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명장' 권익준·김정식 PD “답답한 현실, ‘지구망’ 보며 잊었으면”[인터뷰 종합]
OSEN 임혜영 기자
발행 2021.06.21 17: 14

권익준, 김정식 PD가 대한민국 청춘들에게 위로, 재미를 안기는 새로운 청춘 시트콤을 선보였다.
21일 넷플릭스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지구망) 인터뷰가 진행되었으며 작품 연출을 맡은 권익준 PD, 김정식 PD가 참석했다.
'지구망'은 오늘도 정답 없는 하루를 사는 국제 기숙사 학생들의 사랑과 우정, 웃음을 담아낸 단짠 청춘 시트콤으로 배우 박세완, 신현승, 갓세븐 영재, (여자)아이들 민니 등 신예 배우 8인이 출연한다. 시트콤의 명장 권익준, 김정식 PD의 만남으로도 큰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이날 권 PD는 "한국의 청춘 시트콤은 데일리로 1년씩 방송했다. 많이 만들수록 시청자들의 접근이 용이했기 때문이다. 시트콤 횟수가 12개라고 할 때 고민을 많이 했고 당황스러웠다. 보통 캐릭터 하나를 만드는데 2~3개월 정도 걸린다. 그런데 12회 안에서 캐릭터 간의 관계와 전사 그리고 케미까지 구현해야 해서 그런 부분이 힘들었다. 실제로 끝까지 이렇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 안 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어 “12회 안에 이야기의 완결과 캐릭터 간의 관계, 유행어도 만들어야 한다. 걱정하고 고민했는데 후반작업하면서 '이게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PD는 ‘지구망’의 기획 의도에 대해 “내가 살아가는 시대에 나랑 비슷한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대학 가면 다 저렇게 살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면 사기당했다고 생각한다. ‘지구망’은 코로나19, 취업난 등 답답한 현실에 필요한 콘텐츠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독특한 매력을 지닌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권 PD는 “제대로 된 캐스팅 과정은 대본 상의 인물을 설정을 해놓지만 캐스팅하면서 인물들의 캐릭터도 조금씩 변하게 된다. 적합한 사람들을 하게 되어서 기쁘다. 20대 초반의 배우들을 찾아 현장에서 연출할 때, 배우가 가지고 있는 매력, 배우가 잘 하려는 것을 살리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하며 캐스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12회 안에 캐릭터 구축과 케미, 유행어까지 만들어내야 했던 만큼, 김 PD는 “사람들이 ‘지구망’을 단어처럼 많이 말했으면 좋겠다”라고 제목 자체가 유행어처럼 번지길 바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권 PD는 시트콤을 제작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으로 차별과 편견의 이슈를 꼽았다. 그는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 굉장히 많이 나가고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보수적, 폐쇄적인 부분이 있다. 다양성에 대한 부분도 그렇다. 편견이라는 것을 깨닫기만 해도 다행인 것이다. 작품에서는 편견, 차별이 없는 판타지 세상을 만든 것 같다. 국적, 인종적 특성을 재밌게 하는 건 절대 안 된다”라고 단호하게 설명했다.
또 최근 방송 매체에서 시트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문화에 대해서 김 PD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 작품을 계기로 다시 한번 살아나길 바란다”라고 소망을 드러냈으며 권 PD는 “청춘 시트콤은 2000년대 중반에 사라진 것 같다. 매체 환경의 변화인 것 같다. 젊은 분들이 방송 매체를 이탈했고 광고 시장도 방송을 많이 떠난 것 같다. 인터넷, 모바일 쪽으로 간 것 같다. 젊은 시청자들이 방송 매체를 많이 떠났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굉장히 다양한 장르물이 생겨나지 않았냐. 나중에는 시트콤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만의 분석을 내놓았다.
권 PD는 “‘지구망’이 대학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학생에 한정하지 않고 한국에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마음이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너무 억압받지 않고 솔직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기획할 때 보니 젊은 나이인데도 연애를 잘 안 하더라. 스펙 쌓느라 바쁘지 않냐. 이런 것들을 가상 세계로 봐야 하는 점과 환경이 안타깝다. ‘지구망’을 보는 순간이라도 현실을 잊었으면 좋겠다. ‘젊을 때 힘들게 살지 않아도 된다’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시트콤의 승패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김 PD는 “드라마는 스토리에서 승패가 갈린다. 시트콤은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시트콤은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으며 권 PD는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기 어려운데 시트콤은 모아서 많이들 보시더라”라고 덧붙이며 시트콤만의 강점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시즌제에 대해 권 PD는 “솔직히 말씀을 드리자면 1,200편도 더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 시트콤은 판타지 세계를 하나 제시하고 캐릭터에 익숙해지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사람들이 우리 애들을(캐릭터) 더 보고 싶어하고 궁금해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라고 많은 시청자들이 ‘지구망’을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시즌2 제작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나온 작품이 잘 되어야지 말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이 작품에 대한 분석이 끝나야 다음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할 이야기는 굉장히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말 1,200개 만들 수 있다”라고 시즌2에 대한 열의와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지난 18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구망'은 '남자 셋 여자 셋' '논스톱' 시리즈의 권익준 PD와 '거침없이 하이킥' '감자별 2013QR3'의 김정식 PD가 함께해 글로벌 K-시트콤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hylim@osen.co.kr
[사진] 넷플릭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