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우승 통해 ACL 진출하겠다"...'기동매직' 김기동 포항 감독의 '출사표' [제주톡톡]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2.01.12 15: 16

김기동(50)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목표로 다음 시즌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12일 제주 서귀포의 빠레브 호텔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전지훈련 1차 미디어 캠프 기자회견에서 다음 시즌 FA컵 우승을 통해 ACL 무대를 밟는다는 목표를 밝혔다.
먼저 김기동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23세 이하 선수 몇 명이 빠져나간 상태다. 고심했던 포워드 자리를 찾고 있다. 완전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휴식을 잘 취했고 계획적으로 몸을 끌어 올리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합류하면 1월 말이나 2월 초 정도 정상적인 진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훈련 상황을 알렸다.

기자회견 시작 전, 같은 건물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하는 성남FC 김남일 감독과 마주친 김기동 감독은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김기동 감독은 "간단하게 새해 인사를 나눴다. 작년에 고생했던 부분에 관해 이야기했다. 리그에서는 함께 어려웠기 때문에 서로 위로해주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전했다.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자유계약(FA)으로 성남으로 적을 옮긴 권완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었을까. 김기동 감독은 "완규 데려와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FA라 어쩔 수 없었다. 완규에게는 더 좋은 조건으로 가는 거라 축하해줬다. 사용법은 저만 알고싶다. 알려주고 싶지는 않다. 새 팀에 가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지난 시즌 포항의 고민은 득점력이었다. 2020 시즌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송민규가 이끌었던 포항의 공격은 막강했지만, 지난 시즌 이들의 이탈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이에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가 빠지며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작년에는 타쉬가 부진하면서 득점이 어려웠다. 포워드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정재희도 선택해 데려왔다. (임)상협이가 돌아오면 공격쪽에서 활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만 잘 선택해 데려오면 작년보다 공격력이 좋아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김기동 감독은 새롭게 영입한 정재희에 "FA컵 결승전을 골장면밖에 못봤다. 그전부터 알고 있었고 직접 선택한 선수이기 때문에 말할 게 없다. 정재희가 상무에 있을 때 맞붙어 봤는데 막기가 어려웠다. 때로는 안으로 때로는 밖으로 나가 스피드로 수비를 괴롭혔다. 이 선수 잡는데 공을 들였다. 이제는 우리 선수가 됐기 때문에 상대를 괴롭힐 것이다. 정재희가 가진 장점을 이끌어 내겠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은 2020년 최다 득점을 목표로 했고 2021 시즌에는 최소 실점을 목표로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김기동 감독은 "최다 득점은 중간에 세웟던 목표인데 잘 이루어졌다. 지난 해에는 최다득점을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시즌 중간에 최소실점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수들과 목표에 관해 이야기했는데 올해는 반드시 6위 안에 들고 싶다. 포항 지휘봉을 잡고 리그에서 4위, 3위를 하며 감독상을 받았다. 작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준우승 했다. 올해는 우승을 해보고 싶다. 리그는 어렵겠지만, FA컵 우승에 도전해 ACL에 나가 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포항은 심각한 전력 누수에도 ACL 결승에 오르는 기적을 썼다. 이에 팬들은 김기동 감독의 이름을 따 '기동매직'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에 김 감독은 "매직이라는 말이 어울릴지 모르겠다. 별로 신경은 안 쓰고 있다. 선수들하고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마술을 부리진 않았다. 그만한 노력이 있었기에 결과가 따라왔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새롭게 영입할 외국인 선수가 터지면 좋겠지만, 우리는 누구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다. 다양한 선수가 득점에 관여한다면 그만큼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기동 감독은 이번 시즌 목표를 스플릿A 진출로 잡았다. 알찬 전력 보강을 마친 수원FC, 제주유나이티드, 수원 삼성이 경쟁자로 떠올랐다. 이에 "전체적으로 보면 부족하지만, 15명, 14명 정도로 압축해서 본다면 상대 팀보다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ACL을 치르며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을 훈련을 진행하며 느끼고 있다.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도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이끌게 된 신진호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진호는 지난 시즌 무려 46경기에 출전했다. 김기동 감독은 2022 시즌에도 신진호를 '막 쓸' 계획이다. 김 감독은 "공격적인 역할 수비적인 역할 다 좋다는데 막써달라는 이야기 아니냐. 작년에 50경기를 했는데 진호가 처음으로 무릎이 뻑뻑하다고 이야기했다. 피로 누적인데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역할을 잘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는 자기전에 (진호한테) 메시지가 왔다. '막 사용해 달라. 몸이 부서져도 괜찮다'더라. 감동이었다. 팀을 생각하는 선수라고 생각했다. 전적으로 믿음을 주고 있다. 믿음을 주지 않더라도 알아서 잘 할 선수다. 올해도 사정없이 사용해보겠다"라며 웃었다.
[사진] 서귀포=민경훈 기자(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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