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에 귀 뺏겨"..'층' 이제훈X문채원, 韓 최초 오디오 무비의 이유 있는 자신감[종합]
OSEN 이승훈 기자
발행 2021.12.16 11: 59

 배우 이제훈, 문채원, 강신일이 비주얼은 잠시 내려놓고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는 오디오 무비 '층'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16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오디오 무비 '층' 제작보고회가 개최된 가운데, 임지환 감독과 배우 이제훈, 문채원, 강신일이 참석했다.
이날 임지환 감독은 "'층'은 원래 부제목이었다. 층간소음 스릴러를 축약시킨 단어로 '층'을 선택했고, 원제는 '프로파일링'이지 않을까 싶었다. 시즌제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층'이라는 추리물이 탄생하게 됐고, 오디오 무비가 설명을 들어도 생소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비주얼이 없는 영역이다보니까 걱정됐고, 그걸 바로 잡기 위해 탄생한 게 오디오 무비였다"며 '층'을 소개했다. 

이어 임지환 감독은 "굉장히 긴장이 많이 된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과 훌륭한 배우들이 있는데 자칫 잘못 보여드리면 실망을 안겨드릴 것 같아서 자나깨나 작품 생각만 하면서 지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시청자, 청취자분들의 만족도를 채워드린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며 '층' 작업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오디오 무비 '층'은 알 수 없는 층간소음이 계속되는 무광 빌라에서 벌어진 의문의 사건, 용의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프로파일러 강호(이제훈 분)와 사건 담당 경위 지호(문채원 분)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오직 음향 기록만으로 사망 사건을 추리하는 신선한 소재와 몰입감 높은 스토리, 이제훈, 문채원, 강신일, 양동근, 정준하, 백성현, 조한나, 김유진, 이새별 등 실력파 배우들의 다채로운 목소리 연기가 기대되는 작품. 
이제훈은 '층'에서 소리를 단서로 범인을 추적해가는 최고의 프로파일러 김강호 역을 맡았다. 이제훈은 '층' 개봉을 앞두고 "나도 기대가 된다"면서 "기존 작품에서 영상을 통해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층'에서는 지금의 모습이 아닌 목소리만으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특별했다. '층'의 스토리를 시청자, 청취자들이 들었을 때 상상을 많이 하면서 볼 수 있는 작품일 것 같다는 기대감에 나도 참여를 하면서 '이제훈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제훈은 "나의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목소리에 집중했던 것 같다. 예전에 '시그널'이라는 작품을 통해 프로파일링하는 형사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와는 확실히 차별점있는 목소리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드라마 '시그널' 속 박해영 캐릭터와 '층'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감독님 처음 뵌 자리에서 깜짝 놀랐다. '배우분인데 왜 감독 각본이라고 하시지?'라고 생각했다. 감독님이 디렉션 줄 때마다 음성이 너무 좋으셔서 '여기 출연하셔야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임지환 감독을 향해 무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이제훈과 함께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정의로운 경위 신지호로 분한 문채원은 "나에게 '층'은 새로운 도전이다보니까 너무 마음에 들어서 함께 하게 됐다. 소리만으로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소리로만 전달하는 작품이라는 사실이 새로웠고, 오디오로만 전달되는 무비다보니까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보다 소리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미스터리 장르가 같이 더해지는 게 좋은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지점이 좋았다"고 덧붙이기도.
이외에도 '층'에는 무광 빌라 경비원 역의 강신일, 쌍둥이 백승환과 백승철 역의 양동근, 프리랜서 연기자 정준하 역의 정준하, 뚜렛 증후군을 앓고 있는 자영업자 박강현 역의 백성현까지 개성과 실력을 갖춘 배우들이 합류해 화제를 모았다. 
앞서 이제훈은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언프레임드'를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기도. 이와 관련해 이제훈은 감독으로서 '층'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최초의 시도가 놀라웠다. 도전적인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게 창작자로서 흥분되는 일이다. 선례가 없다보니까 시행착오가 분명히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감독으로 '참 멋있다'라는 생각이 컸다"고 대답했다. 
이제훈은 배우로서도 '층'을 솔직하게 바라봤다. 이제훈은 "배우로서는 비주얼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고 목소리만으로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다. 온전히 눈을 감고 나의 목소리로 모든 것들을 상상하면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도전이었다. '재밌겟다'는 생각이 들었다. 듣는 사람들이 심장 쫄리면서 궁금증이 생기다보니까 큰 고민없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오직 목소리만 나오는 작품이다보니까 '층' 촬영 현장에서는 비주얼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았을 것. 그렇다면 '층' 촬영할 때 이제훈 본인이 생각한 비주얼은 어땠을까. 이제훈은 "현장에서 다들 비주얼 생각은 안 하고 오직 목소리 연기에만 집중했다"면서도 "'비주얼보다 목소리가 더 나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훈과 문채원은 '층'을 통해 작품에서는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하지만 사실 두 사람은 이미 10년 전 첫 만남을 가졌었다고. 이제훈은 "'층'을 통해 문채원을 만난 게 처음이라고 하시는데 진짜 첫 만남은 10년 전 청룡영화상에서 같이 신인상을 받았었다. 신인상 트로피를 받고 서로 수줍게 인사를 했었다. 그때 인사하면서 '나중에 같은 작품을 통해 만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었다. 10년 만에 만나게 돼서 기쁜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러자 문채원도 "신인상 받은 이후에도 영화 시사회 뒷풀이 자리에서 만나서 '작품 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만나서 반가웠으나 아쉬움도 있었다. 얼굴이 함께 있고 비주얼을 기대하시는 분들도 계실테니 그건 다음에"라며 말을 아꼈다. 
'시그널'에 이어서 두 번째 프로파일러 역할을 맡은 이제훈. 이제훈은 '시그널' 박해영 경위와 '층' 김강호 캐릭터의 차이점에 대해 "프로파일러로서 역할과 임무 수행 능력은 같을 수 있는데 두 인물의 차이가 있다. '시그널' 박해영은 경험이 없고 범인을 잡겠다는 열정이 뜨거운 캐릭터다. 그래서 실수도 하면서 성장하는 역이라면 김강호는 풍부한 경험과 냉철한 판단력이 있는 캐릭터다. 뜨거움과 차가운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시그널' 박해영을 좋아하고 아껴주신 분들이라면 김강호의 새로운 매력도 즐기시면서 들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훈과 문채원, 강신일은 '층' 속 최고의 꿀보이스를 손꼽았다. 이제훈은 "녹음할 때 모든 배우들이 같이 했다. 그럴 때마다 강신일 선배님이 맡으신 경비원 캐릭터랑 연기할 때 집중이 확 됐다. 비주얼로 시선을 뺏긴다고 하는 것처럼 귀가 쏠렸다. 계속 듣고 싶고 이 사람의 말에 집중을 하면서 저절로 설득이 됐다"며 강신일 목소리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문채원도 강신일을 지목했다. 문채원은 "당연히 강신일 선배님과 이제훈 오빠 목소리도 너무 좋았다. 각자가 갖고 있는 개성대로 좋은 소리를 내려고 노력하는 작업이 너무 재밌었다. 다 처음이다보니까 상상한 것처럼 구현해낸다는 게 완벽에 가깝기는 어려워도 작업 자체가 너무 재밌었기 때문에 다음에 또 작업을 한다면 그때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각자 다 꿀이었다"며 웃었다. 
'층' 강신일은 "헤드셋을 통해 듣는 배우들의 목소리는 더 로맨틱하다. 이제훈은 목소리도 좋고 조곤조곤 말하는데 헤드셋 통해 들어오는 소리가 굉장히 정감있고 따뜻하고 정리가 잘 돼있다. 문채원 소리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로맨틱을 더 뛰어넘는 목소리다"며 이제훈, 문채원 음성을 극찬했다.  
'층' 이제훈은 "항상 비주얼을 보여주는 작품만 하다보니까 시각 없이 소리만 듣고, 소리를 통한 상상력으로 보여준다는 게 큰 도전이었다. 이 도전이 스스로 생각했을 때 유의미했다. 이런 작업들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배우들의 개성이 강한 목소리를 가지고 들으시는 분들의 상상만으로 이 세계가 펼쳐진다는 게 재밌었다"며 새로운 도전에 임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강신일은 목소리 연기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과 어려웠던 점도 설명했다. 강신일은 "가장 어려운 건 가만히 앉아서 해야했다는 것이었다. 연기는 감정을 표현하려면 몸짓, 발짓을 다 해야되는데 다른 소리가 들어가면 안 돼서 마이크에 입을 맞추고 감정을 실어내야만 했다. 그게 어려우면서도 재밌었다"고 대답했다. 
문채원은 "부스 안에서만 연기를 해야되는 게 처음에는 낯설고 적응이 안 됐었다. 녹음도 이틀 안에 다 끝냈다. '층'이 총 120분 정도 되는 2시간 영화인데 이틀 안에 작업을 다 끝내야된다는 게 우리 나름대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했던 작업이어서 어려운 지점도 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훈은 "목소리만 전달을 하다보니까 비주얼적인 부분에 대한 생각은 확실히 안 하게 된 것 같다. 그래서 편했다. 대신 그만큼 목소리에 집중을 했다. 예전에는 내 목소리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어느 때보다 내 목소리를 잘 알게 됐다. '상황과 호흡에 따라 달라질 수 있구나'라는 학습이 돼서 앞으로 배우 생활할 때 도움이 되겠다는 경험이 됐다"며 목소리 연기와 영상 연기의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한편 오디오 무비 '층'은 총 6편의 에피소드로 오는 27일부터 네이버 바이브를 통해 공개된다. 
/seunghun@osen.co.kr
[사진] 네이버 오디오 무비 '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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