비판도 거셌다. 시즌 반환점을 지나는 8월 이후를 승부처로 보고 긴 안목에서 무리수를 띄우지 않으며 팀을 이끌었으나 팬심은 들끓었다. 하락세가 지속되자 소극적인 용병술 지적과 내부 갈등설이 끊이지 않았다. 허 감독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을 테지만 선수들 앞에선 표시하지 않았다. 
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연장 12회초 2사 1, 2루 상황 롯데 허일의 다시 앞서가는 1타점 적시타때 롯데 더그아웃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당장의 성적에 쫓기지 않는 허 감독은 “지금까지 긴 연패가 없다는 게 중요하다. 8월 이후가 승부처다. 8~9월에는 분명 치고 올라갈 것이다. 선수들 모두 더 이상 요구할 게 없을 만큼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잘 알고 있다. 시즌이 끝나고 나면 분명 (순위가) 위에 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이대호를 비롯한 롯데 선수들도 허 감독을 믿고 8월 대반격을 준비한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