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앞으로 운영이 수월해질 것 같다."
두산 베어스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KT 위즈를 4-1로 제압했다.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린 두산은 1승을 더하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한다.
두산의 불펜이 힘을 냈다. 선발 투수 최원준이 2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김민규(1이닝)-박치국(2이닝)-홍건희(2⅓이닝)-이영하(1이닝)이 남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백미는 홍건희의 피칭이었다. 올 시즌 중반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돼 이적한 홍건희는 60경기에서 3승 4패 1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이적 후 좋았을 때에는 필승조로 역할을 해왔던 그였지만, 가을야구에서는 물음표였다.
2017년 KIA의 우승 당시 멤버였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아 가을야구 경험이 없었다. 빠른 공을 가지고 있지만, 제구가 종종 발목을 잡았던 만큼, 큰 무대에서 흔들릴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다.
여기에 10월 나섰던 10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12실점으로 좋지 않았고, 가을 야구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 약점으로 꼽혔다. 단기전에서 가장 좋은 투수를 먼저 내서 틀어 막겠다는 김태형 감독의 전략을 그대로 수행하기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4-1로 앞선 6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한 홍건희는 심우준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뒤 7회와 8회를 삼자범퇴로 지웠다.
홍건희가 아웃카운트 7개를 완벽하게 올리면서 두산은 승리 분위기를 만들어갔고, 마지막 9회말 이영하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경기 승리를 잡았다.
두산으로서는 가장 큰 짐 하나를 덜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두산은 선발과 마무리 이영하 사이에 들어갈 투수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이승진이 기대를 모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홍건희가 2⅓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모습에 두산은 계산이 서는 불펜 투수 한 명을 추가로 손에 쥐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원래는 홍건희-이승진-이영하로 남은 이닝을 막으려고 했다. 그런데 홍건희가 너무 좋아서 2이닝을 갔다”라며 “기대 이상으로 잘해줘서 앞으로 운영이 수월해질 것 같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홍건희는 “언제든 나가면 잘하면 된다는 마음이었다. 시즌 후반에 안 좋았는데 심기일전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나온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라며 “부담은 있었는데, 두산이 왜 잘하는지 알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