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전도연X류준열X허진호 감독, '믿고' 볼 수밖에 없는 이 조합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9.02 15: 24

'인간실격'이 허진호 감독과 배우 전도연, 류준열까지 '믿고 보는' 조합으로 웰메이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JTBC 새 토일드라마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 박홍수) 측은 2일 오후 제작발표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전도연, 류준열과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이 참석해 방송인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행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인간실격'은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와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의 이야기를 담는 드라마다.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은다.

이를 위해 배우 전도연과 류준열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전도연은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으로, 류준열은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로 등장한다. 두 사람은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각각 2016년 방송된 '굿 와이프'와 '운빨 로맨스' 이후 5년 만에 나란히 드라마로 컴백하는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과 류준열의 만남이 기대감을 더한다. 
허진호 감독은 작품에 대해 "아무것도 되지 못한 여자와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남자가 만나서 상처와 고통을 치유받고 회복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작품의 주요 키워드들에 대해 "두 배우의 만남에 두근거렸다. 두 배우가 만나서 극 중의 역할의 상처를 다독여주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면서 주는 작은 감동들이 느껴지는 드라마가 됐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전도연은 '인간실격’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작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똑같은 것 같다. 대본이다. 무겁고 어두운 작품을 피하고 싶어서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기다려보려고 했는데 또 다시 어둡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선택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전도연 아니면 누가 하겠나’라는 칭찬에 대해서도 "많이 들었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대본을 읽고 굉장히 많이 울었다. 부정한테 많이 이입됐는데 사람들한테 '어떻게 전도연이 아무것도 되지 못한 부정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냐’라는 모순적인 상황에 대해 질문을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류준열은 5년 만에 '인간실격’으로 드라마에 복귀하는 이유에 "저도 마찬가지로 시나리오가 굉장히 중요했다. 어떤 감독님, 어떤 배우와 작업하는 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데뷔 전부터 극장에서 보고 즐겼던 작품을 두 분이 함께 해주셔서 고민할 이유가 없었다. 시나리오도 좋은데 두 분과 함께 한다고 하니 '무조건 하겠다', 아니 '제발 좀 써달라’라는 심정이었다. 책이 저한테 왔지만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니 빠르게 결정했다. 그 정도로 결정하기 쉬웠다"라고 했다. 
'소셜포비아', '응답하라 1988' 등에서 청춘의 얼굴을 보여준 류준열이다. 그는 "이번에도 청춘의 얼굴을 빼놓을 수 없는데 기존과 결이 다르다. 이전엔 깨우치고 성장하고 나아가는 느낌이 있다면, 이번엔 본인이 생각하는 정답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있고 길을 잃었을 때 느끼는 외로움이나 쓸쓸함이 기존과 다른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굉장히 매력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인간실격'으로 처음으로 드라마에 도전하는 허진호 감독은 "저도 제가 드라마를 할 줄 몰랐다. 두렵고 자신도 없었다. 그런데 대본을 김지혜 작가에게 받고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들었다. 그만큼 대본이 좋았다.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라는 것이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느끼는 보편적인 슬픔이 와닿았다. 그런 용기를 갖고 드라마를 시작했다. 고생은 많이 했다. 영화 3~4편 만드는 것 같았다"라고 했다. 그는 "대본이 너무 좋았다. 처음에 전도연 씨한테 보여주고 서로 만나서 '정말 좋은 대본이다', '해보고 싶다’라는 얘기를 들어서 저도 자신감이 들도 용기를 얻었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대본을 보자마자 하루 정도 생각하고 바로 전도연을 생각했다"라며 "처음 4회까지 대본을 읽고 그때 전도연, 류준열 배우를 생각했다. 실제로 생각한 배우와 작업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시기도 맞고, 대본도 좋아해줘야 한다. 그렇게 찍을 수 있던 게 저한테는 정말 큰 행운이었고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대본이 다 나온 상태에서 작업하고 전체를 알고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어떻게 현장에서 달라지는지 드라마의 역할들이 어떻게 될지 계속 궁금해하고 상상하면서 만들어가는 신선함이 있었다"라고 했다. 
5년 만에 임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 배우들에게도 '인간실격'은 도전이었던 바. 전도연은 "굉장히 긴장되고 떨리고 많이 부담된다. 주위에서 하는 드라마를 굉장히 많이 돌아보고 하나하나 따지게 된다. 신경이 많이 쓰인다"라고 했다. 이어 "'굿 와이프’와 '인간실격’은 워낙 다른 이야기라 오랜만에 드라마라는 부담은 없었다. 다만 어떤 식으로 부정을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했다. 
류준열은 "영화를 많이 하고 있지만 드라마는 언제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사실 제가 가린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돼서 아쉬웠는데 드디어 그런 부분에 대답을 드리고 같이 이야기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확실히 드라마만 갖고 있는 매력이 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부담감에 대해 "영화도 마찬가지로 부담감이 있어서 드라마랑 같다고 생각했는데 '긴 호흡’이라는 게 확실히 있다.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시청자 분들이 원하는 이야기가 있고 인물들의 선택이 있을 텐데 그러지 않았을 때의 이점이 분명히 있다. 좋은 시나리오라는 게 모든 배역들이 공감하기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는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캐릭터 표현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류준열은 "계속 말씀드리지만 '공감’인 것 같다. 배역 이외의 다른 이야기들도 저는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서 사실은 제가 나온 작품들을 잘 챙겨보지 못하는 편이다. 쑥쓰럽기도 하고. 그런데 이번 '인간실격’은 시청자 분들과 같이 챙겨보지 않을까 싶다. 저도 시청자 입장으로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빨리 보고 싶다고 기대가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강재 입장에서 보자면 조금 별난 직업이라면 직업일 텐데, 그런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평범한 고민을 하고 있고, 남들이 다 하고 있는 것들을 하고 싶어서 선택들을 한다. 그들이 가고 싶거나 도달하고 싶은 길은 다 똑같고 평범하고 싶은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중점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했다. 
전도연은 "부정은 너무 꽉꽉 닫혀 있는 인물이라 그 인물의 마음을 열어가는 게 걱정됐다. 처음부터 그 인물을 알고 싶어서 노력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노력과 상관 없이 강재로 인해서 부정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도 했고, 저 역시 부정과 같은 마음으로 부정은 강재에게, 저는 류준열 씨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게된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사실은 부정에 대해서 모르고 보셨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알려고 해도 알아지지 않는 게 사람이기도 하고, 부정이를 지켜봐 주셨으면 그리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특히 허진호 감독은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특유의 감성을 '인간실격’에서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는 중점을 둔 연출 포인트에 대해 "'인간실격' 대본에서 주는 독특한 정서들이 있다. 어렵기도 하고, 굉장히 깊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다. 그런 부분들을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느냐 노력을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정말 좋은 대사들이 많이 있었다. 계속 생각하게 하는 대사. 살다보면 '저런 일이야’라고 해주는 대사들이 있다. 그런 대사가 많았고 그런 대사들을 전도연 씨나 류준열 씨가 정말 잘 표현해준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 '인간실격’이라는 제목의 의미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저도 처음에 대본을 받고 동명의 소설이 있지만 소설과는 다른 의미다. 그냥 제목이 세다고 생각했다. 만들어가면서 느낀 건 우리가 살면서 '어떤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자격을 갖추려고 노력했는데 그런 자격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할 때 느끼는 상실감, 상처를 이야기해주는 제목이라고 생각이 든다. 무엇인가 되려고 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지는 '여정’에 관한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배우들은 작품의 '감성'을 강조했다. 류준열은 "저희가 솔직하게 인터뷰 할 수 있던 것처럼 저희 드라마도 솔직한 지점들이 있는 것 같다. 가끔은 꺼려하기 어려운 이야기도 있고, 말하고 싶지 않지만 들키고 싶지 않은 감정들을 꺼내면서 전체적으로 있을 법한 일을 더 있을 법하게, 어제 있던 일을 TV에서 보는 것처럼 보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그런 부분이 매력인 것 같다"라고 했다. 
전도연은 "제목 그대로 '인간실격’은 '실격’됐다고 생각하는 인물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야기를 따라 가다 보면 그 안에 나를 볼 수 있는 내가 가진 환경이나 내가 되고 싶던 좌절이나 공허한 게 아닌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가 큰 사건이나 미사여구가 화려하진 않지만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들이 제일 재미있는 볼거리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했다. 
류준열은 "인간이 느끼는 풍부한 감정이 요즘에서 TV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감정을 찾아보게한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호흡이 좀 긴 부분들이 있어서 기존 TV에서 보던 것과 다른 호흡인 것 같아서 감정을 표현하려고 에너지와 시간을 쓰는 장면이 많아서 그런 점이 차별적인 것 같다"라고 했다. 
허진호 감독은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 "저도 찍으면서 도대체 이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결국엔 '무엇이 되려고 하는, 되지 못했던, 될 것 같지 않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냐는 생각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게 메시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보면서 그런 생각은 했다. 지금 이 시국, 어려운 시국에 어떻게 보면 조금이라도 온도를 올려주는, 자기가 느끼는 삶의 온도를 1도라도, 0.5도라도 올리는 그런 드라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했다. 
끝으로 전도연은 "배우들이 관전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류준열 씨의 의상들도 굉장히 흥미로웠다. 보시는 재미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고, 류준열은 "제 의상을 많이 사랑해달라"라고 너스레를 떤 뒤 "기존에 TV에서 볼 수 있던 드라마와 다른 호흡의 이야기들을 여러분들이 확인하실 수 있으니 매 순간 같이 확인해주시고 공감해 달라. 날씨가 많이 선선해졌는데 드라마의 차가운 이야기들을 따뜻하게 만드는 걸 여러분들이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긴 시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했다. 
'믿고 보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세 사람. '어나더 감성'의 허진호 감독, '어나더 캐스팅’의 전도연과 류준열이 만난 작품. '인간실격'에 굳은 신뢰의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인간실격'은 4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된다. / monamie@osen.co.kr
[사진]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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