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야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이슈가 몇 가지 있다. 그 이슈 중 하나는 인천에서 일어났다.
올해 초, 느닷없이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이 매각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평소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야구단 운영에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구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신세계 그룹 이마트가 SK 텔레콤으로부터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빠르게 퍼졌다. 1월 26일 SK 와이번스 주인이 바뀌었다. 신세계 그룹이 인천 SK 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 야구판에 뛰어든 신세계 그룹, 연고지 인천 야구단 주인 바뀌다
SK텔레콤과 신세계그룹은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데 합의하고, 관련 MOU를 체결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 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면서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야구단 인수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선수들, 프런트 포함 기존 구성원들은 초반에는 꽤 당황하는 분위기였지만 신세계 그룹의 적극적인 투자 약속에 마음을 열었다.
제주도에서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는 동안 선수들은 기존 유니폼을 그대로 입고 2021시즌을 준비했다. 새로운 팀 명이 정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 그사이 신세계 그룹은 야구단 구성원들을 위해 매일 커피, 음료를 지원하며 그간 언 마음을 녹였다.
캠프가 끝나고 3월 첫 연습경기 때부터는 SK 와이번스가 야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신세계+인천' 임시 유니폼이 나왔다.
3월 5일, 신세계그룹 야구단은 팀명을 ‘SSG 랜더스(LANDERS)’로 확정하고 발표했다. ‘랜더스(LANDERS)’는 ‘인천’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처럼, ‘인천’하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인천’의 새로운 상징이 되겠다는 의지를 담은 팀명이다. 인천에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SSG가 첫 시즌을 보내는 동안 정용진 구단주는 수술 후 재활 중인 투수 박종훈과 문승원을 따로 불러 식사를 챙겨주고 개인 통산 400홈런을 달성한 최정에게 직접 선물을 주는 등 선수단을 따뜻하게 챙겼다. 또한 SNS를 통해서도 야구와 SSG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보여줬다.
비록 SSG가 시즌 최종전에서 패하며 5강 싸움에서 밀렸지만, 정 구단주는 야구장을 찾아 응원과 격려를 꾸준히 보내고 팬들과 소통했다.

▲ ‘추추트레인’ 추신수, KBO 리그 입성하다
신세계 그룹이 야구단을 인수하고, 선수단은 제주도에서 한창 시즌 준비를 할 때, 깜짝 발표가 나왔다. 신세계그룹은 2월 23일 “메이저리그 자유계약선수 신분인 추신수 선수와 연봉 27억 원에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K 와이번스는 지난 2007년 4월 2일에 열린 해외파 특별지명에서 추신수 선수를 1순위로 지명한 바 있으며,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는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야구팀 1호 선수로 추신수 선수를 영입하는 데에 성공한 것이다.
민경삼 대표이사부터 류선규 단장 등 프런트가 부지런히 움직인 결과물이었다. 당시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 받았지만, KBO리그에서 뛰고 싶은 열망이 강한 덕분에 신세계그룹의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후 지난 2001년 미국에 진출한 추신수는 시애틀 매리너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네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그가 KBO 리그에 입성했다.
아시아 출신 선수 최초 3할-20홈런-20도루(2009년), 아시아 출신 타자 최초 사이클링 히트(2015년)를 기록했으며, 호타준족의 잣대로 평가 받는 20홈런-20도루는 통산 3차례나 달성한 주인공. 또 2018년에는 생애 첫 올스타에 뽑혔고, 현재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과 최다 타점(782개) 기록을 보유한 ‘추추 트레인’의 선택은 팬들의 갈채와 환호를 듬뿍 받았다.
추신수는 KBO 리그 첫 해, 시즌 초반에는 적응에 다소 애를 먹는 듯했다. 하지만 야구에 임하는 그의 자세는 야구 후배들의 귀감이 됐고, 그는 한국 야구 성장을 위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뛰어난 선구안과 주루 센스를 선보였으며, 137경기에서 타율 2할6푼5리 21홈런 25도루 69타점 84득점 OPS .860의 성적에 KBO 리그 최고령 20홈런-20도루, 구단 최초 100볼넷, 출루율.409(리그 6위) 등의 기록들을 달성한 추신수는 내년에도 KBO 리그 팬들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도 그의 야구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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