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드버리 발언' 심석희, "최민정과 충돌, 절대 고의 아니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1.10.11 17: 27

심석희(서울시청)가 최근 불거즌 발언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심석희는 11일,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에스엠을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공식 입장문을 밝혔다.
심석희는 지난 8일 한 매체를 통해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 여자대표팀 코치(남성)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의 서울시청 입단식이 3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렸다. <br /><br />심석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youngrae@osen.co.kr

두 사람의 대화에는 최민정(성남시청), 김아랑(고양시청) 등 동료 선수들을 조롱하는 욕설과 함께 우리나라와 경쟁국인 중국을 응원하는 듯한 메시지도 포함됐다.
심석희는 "기사를 접하고 충격받았을 김아랑(고양시청)과 최민정(성남시청),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라고 사과 메시지를 남겼다.
특히 심석희는 최민정에 대해서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는 발언으로 큰 충격을 줬다. 
스티븐 브래드버리(호주)는 지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 올림픽 당시 쇼트트랙 1천m 부문에서 선두로 달리던 선수들이 넘어지는 바람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공교롭게도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천m 결승에서 심석희와 최민정이 충돌해 넘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두 명 모두 당시 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브래드버리 발언에 대해서 심석희는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 올림픽 결승에서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다른 선수를 넘어트리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라고 항변했다.
한편 심석희는 당초 대한민국 체육상 수상 후보에 올랐으나 해당 사건으로 인해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에서 시상자격 재검토에 들어갔다. /mcadoo@osen.co.kr
다음은 심석희의 입장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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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쇼트트랙 선수 심석희 입니다.
최근 저에 관한 디스패치 및 언론사들의 보도에 관하여, 저의 심경 및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저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여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로 드러내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후 장기간 입어온 폭력의 피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저 스스로 여러가지 노력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워가고 있으며, 주변 선수들에게도 진심으로 다가가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읽고 관련 선수들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다만, 기사에서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합니다.
저에게 고향인 강원도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은 어린 시절부터 꿈꿔온 꿈의 무대였습니다. 당시 저는 그간의 훈련 내용을 믿고 모든 경기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뿐이었으며,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저와 최민정 선수 모두 아웃코스를 통해 상대방을 추월하며 막판 스퍼트를 내는 방식을 주특기로 활용합니다. 해당 경기에서도 저와 최민정 선수는 각자의 특기를 활용하였고, 그 과정에서 충돌이 생겨 넘어진 것은 두 선수 모두에게 너무나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추후 진상조사 등이 이루어져 이에 관한 많은 분들의 오해가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러한 메시지가 다른 분들께 상처가 될 수 있는 잘못된 내용이었다는 점은 제가 지금까지 반성해온 행동이며,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나 제가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과, 그로부터 수일이 지나서 이루어진 경기 결과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도 없으며, 이를 연관 지음으로써 마치 제가 일부러 경기에서 넘어지고 다른 선수와 부딪힌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주장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그 동안 쇼트트랙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저를 응원해 주셨던 국민들과 선수 및 관계자 여러분들이 해당 기사로 인해 충격을 받으셨을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저 스스로도 과거의 미성숙한 태도를 뉘우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을 통해 더 성장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지금까지 해왔던 것과 같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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