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33)의 팀 내 위치는 어디쯤에 있을까. 최근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를 정리하고 있는 텍사스이고 경쟁자도 반전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양현종은 확실히 눈도장을 받는 투구 내용을 선보이지 못했다.
양현종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굿이어 볼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5피안타 무4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3.86으로 소폭 상승했다.
시범경기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고 신시내티의 에우제니오 수아레즈, 마이크 무스타커스, 디 스트레인지 고든, 닉 카스테야노스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타선을 상대로 나름대로 호투를 했다.
![[OSEN=서프라이즈(미 애리조나주), 이사부 통신원]양현종이 힘차게 볼을 뿌리고 있다. /lsboo@osen.co.kr](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25/202103251701779789_605c439b7e354.jpg)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이 안타를 집중적으로 맞았지만 강한 타구는 아니었다”면서 “오히려 3회부터 마운드를 내려오기 전까지 4타자를 연속으로 땅볼 처리한 것이 좋았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보직과 관련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평가였지만 그렇다고 양현종에 대한 확신을 갖게 만든 내용까지는 아니었다. 더군다나 투수진 로스터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카일 코디가 이날 3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의 대역투를 펼치며 반전을 이뤄냈다. 코디는 앞선 4번의 시범경기 등판 중 3경기에서 실점을 했다. 특히 지난 20일 LA 다저스와의 경기에서는 5실점으로 부진했다. 이 경기에서 양현종은 3이닝 1실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전투를 보여준 코디에 대해서 우드워드 감독은 “코디가 3이닝을 던진 것을 봤냐”면서 “코디는 어떤 타자들을 상대로도 자신의 구위를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 선수를 상대팀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다”면서 기대감을 보였다.
현재 양현종은 선발 한 자리 혹은 불펜 롱릴리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온전한 선발 투수는 아니다. 텍사스는 올해 부족한 선발 자원으로 흔히 말하는 1+1 전략, 탠덤 선발 전략을 활용하려고 한다. 온전한 선발 투수 역할은 카일 깁슨, 마이크 폴티네비치, 아리하라 고헤이 정도가 맡는다. 남은 2자리에 총 4명의 선발 투수 역할을 맡을 선수를 기용해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일단 MLB.com은 조던 라일스의 탠덤 선발 확보 소식을 전했다. 매체는 “라일스가 텐덤 선발 역할을 따냈다. 우드워드 감독은 그가 탠덤 선발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양현종의 선발 등판을 앞두고 개막전 로스터 확정 선수들을 발표했다. 양현종과 함께 탠덤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투수들인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을 비롯해 웨스 벤자민, 테일러 헌이 개막전 로스터를 확보했다. 콜비 알라드는 일단 마이너리그 옵션이 적용되면서 개막전 로스터에서 탈락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단행한 랜스 린 트레이드의 핵심 급부인 데인 더닝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6(8⅓이닝 2자책점)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으로 호투를 펼치고 있다. 탠덤 선발 한 자리 확보는 기정 사실이었다.
다만, 헌은 5경기(선발 4경기) 평균자책점 4.22(10⅔이닝 5자책점) 8피안타 6볼넷 6탈삼진, 벤자민은 4경기(선발 3경기) 평균자책점 5.79(9⅓이닝 6실점) 12피안타 1볼넷 6탈삼진으로 기록이 썩 좋지 못하다.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모두 양현종보다 젊은 선수들로 개막전 로스터를 확보했다. 양현종은 언급이 없었다.
“멀티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릴리버”로 평가를 받기도 하는 양현종의 현재 상태. 양현종의 개막전 로스터 진입 자체가 여전히 긍정적인 것은 맞다. 하지만 현재 양현종이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양현종의 개막 로스터 진입도 그만큼 안갯속이다.
양현종은 일단 의연하게 구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5일 등판을 마치고 양현종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직구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무브먼트가 좋다고 평가를 해줘서 자신있게 던졌다”면서 “개막 로스터에 들면 당연히 좋겠지만 코칭 스태프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디든 상관없다. 중간에 있으면 중간에 맞춰 몸을 만들어 준비를 하고 나가서 던지면 되니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