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가 있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 말하는 것은 스스로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말은 변명일 뿐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 친선전에서 전반전 2골, 후반전 1골을 내주며 0-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80차례 일본을 상대해 42승 23무 15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한일전 역사에 남을 참패를 당했다. 이전까지 일본과 친선전 최악 패배는 1974년 도쿄서 열린 한일정기전 1-4패였다. 경기 내용도 최악이었다. 전반전 슈팅 1개, 전후반 통틀어 유효슈팅 '1'은 얼마나 무기력한 경기였는지 말해주는 수치였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25/202103252130773848_605c87482d101.jpg)
한국은 전반 16분 야마네 미키에 선제골를 내줬다. 김영권과 나상호가 소통 미스로 공격권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전반 27분 가마다 다이치가 중원에서 공을 잡아 전진해 오른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7분엔 엔도 와타루에 쐐기골을 허용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전혀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많은 실수들이 나왔다. 위험지역에서 볼을 빼앗겨서 실점 상황을 맞이했다. 후반전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했지만 상대가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줬다. 이번 패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 한일전 의미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팬들은 이런 벤투호에 더 적극적이고 투지있는 경기를 기대했다. 이에 대해 벤투 감독은 "처음 한일전 제의가 왔을 때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수락했을 때만 해도 많은 것을 준비할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어려움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3/25/202103252130773848_605c87485f09a.jpg)
이어 벤투 감독은 "그럼에도 좋은 경기를 못한 것은 사실이고,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준비했지만 상대가 더 나았기에 일본이 승리했다. 일본은 이길 만한 자격이 있었고, 우리는 패배에 대해 잘 곱씹어보고 개선할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전력차가 있었지만 우리가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 "우리 전술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수비 라인 균열을 노렸다. 상대 수비가 압박할 때 포지션에서 끌어내리고 빈틈으로 윙어와 2선 공격수들이 침투하는 움직임을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벤투 감독은 "그 부분이 잘 나오지 않았다. 중앙에서 볼을 받으러 내려오면서 의도한 바가 잘 안 나왔다"라며 "이강인 제로톱 전술은 잘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다"라며 전술적 실패를 인정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황의조 등 해외파 선수들이 빠진 것에 대해 "해외파가 있었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질 것이었다고 언급하는 것 자체는 적절하지 않다. 만약 그렇게 말한다면 스스로 정직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말을 하면 변명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벤투 감독은 "한편으로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지난해 소집을 돌이키면 어려움들이 많았다. 이런 것들이 우리의 방향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이라며 "그런 말은 여기에 있는 선수들에게도 해서는 안 되는 말이고 스스로도 정직하지 못한 말이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라고 밝혔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