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46) KBO 홍보대사가 지난 2020년 한화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찾아 극찬한 투수가 있었다. 당시 이승엽 대사는 “불펜 투구를 보니 구위가 신인 같지 않다. 고교 성적을 보니 무시무시한 성적을 올렸다. 내가 먼저 악수를 하자고 말을 걸었다”며 “우리나라의 에이스가 되어주길 응원하겠다”고 격려했다.
그해 2차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부산고 출신 우완 투수 한승주(21)가 극찬의 주인공이었다. 당시 고졸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한승주의 불펜 투구를 보고 국민타자가 인정했다.
한화가 역대 최다 타이 18연패 중이던 그해 6월13일 대전 두산전 선발로 데뷔전을 가진 한승주는 1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간 재활을 거쳐 지난해 8월 실전 마운드에 복귀했다. 올해 5선발 후보로 시범경기까지 경쟁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한승주는 지난 5일 이천에서 LG 2군을 상대로 3⅔이닝 2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이어 4일 휴식을 갖고 1군 마운드에 올랐다. 10일 대전 KT전 선발로 2년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당초 4선발 윤대경의 등판 차례였지만 전날(9일) 팀의 연패 탈출을 위해 불펜 투입되면서 한승주에게 대체 선발 기회가 왔다.
1회 첫 타자 조용호를 4연속 직구로 헛스윙 삼진 잡고 시작한 한승주는 김민혁과 헨리 라모스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황재균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켜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김병희에게 희생플라이로 첫 실점했을 뿐 오윤석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고 첫 이닝을 끝냈다.

2회 선두 배정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다음 타자 김준태를 초구에 병살타 유도한 한승주는 3회에도 1사 2루에서 라모스를 2루 땅볼, 황재균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그러나 4회 김병희, 오윤석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좌익수 노수광의 포구 실책에 빗맞은 타구가 나오며 운이 따르지 않았다. 무사 1,3루에서 배정대를 3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가 될 것으로 보였지만 노시환이 한 번 놓치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추가 실점한 한승주는 김준태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투구수 55개에 교체됐다. 구원 장민재가 신본기에게 적시타를 내주면서 한승주는 3⅓이닝 6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를 많이 맞긴 했지만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승부가 돋보였다. 최고 147km 직구(31개) 외에 체인지업(12개) 슬라이더(10개) 커브(2개)를 섞어 던졌다. 수비 난조에도 흔들리지 않은 포커페이스도 주목할 부분. 경기 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퓨처스에서 잘 준비해준 투수들이 1군에서 활약을 거듭하고 있다”며 김규연, 박윤철과 함께 한승주의 이름을 언급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