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라붐 솔빈, 코튼캔디 현지가 말하는 아이돌 세계 [인터뷰 종합]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1.12.15 13: 36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와 러블리한 매력으로 가득한 소녀, 하지만 드라마 ‘아이돌 : 더 쿱’에서는 철없이 떽떽거리고 소리지르는 막내. 간극이 큰 모습이지만 모두 그룹 라붐 솔빈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라붐’ 솔빈, ‘배우’ 안솔빈, 그리고 ‘사람’ 안솔빈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솔빈은 코튼캔디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자, 그 메시지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큰 메신저였다.
2014년, 그룹 라붐의 싱글 ‘PETIT MACARON’으로 데뷔한 솔빈. 아이돌 그룹의 ‘마의 7년’을 넘어 지금까지도 소연, 진예, 해인과 함께 라붐으로 활동하며 ‘아로아로’, ‘상상더하기’, ‘Hwi Hwi’, ‘체온’, ‘Kiss Kiss’ 등의 히트곡을 냈다. 솔빈은 그룹의 ‘센터’이자 서브보컬로 활약하며 이름과 얼굴을 알렸다.
8년 동안 활동을 이어오면서 솔빈은 본업 뿐만 아니라 예능, 연기에서도 활약했다. 특유의 러블리하고 적극적인 모습은 예능에 적합했고, 다양한 이미지와 매력을 가진 비주얼과 감정선은 연기에 적합했다. 때문에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었고, 연기자로서도 이미지를 가질 수 있었다. 솔빈은 ‘솔로몬의 위증’, ‘다시 만난 세계’, ‘멜로홀릭’, ‘착한 마녀전’, ‘편의점 샛별이’ 등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리고 JTBC 월화드라마 ‘아이돌 : 더 쿱’(극본 정윤정, 연출 노종찬)을 통해 다시 한번 시청자들과 만났고, 리얼한 연기와 극 중 현지의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표현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인터파크뮤직플러스 제공

이렇게 보면 탄탄대로를 걸었을 것 같지만 솔빈과 그가 속한 라붐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어쩌면 솔빈이 출연한 JTBC 월화드라마 ‘아이돌 : 더 쿱’(극본 정윤정, 연출 노종찬) 속 걸그룹 ‘코튼캔디’는 라붐과 많이 닮아 있다. 데뷔 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를 버텨냈고, 꾸준히 활동한 결과 역주행 등의 선물이 따라왔다.
소속사를 옮겨 4인 체제로 재정비해 앨범을 발매하고, ‘놀면 뭐하니?’의 MSG워너비가 부르면서 펼쳐진 ‘상상더하기’ 역주행, 그리고 ‘아이돌 : 더 쿱’으로 시청자들과 만난 솔빈의 2021년을 함께 이야기했다.
▲ “‘아이돌 : 더 쿱’, 지워지지 않는 펜으로 빼곡하게 채운 한 권의 책”
솔빈에게 2021년은 그야말로 ‘열일’한 해였다. 소속사를 옮겨 앨범을 발매했고, ‘아이돌 : 더 쿱’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라붐 활동 시기와 ‘아이돌 : 더 쿱’ 방송 시기가 겹치면서 이를 병행해야 했기에 무리도 있었을 법 했다. 솔빈은 “너무 휘몰아쳤다. 어떻게 보면 한 곳에 집중하고 싶은데, 양쪽에 다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들을 라붐도, ‘아이돌 : 더 쿱’ 팀도 잘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웠다. 라붐 멤버들과 코튼캔디 멤버들이 나를 감싸주지 않았다면 잘 해낼 수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활동 시기와 겹쳐 어려울 수 있었지만 솔빈은 ‘아이돌 : 더 쿱’을 선택했고, 이를 훌륭히 해냈다. 솔빈은 “아이돌을 다룬 드라마 중에서도 많이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작품이 주는 메시지였다. 망한 아이돌이라는 자극적인 키워드가 있고, 다가오는 장면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결과가 아닌 과정들이고, 이걸로 인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게 좋았다. 숫자가 전부가 아니고,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는 게 마음에 들었다. 끝난 게 끝난 게 아닌거다. 대본을 읽으면서 어둡기도 했지만 이면을 꺼내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돌을 꿈꾸거나 연예계를 꿈꾸는 이들이 이면을 알고 후회 없는 길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나 역시도 연예인의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연예인이 되고 싶어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런 힘든 시간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솔빈은 “‘아이돌 : 더 쿱’은 지워지지 않은 펜으로 한 권을 빼곡하게 쓴 책과 같다고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현지, 나를 더 마주하게 한 캐릭터”
솔빈은 전작 ‘편의점 샛별이’에 이어 걸그룹 멤버를 연기했다. 솔빈은 “‘편의점 샛별이’ 때는 연습생을 꿈꾸는 시기였고, 학창시절과 가족 간의 관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아이돌 : 더 쿱’에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데뷔도 해보고, 쓴맛도 보고, 망해보기도 하고 그리고 사회 구성원과 연결 고리가 있었다”고 말했다.
솔빈과 현지는 다른 인물. 비슷한 느낌이 없었다. 솔빈은 “너무 다르다. 그래서 연기하면서 시원하기도 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하루를 현지로 살아볼 때도 있었따. 하고 싶은 말을 즉각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할 때 놀랐다. 나는 원래 수많은 고민과 생각을 거치는 성격인데, 그날은 말도 잘하고 시원시원했다. 그런데 그게 계속 가진 않았다. 사소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선택 장애 없이 골랐던 하루였다”고 떠올렸다.
더불어 솔빈은 현지를 연기하며 또 다른 자신을 맞추했다. 그는 “내가 좀 회피했던 감정들을 느끼기도 하고, 나를 더 마주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며 “회피했던 감정이란, 나는 내가 질투심이 많은데 없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게 오래 지속되니까 질투심이 없다고 마음에서 단정 짓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제나(안희연)가 누구를 감싸고 편들 때 현지가 질투를 했다. 난 그렇게 연구하지 않았는데 왜 그랬을까하면서 그 감정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그걸 받아들이니 일상도 편하고, 질투난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게끔하는 인정의 단계였다”고 말했다.
현지는 어떻게 보면 철없고, 소리지르고, 떽떽거리는 모습이 많았다. 솔빈은 그런 아이가 아니라고 하면서 “할까 말까하는 말을 내뱉음으로서 사이다스럽고 분위기 메이커를 해준다. 멤버들이 귀여워해주고, 이렇게 응석 부리는 것도 ‘현지니까 괜찮아’, ‘막내니까 괜찮아’였다. 막내의 특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게 표현이 되는 아이였다. PD님께서 현지가 마냥 미움 받고 화만 내는 아이로 비춰지지 않길 바란다고 하셨다. 사랑스럽고 누구든 품을 수 있는 아이였으면 한다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나서 그런 아이로 남았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 “라붐 vs 코튼캔디?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과 같아”
‘아이돌 : 더 쿱’ 제작발표회 당시, 눈시울을 붉힌 멤버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작품에 대한 진정성, 캐릭터에 대한 몰입 그리고 함께 호흡을 맞춘 멤버들에 대한 끈끈한 정이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솔빈은 “정말 라붐처럼 오래 지낸 멤버 같이 티키타카고 좋았다. 한 명이 다운되면 다른 한 명이 업 시켜서 밝은 에너지를 주기도 하고, 중요한 감정신이면 한 명이 톤을 잡아줘서 이끌어 가기도 했다. 이끄는 부분은 리더이자 주연인 안희연(제나 역)이 많이 담당했다. 톤을 잡아줬다. 그리고 분위기 메이커는 한소은(스텔라 역)이었다”고 말했다.
솔빈은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코튼캔디로 확 뭉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모난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안될텐데, 모두 둥글둥글한 사람들이어서 빨리 친해지고 스며들 수 있었다. 배려, 마인드가 다 좋았다. 무엇보다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를 나눴고, 아이돌을 해보지 않은 한소은에게 아이돌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소통했다. 서로 이야기하면서 수용하고, 그런 시간들 덕분에 끈끈해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캐스팅 비하인드를 살짝 들었는데, 나는 현지여서 뽑으셨다고 하셨다. 내가 캐스팅 된 후 채아(김지원)가 캐스팅됐는데, 내가 채아 오디션 때 리딩을 직접 했었다. 김지원과 내 케미가 제일 좋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모든 멤버들의 모습이 그 사람에게 들어가 있었다고 하셨고, 그래서 코튼캔디가 뭉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라붐’과 ‘코튼캔디’의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솔빈은 “닮은 점은 우선 유대감이 생성되어 있었다는 부분이다. 코튼캔디는 짧은 기간인데도 유대감이 생겼다. 가족이 아니고서야 느끼기 어려운 순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라붐과 코튼캔디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것들이 비슷했다”며 “다른 점은 라붐은 진짜 가족이라고 할 정도로 내 삶의 일부이고, 코튼캔디는 이제는 과거형이 되어버린 일시적인 공간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솔빈은 “라붐에 가면 언제 코튼캔디에서 돌아올거냐고 하고, 드라마 촬영장 가면 라붐이냐 코튼캔디냐라고 하셨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와 같은 질문이었다. 너무 소중한 사람들이다”고 웃었다.
▲ “라붐 솔빈, 제주도 돌담 같은 사람”
현역 아이돌(라붐 솔빈)이 현역 아이돌(코튼캔디 현지)을 연기하는 부분에 있어 리얼함과 몰입도가 극대화됐다. 솔빈은 “공감이 안된 부분이 있다면 숙소가 너무 깨끗했다. 그리고 데뷔 초에는 휴대전화도 없고, 매니저와 함께 살거나 했고, 특히 현지가 코튼캔디가 망했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막 나갈 수 있나 싶었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오늘만 보는 행동들이었다. 그런 걸 잡아주는 게 없는 부분이 공감하기 어려웠다”며 “진짜 공감이 간 부분은 열심히 해도 턱턱 막히는 현실이었다. 멤버들 간의 갈등도 드라마적이어서 큰 것도 있지만 진짜 소소하게 갈등들이 항상 일어난다. 하루의 일상을 드라마로 담아낸 느낌이라 공감됐다”고 말했다.
코튼캔디는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에도 설 만큼 절박했다. 어쩌면 조명 받지 못한 많은 아이돌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 장면일지도 모른다. 라붐 역시 우여곡절을 많이 겪으며 성장했기에 공감이 가는 부분일 터. 솔빈은 “군부대 행사가 기억에 남는다. 최전방도 가고 그랬는데, 무대가 없고 아스팔트에서 블루투스 스피커 하나로 했던 것도 있다. 데뷔곡이 ‘두근두근’인데, 브릿지 부분에 바닥에 앉는 게 있다. 당시 아스팔트가 너무 뜨거워서 난감했던 부분이 생각난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버티고 성장하며 단단해진 라붐. 라붐은 최근 4인조로 재정비하고, 새 소속사와 계약을 하면서 앨범을 발매하고 컴백했다. 또한 ‘놀면 뭐하니?’에서 MSG워너비가 라붐의 ‘상상더하기’를 부르며 원곡이 역주행하는 신비한 경험도 했다. 솔빈은 “너무 감사하고 믿기지 않는다. 7년 동안 열심히 버텨온 걸 보상 받는 느낌이었다. 감사한 게 크다. 내 버킷리스트가 차트인이었는데, 그 리스트를 하나 깰 수 있어서 좋았다. MSG워너비에게 손편지를 전한 것도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솔빈은 “MSG워너비의 ‘상상더하기’는 완전 새로웠다. 시원시원하고, 연륜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가족들은 라붐이 부른 것보다 좋다고 할 정도였다. 질투도 나긴 했는데, 좋았다”고 웃었다.
라붐이 성장하고 단단해지면서 ‘라붐 솔빈’도 ‘사람 안솔빈’도 더 단단해졌다. 그는 “아직 미숙하고 빈틈 많은 제주도 돌담 같은 사람인 것 같다. 예전에는 어른스럽다는 말을 들으면 좋고, 더 어른이 되어야지 싶었는데, 그걸 조금 놓아주고 빈틈 있는 나를 인정하자고 하면서 진짜로 어른스러워질 수 있었다. 아직도 많이 미숙하고 어리고 빈틈이 많다. 너무 완벽하기보다는 그렇게 성장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 “2021년=아이돌, 2022년=안솔빈”
솔빈에게 2021년은 어떻게 기억될까. 솔빈은 “정말 많은 일들이 스쳐갔다. 인생의 갈림길, 선택이었던 2021년이었다. 키워드로 이야기하자면 ‘아이돌’이다. 아이돌로 활동하기도 하고, 라붐이기도 하고, 드라마 ‘아이돌 : 더 쿱’도 했다. 그래서 올해 키워드는 ‘아이돌’이다”고 말했다.
2022년 가지고 싶은 키워드로 ‘안솔빈’, 본인의 이름을 꼽은 솔빈. 그는 “좀 더 내 자신을 알아가고, 좀 더 편하게 살아보고 싶다. 어떻게 보면 현지처럼? 나처럼이기도 하다. 행복보다는 편안한 게 좋다. 그게 행복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솔빈은 라붐의 팬클럽 라떼에게 “진짜 라떼들이 있었기에 라붐이 있고, 라떼들이 버텨줘서 라붐도 버틸 수 있었다. 우리가 어떤 모습이든 변함없이 사랑해주고 어떤 모습이든 예쁘다, 최고다라고 자존감을 높여줘서 고맙다. 우리 라떼가 최고, 라떼만한 팬들이 없다는 걸 전해주고 싶은 가수가 되고 싶다. 고맙다는 말이 진부하기도 하지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코튼캔디 현지도 팬클럽 캔디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름처럼 달달하게 사랑해줘서 고맙다. 26명인지, 더 많은지 모르겠지만 코튼캔디 한명 한명을 품어줘서 고맙다. 현지가 한 대 ‘콩!’하고 맞았으면 좋겠다고들 했는데, 맞더라도 나한테 맞고 혼나야지, 다른사람들에게 맞는 건 못 참는다는 말이 좋으면서 뭉클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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