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시도→생사고비多' 김영희, 35년째 거인병ing.."키 커서 죄송합니다" 먹먹 [종합]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2.03.07 08: 28

'스타다큐-마이웨이'에서 거인병을 앓고 있는 김영희 전 농구선수의 근황이 그려졌다. 남몰래 훔쳐야했던 그녀의 눈물. 이젠 "눈물이 말라버렸다"고 말할 정도로 힘겨웠던 세월이 전해져 지켜보는 이들까지 가슴 아프게 했다. 이제 부디, 그녀에게 눈물이 아닌 웃음이 피어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6일 TV조선 '스타다큐-마이웨이'에서 전 농구선수인 김영희에 대해 알아봤다. 
이날 여자농구 최장신 센터인 김영희를 찾아갔다.  그는 2미터 5세치라는 최장신 센터로 활약, 83년도 농구 대잔치에서 우승하며 5관왕을 차지했다. 그는 "득점상과 인기상, 리바운드상 등 그때 기분을 잊을 수 없다 "며 과거 추억들을 떠올렸다. 인생 속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고. 

이어 조심스럽게 올림픽을 앞두고 갑자기 찾아온 병에 대해 언급, 그는  "88올림픽을 대비해서 준비 중, 선수촌에서 훈련도중 쓰러졌다"며 "한쪽 다리와 팔이 마비오고 앞이 안 보였다. 갑자기 쓰러졌다"고 했다. 그렇게 대표선수들 지정병원에 가서  머리에 큰 혹이 있는 걸 알았다고. 
김영희는 "어떻게 훈련했냐고, 혹이 너무 커졌다더라. 조금만 더 있었으면 죽었을 거라고 했다"며  "병원에서 사형선고를 내리더라"고 말했다. 운동을 하면 안 된다는 것. 김영희는 "사망이냐, 운동이냐 둘 중 하나를 택하라고 했다"며  의사의 사형선고같은 한마디를 떠올렸고, 그렇게  35년 째 투병생활 중인 모습을 보였다.
김영희는 약봉지로 하루하루를 견디는 모습이었다.  약이 너무 많아 보기만 해도 두렵다는 그는 "거인병(말단비대증)과 희귀병 약도 있어, 복합적인 약이다. 머리에  피가 고여 머리약, 향생제 등 골고루 있다"고 했다.
게다가 당뇨까지  겹쳐 합병증을 앓고 있는 모습. 나열도 힘든 병명들이 안타깝게 했다.  김영희는 "여성호르몬이 나오는 구멍도 막아, 인슐린 나오는 구명을 막아 호르몬 생성이 안 된다"며 인슐린 주사를 꼭 맞아야한다고 했다. 이미  병이 삶의 일부가 되며 사라진 일상이었다.  
김영희는 소파에서 이동하기도 힘든 모습을 보였다. 밥을 차려먹기도 고역이라고. 집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아 곳곳에 곰팡이가 가득해 불안과 외로움이 일상이 된 듯 했다. 
김영희는 홀로 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부모님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뇌출혈로 1998년에, 아버지는 2000년도 암으로 돌아가셨다"며 안타까운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에 집까지 팔아 병원비 다 쓰고 돌아가셔, 이제 눈물도 안 나와, 그때 너무 많이 울었다"며  눈물이 말라버린 22년 세월을 떠올려 먹먹하게 했다. 
그렇게 힘든 날들을 버틸 수 있게 손을 잡아준 한 사람이 있었다. 20년 인연이 된 엄마같은 지인 언니였다. 김영희가 "수호천사다"고 말할 정도.  지인은 치아가 거의 없는 영희를 위해  부드러운 음식을 준비하는 등 살뜰하게 챙겼다.  
이어 그는 "21년도 7월, 잊을 수 없다. 영희가 의식을 잃고 10일만에 깨어났다"며 빠르게 병원에 이송시켰다고 했다. 김영희도 "몸의 반이 마취가 돼서 반응이 안 돼 눈 뜨니 병원, 의사 선생이 언니 아니었음 사망이었다고 하더라"며  "머리에 피가 많이 고였다"며 겨우 위기를 넘겼다고 했다. 
이후 정기점진을 위해 다시 병원을 찾은 모습, 거동조차 힘들어 힘겹게 이동했다.  의사는 김영희가 땀을 많이 흘린 모습을 보며 혈당부터 체크, 표준보다 혈당도 훨씬 높은 상태라고 했다.  
의사는 "처음엔 고개도 못 들어, 걷지 못한 이유는 관절염이 왔다"며 "허리도 안 좋아 전신에 관절염이 다 왔다"고 했다.  현재 말단비대증(거인병)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멈추지 않은 성장호르몬 분비 탓에 약으로 억제 중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는 "지금은 창자까지 비대해졌다"며 "4번이나 생사의 고비를 넘겨,마지막 입원도 40일 했다. 겨우 살아난 상태, 또 오면 안 돼, 아주 위험한 상태다"라며 김영희의 건강을 염려했다.  
그렇게 몸을 잠식하게 된 거인병. 김영희는 우울증까지 겹쳐 몸과 마음이 아픈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좋아질 거라는 주문을 외치고 있는 모습.  김영희는 "우울증과 불안은 20년 전부터 있어지금도 있다"며 그런 마음의 병을 이기는 방법에 대해  "좋은 글귀로 마음을 안정시키는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급처방 을 위해 전문적인 상담사가 방문, 김병후 정신과 전문의와 대화를 나눴다. 김영희는 "밤이 무서웠다, 겨울이면 우울증이 더 심해져 삶이 파괴될 정도 자살시도까지 했다"며 극단적 시도까지 했던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답답함에 나가보려 해도 5분만에 귀가했다는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주변에서 거인이라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겠다고 웃음소리가 들렸다"며 사람들 시선을 피해 밖에 못 나가고 칩거했던 생활을 전했다. 소파에 앉아 먼 창가만 바라봤다는 김영희는 "오늘도 많이 외롭다고 구름과 대화했다, 왜 이렇게 날 크게 만들었어? 세상을 한탄하기도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어머니가 삶의 위안이자 위로, 친구가 되어주셨다으나, 그렇게 세상에서 전부였던 어머니와 아무런 준비없이 이별한 그는 "갑자기 새벽에 전화가 와, 임종도 못 봤다, 많이 울었다"며 정신없이 지나간 장례식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영희는 "어머니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많이 베풀라고 도와줄 여건을 만들라고 들었던 말들이 용기를 얻었다"며  이후 세상 밖으로 나갔다고 했다. 김영희는 "'키가 커서 너무 죄송합니다 놀리지 마십시요'라고 먼저 말하고 인사한다 내가 나를 보여주면서 다가가니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다가오더라"고 하자 전문의는 "내가 피한 건지 모른다.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면 다 좋아할 것이다"며 그를 위로했다.  
이후에도 스스로 우울증 없애려 노력 중이라는 김영희는 "깨어있구나, 살았구나, 모든 순간이 살아있음을 느끼며 감사함을 느낀다"며 삶의 의미를 터득하며 행복을 매순간 되뇌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삶을 해석하며 성장 중인 모습.  전문의는 "계속 좋은 감각을 깨우고 느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영희는 키가 커질 수록 작아졌던 마음이었다며 "'걸리버 여행기' 책보며 무서워 이불 속에 숨을 때 있었는데  제가 거인이 될줄 상상도 못했다"면서 "거인이 소인왕국에 와서 소인들과 함께 어우릴 수 있으니 감사해  계속 이렇게 지내고 싶은게 꿈이다"며  희망을 다시 쓰며 계속 꿈꾸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게 팬들에게도 영원이 기억된 농구선수 김영희란 이름을 마음 속에 새겨지게 했다. 
한편,  TV조선 '스타다큐-마이웨이'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진솔하고도 담백하게 전달하는 신개념 인물 다큐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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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타다큐-마이웨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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