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만의 리턴매치.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 모두 도쿄 올림픽을 향한 무력시위를 펼치며 경기를 지배했다.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팀간 9차전. 양 팀을 대표하는 영건 선발 투수들인 최원준(27)과 박세웅(26)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지난달 22일 잠실에서 두 투수는 맞붙은 바 있고 역투를 펼쳤다. 당시 최원준은 5⅓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박세웅은 6이닝 퍼펙트를 기록하다가 7회 흔들리면서 6이닝 3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경기는 접전 끝에 두산이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판정을 내릴 수 없었다.
올 시즌 6승 무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면서 최고의 토종 선발 투수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최원준은 4회까지 단 12타자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회 선두타자 정훈에게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성 타구를 허용하긴 했지만 우익수 박건우가 펜스 플레이에 이어 2루 송구까지 정확히 해내며 정훈을 저격했다. 이후 흔들리지 않았다. 잘 맞은 타구들이 있었지만 야수 정면으로 향하는 행운이 따랐다. 5회에도 선두타자 정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깔끔하게 처리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 지난 4일 수원 KT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따내며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박세웅. 이날 1회에는 제구가 다소 흔들렸다.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후 정수빈, 페르난데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후 김재환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양석환을 2루수 땅볼로 요리해 위기를 넘겼다.
2회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3회 선두타자 박세혁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고 허경민의 투수 땅볼로 1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정수빈을 얕은 중견수 뜬공. 페르난데스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워 다시 한 번 실점 위기를 넘겼다.
4회는 삼자범퇴 이닝. 5회에는 선두타자 강승호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김재호의 희생 번트가 높게 뜨면서 아웃을 만들었다. 박세혁에게 다시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허경민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위기를 극복했다.
그리고 경기 중후반으로 접어드는 6회 나란히 실점을 했다. 이제는 실점을 최소화하느냐의 싸움으로 흘렀다. 박세웅이 먼저 실점했다. 6회초 2아웃을 잘 잡았지만 김재환에게 던진 초구 몸쪽 낮은 코스의 146km 패스트볼이 통타 당했다. 다른 타자였다면 파울이 됐을 타구였지만 김재환의 배트 컨트롤이었기에 일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후 양석환에게 안타를 맞으며 흔들렸지만 박건우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워 추가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최원준도 곧장 실점했다. 6회말 김민수, 마차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추재현에게 희생번트를 대주며 1사 2,3루 위기를 맞이했다. 일단 손아섭은 유격수 직선타로 처리했지만 전준우라는 고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준우에게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아 2실점 했다. 정훈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낸 뒤 대타 김재유와 11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로 유도를 하면서 추가 실점은 막았다.
박세웅은 7회에도 위력투를 이어갔다. 7회 강승호를 3루수 땅볼, 김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박세혁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허경민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 7회까지 마쳤다. 최종 기록은 7이닝 98구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1실점. 하지만 박세웅은 9회 마무리 김원중의 블론세이브로 승리
최원준도 2사 후 위기를 맞이했다.박세웅과 다른 점이라면 7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는 것. 2사 후 김민수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이후 수비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마차도에게 좌중간 깊숙한 코스로 향하는 타구를 허용했다. 그런데 좌익수 김재환이 타구를 쫓아가다가 놓쳤다. 바스켓 캐치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이를 놓쳤고 추가 실점을 허용했다. 3실점 째 결국 6⅔이닝을 기록하고 아쉬움을 곱씹으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종 기록은 6⅔이닝 98구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 3실점.
결국 경기는 롯데의 5-4 끝내기 승리로 끝났다. 두 선수 모두 노디시전. 승패를 가려야 하는 승부였고 모두가 웃을 수 없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을 향한 두 영건들의 뜨거운 마운드 대결은 눈부셨다.
경기 후 박세웅은 "올 시즌 목표 중 하나는 올림픽 대표에 발탁되는 것이다. 발탁해주신다면 후회하지 않을 모습 보여줄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사직구장에는 국가대표팀의 불펜 코치로 임명돼 전력 분석 차 경기장을 찾은 정대현 불펜 코치도 두 선수의 호투를 지켜봤다. 도쿄를 향한 확실한 무력 시위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