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소형준(19)이 두 번째 가을무대에서는 영웅이 되지 못했다.
소형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 구원등판해 2⅓이닝 1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KT는 0-2로 패해 1승 3패로 4경기만에 가을야구를 마무리했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4회말 2사 2루 1볼 최주환 타석에서 조현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소형준은 올라오자마자 선제 투런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후 박세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이미 두산에게 0-2 리드를 내준 뒤였다.

5회 삼자범퇴를 기록한 소형준은 6회 선두타자 박건우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흔들리지 않고 정수빈-페르난데스-김재환을 잡아내고 이닝을 마쳤다.
지난 9일 열린 1차전에서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소형준은 6⅔이닝 3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날 경기로 단번에 국가대표 에이스 후보라는 평가를 받으며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배제성은 빠르게 교체할 생각이다. 소형준은 불펜에서 대기하다가 편한 상황에 투입하려 한다. 이대로 가을야구를 보내기는 아깝다”라며 소형준의 등판을 예고했다.
하지만 편한 상황에서 등판을 예고했던 이강철 감독은 위기상황에서 소형준을 마운드에 올려보냈다. 팽팽한 0-0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좌타자 최주환이 1볼로 유리한 카운트에 있었음에도 소형준으로 밀어붙였다.
이강철 감독의 판단에도 근거는 있었다. 최주환이 좌타자이기는 하지만 정규시즌 소형준을 상대로 9타수 무안타로 약했다. 소형준 역시 우타자와 좌타자를 특별히 가리는 투수는 아니다.
하지만 결과는 최악이었다. 소형준은 3볼 1스트라이크에서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시속 143km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에 던졌고 최주환은 이 공을 놓치지 않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