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후속=내년 만화로"..'지옥' 연상호 감독 밝힌 #글로벌 1위 #화살촉 불호 [인터뷰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1.11.25 13: 33

'지옥' 연상호 감독이 글로벌 순위 1위 소감을 비롯해 시즌2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25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원작 웹툰을 직접 쓴 연상호 감독은 연출까지 담당하면서 독보적인 세계관을 견고히 다져 나갔다. 지옥행 고지라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설정으로 삶과 죽음, 죄와 벌, 정의 등 보편적인 주제에 대한 강렬한 질문을 던지며 전 세계 시청자에게 충격과 전율을 선사했다. 여기에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24일(현지시간) 넷플릭스 등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10 TV프로그램(쇼)' 부문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옥'은 공개 직후 71여 개국 넷플릭스 TOP 10 리스트를 강타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지옥'은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정상을 차지했다. 이는 지난 일주일 간의(11/15~21) 시청 시간을 집계한 것으로, 공개 후 단 3일 동안 4,348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한국은 물론 싱가포르,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총 12개국에서 TOP 10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인도, 미국, 프랑스, 독일 등 59여 개국에서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흥행 중이다.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 전 세계 1위와 지인들의 반응에 대해 "좀 당황했다. 어리둥절한 상태"라며 "'지옥'이 공개되고 자고 일어났더니 그렇게 돼서 어리둥절하다. 사실 주변에서 지인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 '이분도?'라고 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많이 연락오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지옥'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다소 난해한 세계관을 포함해 쉽지 않은 내용 등으로 호불호 반응도 갈리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애초에 넷플릭스와 '지옥'이라는 작품을 구상할 땐 이 작품이 아주 보편적인 대중들은 만족시킬거라는 것보단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 딥하게 보실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든 것 같다"며 "그런데 생각 외로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봐주시고 많은 분들이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게 신기하다. '지옥'은 생소한 세계관을 받아들이고, 만들어내는 거라서, 그 세계관에 빠져드는데 일정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호불호 의견이 많이 나오는 화살촉 장면과 관련해 "화살촉의 존재는 스피커에 대한 시각적 실체와 시각적 존재, 자기의 얼굴을 메이크업으로 가리고 스피커로서 충실히 사람들을 끌기 위해 목소리가 중요했다"고 답했다.
연상호 감독은 "(화살촉 리더를 연기한) 김도윤 배우가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여러 방송을 보면서 '이렇게 표현하는게 더 리얼하겠다' 싶어서 연구를 많이 해줬다"며 "김도윤 배우는 항상 목을 쉰 상태로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되게 리얼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불쾌하다는 반응도 스피커의 모습이 실체화 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나온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고백했다.
극 중 지옥행 날짜를 사전에 고지하는 설정이 굉장히 인상적인데, 이는 감독의 전작 '부산행'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등장한다.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을 만들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인간이란 존재가 죽음이라고 하는 종착지가 분명히 정해져 있다고 생각한다. 종착지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종착지라서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라며 "부산이라는 종착지가 되게 인간의 인생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작품은 예상치 못하게 고지가 됐을 때 그것을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런 상상에서 작품을 구상했다. 비슷해 보이지만 다른 식의 미묘한 설정으로 평범한 삶과 아주 극적인 삶이 큰 차이가 일어난다. 그런 것들이 미묘하지만 독특한 설정이 다른 이야기를 만드는데 주요한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옥'은 결말에서 전혀 상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스토리로 시선을 사로잡는데, 박정자와 관련돼 있다. 
이에 대해 "'지옥'은 구상할 때부터 최규석 작가와 어떤 상황을 두고 일어날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을 많이 생각했다"며 "하나의 스토리를 만든다기 보다는 일어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시즌2에 대해서 묻자, 연상호 감독은 "시즌2보다는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에 대해서 최규석 작가와 지난 여름부터 새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다"며 "최근 최규석 작가와 이후의 이야기를 만화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정도에는 만화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영상화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가 있지 않다. 그것의 영상화 작업은 추후 논의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번 시리즈는 웹툰 작업을 할 때부터 결말을 얘기했고, 넷플릭스 결말은 만화가 완전히 연재 종료되기 전에 결정했다"며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공개할 것인가에 대해서 시리즈를 제작하는 제작팀과 의논을 미리했다. 만화 마지막 장면에 구상 안 돼서 안 넣었던 건 아니다. 이것에 대해 만화에 넣지 않고, 시리즈에 넣는 건 전략적으로 선택했다. 만화와 영상을 만든 크레이터가 같아서 동시에 전략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가 같이 상의할 수 있었다. 공개 시기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이라고 답했다.
연상호 감독은 '지옥'의 원작 아이피를 본인과 최규석 작가가 갖고 있다고 밝혔으나, 영상화에 대한 권리는 넷플릭스에 있다고 했다. 
그는 "스토리 원작자라서 원작에 대한 저작권을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이 작품의 영상화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영상화의 권리도 내가 알기론 퍼스트 옵션이라서 만약에 넷플릭스가 시즌2를 안 한다고 하면 다른데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영화 '부산행', '반도', 넷플릭스 '지옥'까지 유명세를 더해가고 있는 연상호 감독은 "미국 영화 연출에 대해서 '부산행' 이후에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지만, 한국과 시스템이 달라서 시간이 좀 걸리고 있다. 창작자로서 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한 욕구인 것 같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지옥'이 제2의 '오징어 게임''이라는 해외 언론의 호평에 대해서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가 15년 전부터 전 세계에 조금씩 조금씩 쌓아온 신뢰 같은 것들이 최근에 폭발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이전에도 한국에서는 좋은 영화와 드라마들이 존재했고, 그것들을 알아봐주는 세계인들의 존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좋아하는 단어 중 하나가 '결괴'인데 조금씩 금이 가다가 쏟아져나가는 현상이다. 한국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건 앞서 십년 전부터 세계 시장에서 천천히 반응을 내기 시작했고, 그런 균열들이 모여서 둑이 무너지는 것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한편 '지옥'은 지난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개국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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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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