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정 "20대 초반의 봄은 I.O.I·구구단…'사내맞선', 20대 후반의 봄"[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4.07 20: 57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이 ‘사내연애’를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SBS 월화드라마 ‘사내연애’는 얼굴 천재 능력남 CEO와 정체를 속인 맞선녀 직원의 스릴 가득 오피스 로맨스. 지난 2월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시작한 ‘사내연애’는 최고 시청률 11.6%를 기록, 지난 5일 방송된 마지막회 역시 11.4%라는 높은 기록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인공 신하리 역으로 ‘사내연애’를 성공적으로 이끈 김세정은 7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개운하다. 준비 과정부터 촬영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리도 준비할 게 많았고, 코로나19로 인해 사건 사고가 많았다. 그 많은 것들이 결국에는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됐지 않나. 지나고 나니 추억으로 남은 거 같아서 개운하게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사내연애’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에서도 TV 프로그램 부문 전 세계 2위까지 오르며 해외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같은 글로벌 인기에 대해 김세정은 “K-로맨스가 해외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는 소박한 부분, 작은 부분을 건드려 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내맞선’은 그 부분이 잘 살아있는 드라마라서 대본을 읽자마자 해외에서 반응이 올 거라 생각했다”며 “아직 인기는 실감 나지 않는다. 그냥 감사한 마음이 크다. 수많은 노력이 합쳐진 결과지 않나. 행복한 결과를 주셔서 감사하다. 그 외로는 크게 다르지 않아서 그 전처럼 똑같이 열심히 해 오던 대로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정이 ‘사내연애’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단순히 ‘로코’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그는 “건강하고 밝은 캐릭터다 보니 휴머니즘적인 작품을 대할 때가 많았다. 물론 그 점도 좋지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정이가 이런 것도 할 줄 아는구나’ 하는 모습을 한 번쯤 보여드려야겠다고 마음 먹었고, 그래서 ‘사내연애’라는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내연애’에서는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가 많다는 점이 가장 끌렸다고. 김세정은 “로코도 할 수 있으면서도 이렇게 많은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하니 도전했다”면서도 “그 점이 가장 힘들게 다가왔다. 금희도 보여줘야 하고 하리도 보여줘야 해서 시나리오를 접했을 때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 그래서 톤 연구도 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하리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다. 그 순간 모든 과정이 필요했다”고 자신의 노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드라마도 사실 열심히 했다. 이전에는 열심히 한다는 것에 대해 겁을 먹었던 순간이 있었다. ‘열심히 했는데 뭔가 나에게 오지 않아서 상처받으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이제는 비로소 그런 것에 대한 겁을 먹지 않아도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다. 지금 보여주는 결과가 제가 열심히 해서가 아니라 언제나 열심히 해왔기 때문에 빛을 발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또 이렇게 한 만큼 더 열심히 하면 또 다른 좋은 반응이 올 거라는 믿음을 갖고 두려움을 잊게 도와준 좋은 작품 중 하나”라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많은 노력을 쏟아부어 자신만의 신하리와 신금희를 완성시킨 김세정은 스스로에 대해 “90점”이라는 점수를 매겼다. 그는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다했다. 연기적이나 그런 부분은 점수를 매기지 않겠다. 그건 매길 부분은 아닌 것 같다. 이전에는 열심히 한 것에 대한 상처를 받을까봐, 저만의 핑계를 대면서 ‘이 정도면 열심히 한 거 아닌가?’ 하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것도 덜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후회 없이 했다. 대본도 열심히 읽고, 현장에서도 진짜 열심히 했다. 그래서 높게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내연애’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전작인 ‘경이로운 귀환’ 역시 웹툰 원작의 드라마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원작이 있는 작품을 대하는 방법을 묻자 김세정은 “원작 참고를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대본을 받으면 제 머릿속에 가상 캐스팅을 먼저 한다. ‘그 배우님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을까’하고 저만의 캐스팅을 이미 만들기 때문에 원작을 보고 잡힌 캐릭터를 보고 나면 제가 잡아갈 캐릭터가 무너질 것 같더라”라며 “그래도 조금은 체크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원작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지 않나. ‘이래서 좋아했는데’라는 기대감을 무너뜨려서는 안 되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캐릭터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원작을 따라가지는 않겠지만 원작이 왜 사랑을 받았는지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로코물인 만큼 ‘사내맞선’에서는 두 주연배우의 호흡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김세정은 강태무 역을 맡은 안효섭과의 멜로 호흡에 대해 “너무 잘 잘 맞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저희가 멜로 호흡을 맞출 때 서로의 흐름을 읽는다. 눈빛을 최대한 읽고 서로 무엇을 주려고 하는지 최대한 집중한다. 오빠한테 고마웠던 건 워낙 배려심이 좋은 배우라서 하리로서도 세정이로서도 불편하 장면이 있을 법 하면 다 쳐내고 제안해 주셨다. 그 덕에 불편한 장면 없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화제가 된 11회의 베드신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되지 않았다고. 김세정은 “세정이로서 베드신을 한다는 것에 놀라신 분도 있겠지만 하리와 태무의 방향으로 봤을 때는 전혀 어색하지 않은 순간이었다. 그 순간에 세정이가 보였다면 내가 연기를 잘못한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현장에서도 연출님이 굉장히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며 “배우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는 촬영을 했다. 다만 저도 부끄러워서 실제로 (방송을) 못 봤다. 하나의 예쁜 장면이기도 했지만, 태무와 하리의 모습을 엿보는 것 같아서 민망하기도 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안효섭 만큼이나 돋보였던 것이 절친 진영서 역의 설인아와의 ‘찐친’ 케미였다. 김세정은 설인아에 대해 “도움이 많이 됐다. 모든 신에 들어갈 때 걱정이 없다. 영서가 있었기 때문에, 그 영서가 인아였기 때문에 비로소 영서와 함께하는 하리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동료 배우로서 잘 커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지난 2020년 구구단 해체 후 본격적인 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된 김세정은 ‘경이로운 소문’에 이어 ‘사내맞선’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흥행 여신’으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김세정은 “차기작의 흥행 여부보다는 앞으로도 잘 해 나갈 거고, 열심히 할거다. 어떠한 시련이 와도 재밌고 행복하게 이겨나갈 거 같다. 단순히 ‘차기작도 흥행이 될까?’ 라고 하면 장담할 수 없다. 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만 저는 잘 이겨낼 거고, 비로소 성장해 있는 세정이가 될 거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세정은 이미 차기작으로 SBS 새 드라마 ‘오늘의 웹툰’을 확정지었다. ‘오늘의 웹툰’은 일본에서도 드라마화 됐을 정도로 인기를 끈 마츠다 나오코의 만화 ‘중쇄를 찍자!’를 원작으로, 유도 선수 출신 온마음이 부상을 당해 평생 해온 운동을 포기하고 웹툰 편집부에 취직한 후 진정한 웹툰 편집자로 성장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김세정은 작중 주인공 온마음 역을 연기한다.
이에 김세정은 “원작은 아직 안 봤다. 한번 쯤 모니터를 해볼 예정”이라며 “이런 점을 기대해주시면 좋겠다고 마음을 먹고 임하는 부분이, 이 드라마가 두 번째 꿈을 꾸고 있는 모두를 응원할 수 있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꿈을 이룬자와 이루지 못한 자가 있다. 꿈을 이뤄도 그 다음의 꿈들이 세워져야 하루하루가 살아진다. 내가 꿈을 이뤘다고 인생이 끝난 게 아니라 그 이후 목표들이 세워져야 두 번째 꿈으로 살아간다. 저는 꿈을 이루지 못한 분들도 최선의 선택을 했고, 두 번째 꿈이라고 해서 빛이 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꿈도 가치 있는 꿈이다. 그런 분들이 첫 번째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두 번째 꿈을 낮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두 번째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에게 ‘잘 하고 있구나’하고 응원을 심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차기작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2017년 KBS2 드라마 ‘학교 2017’을 통해 연기 활동을 시작한 김세정은 5년이 지난 지금, 완전한 주연 배우로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가수임과 동시에 배우로 활동 중인 그는 앞으로의 자신의 행보에 대해 묻자 “저의 숙제”라고 말문을 열었다.
김세정은 “김세정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배우, 가수, 뮤지컬배우 어떤 직업이 앞에 당연히 붙겠지만 노래도 계속 할 거고 연기도 계속 할 거고 무대에도 계속 설 거다. 무엇하나 정해지지 않고 계속 열심히 살고 있는 김세정으로 있고싶다”고 털어놨다.
또 배우로서 성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이 멀었다. 1년, 1년이 다르듯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배워야할 게 너무 많아서 아직 27단계만큼 온 것 같다. 성장은 더디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할거고, 앞으로 70단계 이상은 나아갈 게 있기 때문에 70단계만큼 더 성장할, 그 성장이 재밌어 보일 세정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세정은 ‘사내맞선’에 대해 “청춘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올해로 27살이 된 그는 “예쁜 나이이지 않나. 어른들이 ‘25살부터 30까지가 예쁜 나이’라고 얘기해주더라. 예쁜 나이대에 예쁜 순간이 기록됐고 예쁘게 결말까지 지어져서 30살 넘고 나이가 들어도 나의 20대의 한 순간을 돌아보면 사내맞선이 가장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20대 후반을 가장 잘 열어준 작품이다. 20대 후반의 봄이란 무엇인가를 알려줬다”며 “20대 초반의 봄은 I.O.I(아이오아이), 구구단이었다면 20대 후반의 봄은 ‘사내맞선’으로 시작했으니 앞으로 또 좋은 봄이 나타나겠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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