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 지난해 포스트시즌 에이스가 재림했다. 그러나 타선과 불펜이 쿠에바스 12K 탈삼진쇼의 결말을 새드엔딩으로 만들었다.
윌리엄 쿠에바스(KT)는 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1실점 호투에도 승리에 실패했다.
쿠에바스의 경기 전 기록은 18경기 8승 4패 평균자책점 4.77로, 최근 등판이었던 9월 21일 광주 KIA전에서 7이닝 5실점(4자책)으로 승리를 챙긴 뒤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열흘의 휴식을 가졌다. 올해 SSG에게는 4월 28일 인천에서 5이닝 무실점에도 승리하지 못했던 터.

더 이상의 어지럼증은 없었다. 열흘의 휴식을 통해 체력을 충분히 재충전한 모습이었다. 1회 KKK로 탈삼진쇼의 서막을 연 쿠에바스는 2회 2사 후 박성한의 안타와 견제 실책, 김강민의 11구 끝 볼넷으로 처한 1, 2루서 이재원을 우익수 파울플라이 처리했다.
3회에도 선두 최지훈의 번트안타와 도루, 추신수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무사 1, 2루에 몰렸지만 오태곤의 2루수 직선타 때 미처 귀루하지 못한 2루주자 최지훈까지 아웃되는 행운이 따랐다. 후속 최주환은 중견수 뜬공.
4회와 5회는 완벽에 가까웠다. 중심타선을 만난 4회 루킹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를 만든 뒤 5회 삼진 2개를 포함 다시 3타자만을 상대했다. 8타자 연속 범타와 함께 5회까지 투구수가 67개에 불과했다.
여전히 0-0이던 6회 첫 실점했다. 선두 추신수의 볼넷과 오태곤의 중전안타로 무사 1, 2루에 몰린 상황. 최주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최정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다만 계속된 1사 1, 2루는 한유섬-박성한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극복했다.
그리고 7회초 마침내 타선이 2점을 뽑으며 호투에 응답했다. 2-1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쿠에바스는 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 이닝을 치르고 7월 8일 삼성전 이후 약 3달만에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완성했다.
그러나 호투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2-1로 리드한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주권이 곧바로 첫 타자 추신수에 치명적인 동점 솔로포를 헌납한 것. 쿠에바스의 시즌 9번째 승리가 날아간 순간이었다.
사실 그 전에 타선의 책임도 컸다. 1회 1사 1, 2루, 3회 무사 1루, 5회 1사 1, 2루, 6회 1사 1루 등 숱한 찬스를 모두 병살타로 무산시키며 번번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 7회 우여곡절 끝에 2점을 뽑았지만 사실 그 전에 더 많은 득점이 이뤄져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9회 찾아온 무사 1, 2루 찬스서도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KT는 쿠에바스의 호투에도 2-2 무승부를 거두며 4연패를 끊어내지 못했다. 쿠에바스는 KBO리그 역대 32번째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과 함께 12탈삼진으로 2019년 5월 3일 대전 한화전 10탈삼진을 넘어 한 경기 개인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지만 빛을 보지 못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