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인가 방관인가...서튼식 이상한 총력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4.22 11: 53

투수진의 운영과 경기 중 투수 운용은 언제나 결과론의 영역이다. 결과가 좋으면 잘 이뤄진 운영이고 교체지만, 결국 결과가 좋지 않으면 비판을 받기 마련이다. 의아한 구석이 많았던 롯데 벤치의 투수진 운영으로 결과론에 사로잡혔다. 승률 5할에서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또 놓쳤다. 
롯데는 지난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7로 패했다. 최하위권에 머물던 한화를 상대로 1승2패 루징시리즈에 머물렀다. 8승8패 승률 5할
사실 여러모로 어려운 경기였다. 선발 김진욱이 초반 제구 난조에 허덕이며 2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4실점으로 강판됐다. 이후 나균안이 4이닝 동안 2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한화가 더 이상 달아아지 못하게 붙잡았다. 결국 타선도 6회 3점을 추격하면서 경기 분위기를 알 수 없게 만들었다.

롯데 자이언츠 서튼 감독 /OSEN DB

승부가 1점 차로 좁혀지자 롯데는 이번 주 푹 쉰 필승조 라인을 가동했다. 7회 좌완 김유영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후 벤치의 운영과 준비가 기민하지 못했다. 4사구 11개를 내주는 등 전체적으로 투수진 제구와 밸런스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벤치가 흐름을 전혀 읽지 못했다.
김유영 역시도 위기를 자초했다. 선두타자 터크먼은 2루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노시환에게 우전안타, 하주석에게 볼넷을 내줬고 김태연을 빗맞은 내야 땅볼 타구로 유도했지만 3루수 앞 내야안타로 기록됐다. 볼을 더 많이 던지며 불리한 카운트에서 승부를 이어갔다. 올해 김유영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투구는 실종됐다. 결국 김유영은 장운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간신히 0-4에서 3-4까지 추격했는데 허무하게 추가 실점했다. 그런 뒤에야 투수를 구승민으로 교체했다.
김유영이 흔들렸지만 벤치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고 구승민 역시도 뒤늦게 몸을 푸는 등 대응이 늦었다. 투수 교체 타이밍은 언제나 결과론이고 벤치가 가장 어려워 하는 결정이지만 벤치의 대처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달라지지 않은 사실이었다. 구승민은 1사 만루에서 대타 노수광, 이성곤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 급한 불을 껐다.
그리고 7회말, 타선은 기어코 역전에 성공했다. 주루플레이에서 아쉬움이 남았지만 어쨌든 다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6-5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앞서서 위기를 잘 막아냈던 구승민이 흔들렸다. 무사 1,2루에서 터크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허무하게 다시 6-6 동점을 내줬다. 구승민이 다시 난조를 겪는 과정에서도 롯데 불펜에서 몸을 푸는 선수는 마무리 최준용 밖에 없었다. 이 마저도 준비 자체가 늦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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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조를 이미 가동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을 생각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대처가 늦었고 상황이 벌어진 뒤에야 최준용을 올렸다. 동점에 정규이닝 종료까지 5개의 아웃카운트가 남은 상황에서 마무리를 올리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초강수의 선택 치고는 결과는 초라했다. 8회 1사 1,2루에서 하주석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태연에게 희생플라이를 맞아 6-7 역전을 허용했다. 그리고 9회까지 막아냈지만 혼전을 거듭하던 경기 분위기는 한화로 넘어간 상태였고 롯데는 패배와 마주했다.
추격조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상대 타선을 억제했고 타선이 그 어느때보다 뒷심을 발휘했다. 그러나 벤치에서의 내린 선택들이 모두 패착으로 이어졌다. 래리 서튼 감독, 리키 마인홀드 투수코치가 스프링캠프 기간 이뤄냈던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육성은 인정을 받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경기 중 상황에서의 투수진 운영과 대처 능력은 여전히 의문부호로 남아있다. 이미 여러차례 서튼 감독의 투수 운영은 도마 위에 올랐다.
3일 키움과의 경기 최준용의 멀티 이닝 운영에 이은 끝내기 패배, 10일 두산전 8회까지 3-0으로 앞서던 상황에서 오른 최건이 흔들렸지만 늦은 대응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패배를 당했다. 12일 KIA전 역시 5-4로 앞서가던 8회 김유영이 역투를 펼치다가 주자 1명을 내보낸 순간 투수를 교체했고 마무리 투입 타이밍을 놓치며 경기가 뒤집혔다. 승리는 거뒀지만 15일 KT전에서도 8회까지 9-4로 넉넉하게 앞서던 상황에서 최건이 제구 난조에 시달렸지만 투수교체 타이밍을 뒤늦게 가져가며. 8회까지 5점 차로 앞서던 경기에서 마무리 최준용까지 투입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 21일까지.
누누이 얘기하지만 투수교체 영역은 결과론이다. 하지만 현재 롯데의 벤치는 한 번 내린 결정이 위태로워진 순간에서도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일단 마운드에 올린 투수들을 향한 믿음일지, 아니면 그저 마운드에 오른 투수가 이 순간만큼은 제발 막아주기를 바라는 요행을 바라며 방관하는 것인지, 의아한 순간들이 반복되고 있다.
불펜진이 몸을 푸는 시점 자체가 늦었고 벤치도 여러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다. 불펜에서 몸을 푸는 자리는 2자리 있지만 현재까지 롯데 벤치는 불펜의 2자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와 같은 운영으로는 불펜진들이 승계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고 투수진의 혹사도 피할 수 없다고도 볼 수 있다. 
지난 21일 경기는 롯데에 여러모로 충격의 패배였다. 김유영(25구), 구승민(26구), 최준용(25구) 등 필승조들의 투구수가 20개를 넘어서면서 나름의 총력전을 펼쳤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필승조의 투입은 당연했지만 기민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은 운영은 벤치가 비판을 받아야 할 대목이다. 결국 총력전의 모양새가 이상하게 흘러가면서 롯데는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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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이지만 롯데는 더 높은 순위에 위치할 수도 있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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