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두 번째 15-15 무승부, 지금껏 보지 못한 '타고투저 팀' 롯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10.24 08: 15

15-15.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스코어가 나왔다. 
롯데와 한화는 지난 23일 사직 경기에서 9회까지 15-15로 끝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3회까지 한화가 11-2로 크게 앞섰지만 롯데가 야금야금 따라붙어 8회 이대호의 투런 홈런으로 15-15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기 한시적인 연장전 폐지 규정에 따라 경기는 9회말 종료와 함께 15-15에서 끝났다. 
올해로 40년째를 맞이한 KBO리그에서 15-15 무승부는 역대 두 번째 진기록.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5월5일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KIA와 한화 경기가 최초였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OSEN DB

이날 경기도 9회까지 진행됐는데 당시 경기 시작 후 4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이닝에 들어갈 수 없는 규정에 따라 무승부 처리됐다. 한화가 6회까지 10-15로 뒤졌지만 뒷심을 발휘해 9회 이영우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은 홈런 7개 포함 무려 36안타를 주고받으며 4시간20분 동안 힘겨루기를 했다. 한화 김태균이 연타석 홈런 포함 3안타 7타점, KIA 장성호가 홈런 포함 3안타 7타점으로 맹타를 쳤다. 
그로부터 17년이 흘러 또 다시 한화가 15-15 무승부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양 팀 통틀어 홈런 4개 포함 27안타 20사사구로 무려 4시간46분 동안 어지러운 경기가 펼쳐졌다. 한화 하주석이 만루 홈런 포함 3안타 7타점을 폭발한 것도 17년 전 경기와 닮았다. 
이날 패배로 2년 연속 10위가 확정된 한화의 수비 붕괴와 불펜 불안이 여실히 드러났지만 전체적인 경기 양상은 롯데의 올 시즌 컬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 승부였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9점차 열세를 따라붙었지만 사사구 14개로 자멸한 마운드의 힘이 너무 약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이 손아섭과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OSEN DB
올 시즌 롯데는 팀 타율 2할7푼9리로 10개팀 전체 1위를 자랑한다. 전준우(.346), 손아섭(.320), 안치홍(.307), 정훈(.296), 이대호(.284), 딕슨 마차도(.282) 등 타격 30걸에 6명의 타자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득점권 타율 2할8푼9리로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잘 살렸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은 5.47로 10개팀 중 가장 높다. 유일한 5점대 평균자책점 팀으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불펜 필승조 최준용(2.84)과 김원중(3.71)을 제외한 나머지 투수들은 전부 평균자책점 4점대 이상이다. 두 자릿수 실점이 무려 22경기나 될 정도로 대량 실점이 잦았다. 
잔여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롯데의 팀 타율 1위, 평균자책점 10위는 거의 확정적이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타율 1위와 평균자책점 10위를 동시에 한 팀은 없었다. 1996년 롯데, 1997년 삼성, 2007년 현대가 팀 타율 1위에 당시 8개팀 중 평균자책점 7위로 꼴찌 앞까지 떨어진 적은 있었다. 
롯데 투수 이승헌이 교체되고 있다. /OSEN DB
하지만 올해 롯데처럼 극단적인 '타고투저' 양상을 보이진 않았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이 정답은 아니지만 타율 1위에도 8위로 가을야구가 멀어진 롯데의 마운드를 보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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