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공' 외친 전북 김상식 "닥공은 당연, 화끈하게 축구해야 한다" [오!쎈 인터뷰]
OSEN 이승우 기자
발행 2021.02.11 08: 03

2021시즌 전북 현대를 이끌게 된 김상식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인 화공을 '닥공+화끈한 축구'라고 설명했다. 
김상식 감독이 2021시즌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2009년 성남 일화(현 성남FC)에서 전북으로 이적해 팀의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11년 K리그 우승을 다시 한 번 함께 했다. 
201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상식 감독은 전북에서 코치로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다. 약 7년 동안 최강희 감독과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하며 K리그 전북 천하를 만드는 데 조력자 역할을 했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김상식 감독은 2021시즌 드디어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 역사상 최초로 선수 출신 감독의 부임이다. 김 감독은 취임과 함께 ‘화공(화끈한 공격)’을 외치며 K리그 5연패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내세웠다. 
김상식 감독은 완주군 봉동읍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전북 감독으로서 부담감이 서서히 자신감으로 바뀌고 있다”라며 “전북이라는 팀은 선수, 팬, 코칭 스태프 모두 3개 대회 모두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김상식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밝힌 화공(화끈한 공격)에 대해 “당연히 닥공을 이어나가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서 화끈하게 축구를 하자는 것”이라며 “골이 많이 나야 팬들이 즐겁고, 그래야 이길 수 있다. 솔직히 큰 뜻은 없고, 그저 골을 더 많이 넣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상식 감독과 일문일답.
- 전북 감독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소감이 어떤가.
▲ 아직 시즌을 시작하지 않았다.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큰 팀을 맡게 됐고, 선수 생활도 했고, 코치로서도 7년 가까이 있었다. 이제 감독이 된 입장이라 부담이 있다. 좋은 성적을 냈었고, 그것을 이어가야 한다. 동계 훈련을 해보니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동료였고, 코치 때는 스승과 제자였다. 감독으로서 12년 동안 같이 하고 있는 선수도 있다. 감독님을 위해서 꼭 우승을 하겠다고 말해주는 선수도 있다. 그래서 부담감이 서서히 자신감으로 변하고 있다. 
- 국내 동계 훈련 어땠나.
▲ 프로 생활을 22년 가까이 하다가 해외 전지 훈련을 안 간 것이 처음이라 바뀐 점이 많았다. 남해에서 한다고는 하지만 해외보다는 기온이 낮아 선수들 부상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 남해에서 박지성 어드바이저와 오랫동안 대화를 했는데 어떤 내용이었나. 
▲ 박지성 위원도 워낙 경험이 많아서 연습 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의 개개인 특성을 파악했다. 어떤 점이 좋은지 안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클럽의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나.
▲ 박지성 위원과는 이전에도 많이 대화했다. 영입하기 전에도 통화로,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성아. 나는 전북 현대의 성적과 축구를 책임지면 된다. 이곳으로 와서 전북과 일할 수 있다면 구단과 잘 협의해 미래를 책임져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 부분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어려웠지만 박 위원을 모실 수 있게 됐다. 팀을 위해, K리그를 위해, 한국 축구를 위해 엄청난 영광이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박지성 어드바이저 영입 위해 삼고초려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 다섯 번 정도 연락을 했던 것 같다. 안부 전화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박지성 위원이 고사를 한 것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영국 생활을 정리하고 당장 들어올 수는 없고, FIFA, AFC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자녀들 학업 문제도 있었다. 정말 좋은 제안인 것 같다고 그러더라. 그래서 당장은 오지 못해도 비대면으로 구단에 조언과 바꾸어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올 여름에나 계약이 성사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영국 코로나 사정이 심각해져서 돌아가지 못했다. 그래서 진행이 빠르게 되어서 영입이 잘 됐다. 
- 박지성 어드바이저 설득에 있어서 결정적이었던 것이 있나.
▲ “지성아, 너의 꿈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행정적인 일, 유소년 관련 업무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을 꼭 대표팀이나 유럽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전북에서 차근차근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박 위원에게 와닿았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진실된 마음을 전해야 할 것 같았다. 
- 코치 시절엔 형님처럼 대했다고 들었다. 이제는 감독으로서 권위도 중요하다. 
▲ 선수나 코치 때나 마찬가지다. 선수들과 즐겁게 지낼 때도 있겠지만 가끔은 카리스마를 보여줘야 할 때가 있다. 선수들도 스스로 잘 알 것이다. 무서울 때는 내게 독사 같은 면이 있기 때문에 조금 웃긴다고 해서 카리스마가 전해지지 않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코치 때는 선수들과 사우나도 같이 갔다. 그래서 선수들과 친밀감도 높아지고, 감독 욕할 때 같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코치님들께 넘겼다. 그래야 선수들이 스트레스도 풀린다. 이제 이운재 코치나, 김두현 코치가 선수들과 사우나도 같이 가신다. 
[사진] 전북현대 제공
- 올시즌 목표는 우승컵 몇 개인가?
▲ 전북이라는 팀은 선수, 팬, 코칭 스태프 모두 목표는 3개 대회 모두 우승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목표는 K리그 5연패다. 또한 우선적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스쿼드로 그것을 위해 짜야 한다. 
- 전북의 ACL 결승 진출 5년 주기설이 있다.
▲ 아 그런 게 있었나? 오히려 그것이 부담된다.(웃음) 작년에는 많이 아쉬웠다. 전력 이탈도 많았다. 몇 년 동안 전북에 있으면서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원정을 다니고, 부상 선수가 나왔다. 웬만한 스쿼드를 짜더라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작년엔 경기수도 적었고, ACL도 미뤄져서 리그에서 운 좋게 우승을 했다. 올해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2개 대회는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처럼 모여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스쿼드와 정신력이 강한 팀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나도 P급 라이센스 교육 때문에 함께하지 못했고, 선수 이탈도 있었다. 안 그랬으면 또 울산이랑 만났을텐데 아쉽다. 경기를 보니 전력차가 났다. 중국, 중동팀들이 있었는데 울산과 전력차가 꽤 났던 것 같다.
- 울산의 클럽월드컵 경기 어떻게 평가하나.
▲ 포메이션이나 전술적인 면을 크게 보진 않았다. 새로운 힌터제어, 이동준이나 신형민의 활용법 등 울산을 만나 우리가 어떻게 대비를 해야할지를 중점적으로 생각했다. 
- 올시즌도 위협적인 상대는 울산일텐데 어떻게 하면 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나.
▲ 지난해에는 공략 포인트가 있었다. 울산이 충분히 강점도 있었지만 약점도 분명히 있었다. 선수들이 지시를 잘 따라줘서 FA컵까지 4승 1무를 했다. 올해는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이동준이나 김인성 같은 발빠른 윙어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그로 인해 나온 뒷공간을 어떻게 공략할지 준비해야 한다. 강점이 있으면 약점도 있다. 
- 새로 영입된 선수들 역할도 중요하다.
▲ 임대에서 복귀한 최영준도 있고, 새로 영입된 류재문도 있다. 원 볼란테를 쓸지, 투 볼란테를 쓸지를 상대에 따라, 일정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이유현은 피지컬과 활동량이 워낙 좋다. 최철순 버금가는 능력도 있다. 훈련을 시켜보니 공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는 선수고, 오른쪽, 왼쪽 다 볼 수 있다. 이유현을 영입한 것은 이용과 최철순 모두 건재하지만 미래를 보고 영입한 것이다.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경기에 나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 임대 복귀한 김승대에게도 바라는 점이 있을 것 같다.
▲ 원톱, 투톱 모두 생각 중인데 김승대만의 장점이 있어서 그것을 활약했다. 어시스트 능력도 갖추고 있어서 원톱이든 투톱이든 출전을 한다면 득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트라이커로서 골문 앞에서 보여줘야 한다. 득점력이 부족하면 개선을 하고 잘하는 것을 해야 한다.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 만약에 못하면 손위 형님인 손준호를 나무라야지 않겠나. 
각오가 남다른 것 같다. 올해는 보여주겠다고 하더라. 이제 잘 할 때다. 포항에서 왔을 때 보여준 것이 많지 않았다.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스타일이 안 맞아서 그런 것이다. 지금은 감독으로서 김승대의 장점을 잘 살려줘야 한다. 이제 결혼도 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도 있을 것 같다. 
- 전방에 주전급 선수들이 셋이나 된다. 고민이 크지 않나.
▲ 당연히 고민이 있다. 일정을 보니 경기수가 많아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이동국 은퇴, 조규성 입대로 크게 공격수가 많아졌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원톱, 투톱 생각하고 정 안 되면 스리톱까지 써야하지 않을까. 교체 카드도 5장이니 잘 활용하면 가치가 충분하다. 
- 취임 당시 화공을 강조했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 
▲당연히 닥공을 이어나가야 한다. 거기에 덧붙여서 화끈하게 축구를 하자는 의미다. 일류첸코도 영입했고, 더 많은 골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 그저 골이 많이 나야 즐겁고, 그래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말한 것이다. 그래서 철학 아닌 철학을 이야기한 것이지 솔직히 큰 뜻은 없다. 그저 골을 더 많이 넣자는 것이다. (닥공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생각하면 되나?) 그렇다. 우승을 했지만 공격면에서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최다골 타이틀도 놓쳤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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