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도 이유도 없고 내가 못했다” 두산 56억 외야수의 솔직 반성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10.27 12: 25

핑계도 없고 이유도 없었다. 두산 56억 외야수 정수빈이 부진했던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그냥 내가 못했다”고 자책했다.
정수빈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원소속팀 두산과 6년 총액 56억원에 FA 계약하며 ‘종신 베어스맨’을 선언했다. 계약 당시 “6년 보장으로 완전한 두산맨이 될 수 있어 영광스럽고,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그러나 계약 첫해 모습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옆구리 부상으로 약 한 달간 자리를 비웠고, 복귀 이후에도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으며 6월 한때 타율이 1할8푼2리까지 떨어졌다. 수비력은 여전히 톱클래스였지만 저조한 타격으로 백업 김인태에게 외야 한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정수빈의 전반기 기록은 47경기 타율 2할2리 1홈런 15타점.

5회말 1사 2루 상황 두산 정수빈이 역전 우월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1.10.26  / dreamer@osen.co.kr

정수빈은 지난 26일 잠실 키움전에서 결승홈런을 친 뒤 취재진과 만나 “나만의 리듬이 있는데 매 시즌 초반에는 잘한 기억이 없다. 항상 시간이 지나면서 성적을 많이 끌어올렸는데 올해는 유독 시즌 초반 슬럼프가 길었다”며 “딱히 이유도 없고 핑계도 없고 내가 그냥 못했다”고 되돌아봤다.
그런 정수빈이 감을 잡은 건 지난 9월. 8일 잠실 키움전 3안타를 반등의 계기를 삼아 리드오프 자리를 꿰찬 뒤 9월 월간 타율 3할7리를 기록하며 팀의 7위에서 4위 도약을 이끌었다. 정수빈이라는 확실한 1번타자가 생기니 득점이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정수빈은 “야구는 많은 연습을 해야 하지만 일단은 정신적으로 많은 노력을 했다. 초반에는 많이 좋지 않아 고개도 숙이고 눈치도 봤는데 어차피 현실이기 때문에 그걸 받아들이고 연습했다. 컨디션이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고, 지금은 나만의 리듬이 생겼다”고 미소를 되찾았다.
마침내 경기력을 회복했고, 사계절 중 가장 컨디션이 좋다는 가을이 왔기에 향후 순위싸움 역시 자신이 있다. 정수빈은 “우리도 키움도 매 경기 순위가 바뀌어 부담을 느낄 수 있는데 오늘 이렇게 첫 경기를 이겼다”며 “앞으로 남은 4경기도 부담이 있지만 그래도 즐기면서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기곰에서 어느덧 팀 내 고참이 된 정수빈은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남은 4경기 좋은 성적 거둬서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이제 시즌 성적은 다 끝난 것이다. 후배들이 성적 부담 없이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고, 스스로가 다 영웅이 되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가을사나이다운 '꿀팁'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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