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 서면 힘이 들어간다. 직업병 같다" 대표팀 출신 사이드암의 고백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4.28 13: 07

"분위기상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코치님께서 불펜으로 연락이 와서 그에 맞춰 준비했다". 
정우영(LG)의 이름 앞에 '언히터블'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야 할 것 같다. 정우영은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2점차 앞선 6회 2사 1,2루 위기 상황에서 선발 이민호를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LG는 삼성을 7-0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정우영에게 6회 등판을 예상했냐고 묻자 "분위기상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코치님께서 불펜으로 연락이 와서 그에 맞춰 준비했다"고 말했다. 6회 등판이 낯설지 않을까. 그는 "준비하는 건 똑같은데 빨리 내보내는 건 그만큼 저를 믿어주시는 거라고 본다. 항상 믿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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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의 KBO 프로필상 몸무게는 85kg. 현재 몸무게는 94~95kg 수준이다. 한눈에 봐도 체격이 좋아진 게 느껴졌다.
정우영은 "현재 94~95kg 왔다 갔다 한다. 솔직히 95kg까지 늘릴 생각이었다. 하다 보니 95kg까지 올라왔다. 오프 시즌 때 규칙적으로 생활하다가 개막 후 식사 시간이 들쭉날쭉하다 보니 체중이 왔다 갔다 한다. 덜 먹는 건 아닌데 시간이 불규칙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정우영은 올 시즌 10⅓이닝을 소화하며 7개의 볼넷을 내줬다. 스스로 생각할 때 아쉬운 부분이다.
"아무래도 욕심인 것 같다. 힘이 들어가다 보니 사사구가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삼진을 잡겠다는 건 아니고 그냥 타자를 압도하고 싶은 욕심이 크다. 제일 미련한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게 안 된다. 직업병 같다". 정우영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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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야시엘 푸이그에게 시즌 첫 피홈런을 허용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게 되게 어색했다.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빨리 맞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당시 구위 자체는 좋았다. 푸이그가 잘 친 거다. 저도 보면서 감탄했다"고 말했다. 
또 "위기 상황에서 실투로 안타를 맞는 게 더 짜증 난다. 홈런은 그냥 잘 쳤구나 생각하고 인정하면 되는데 안타는 다른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풀카운트 상황에서 강세를 보인 그는 "투수보다 타자가 더 긴장된다고 생각한다. 투수에게 불리한 볼카운트지만 제 공으로 봤을 때 타자가 더 불리하다고 본다. 피해 가는 건 아니지만 욕심 때문에 빠지게 되고 막상 풀카운트가 됐을 때 타자가 더 긴장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사 1,2루 위기 상황을 막아낸 그에게 '이민호와 어떤 이야기를 나눴냐'고 묻자 "민호가 선발로 던질 때 제가 나가서 뒤집힌 게 몇 번 있었는데 민호가 '오늘은 잘 막아줬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정우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국제 대회에 나가고 싶지만 작년에 그렇게 PR 하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걸 겪었다. 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팀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있다. 거기에 너무 몰두하지 않으려고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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