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갈매기 떼창→8회 싹쓸이타 맞자 대거 귀가…롯데 팬심은 냉정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5.04 03: 34

롯데 자이언츠의 팬심은 냉정했다. 지난 주말 잠실 3연전만 해도 부산갈매기 떼창을 통해 스윕의 기쁨을 만끽했지만 선수들이 다시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펼치자 대거 자리를 뜨며 이들을 외면했다.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 KT의 시즌 4번째 맞대결.
2위 롯데는 지난 주말 잠실에서 LG를 상대로 10년 만에 시리즈 스윕을 달성하며 선두 SSG와의 승차를 3.5경기로 좁힌 상황이었다. 당시 홈팀 LG 못지않은 롯데 원정팬들이 잠실을 찾아 열띤 환호와 함께 대표 응원가인 ‘부산갈매기’를 떼창하며 선수들을 응원했고, 래리 서튼 감독은 “응원 소리가 엄청 커서 전율이 느껴졌다. 경기 후 나갈 때에도 부산갈매기를 불러주셨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KT 위즈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4차전에서 10-5로 승리했다.KT는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2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12승 14패를 기록했다. 반면 최근 5연승, 원정 8연승이 좌절된 롯데는 15승 1무 10패가 됐다.경기 후 롯데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5.03 /sunday@osen.co.kr

4연승 상승세와 함께 서울에서 수원으로 내려온 롯데. 평일임에도 경기 직전 롯데 유니폼을 입은 많은 원정팬들이 티켓을 들고 위즈파크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실제로 경기가 시작되자 홈팀인 KT 1루 응원석보다 3루 원정 응원석의 팬들이 월등히 많아 보였다. 이들은 응원단장의 리드에 맞춰 사직구장에 가까운 응원 분위기를 연출하며 5연승을 기원했다.
초반 흐름은 괜찮았다. 2회 선두 전준우가 좌전안타와 2루 도루로 득점권에 위치한 가운데 DJ 피터스가 중월 선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 전 평균자책점 0점대를 자랑하던 찰리 반즈 역시 2회까지 KT 타선을 1볼넷-무실점으로 봉쇄했다.
3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2사 2루에서 KT 김민혁의 내야안타 때 롯데 이학주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실점을 허용. 김유영에게 미안함을 표하고 있다. 2022.05.03 /sunday@osen.co.kr
이후 반즈가 3회 급격히 흔들리며 황재균의 2타점 적시타, 박병호의 투런포로 2-4 역전을 허용했지만 롯데는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5회 지시완의 솔로포, 6회 이학주의 적시타를 앞세워 4-4 동점을 만든 뒤 4-6으로 끌려가던 7회 안치홍의 솔로홈런으로 다시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롯데 팬들은 주자가 출루하기만 해도 우렁찬 함성소리로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롯데 팬들의 함성은 4-4로 맞선 6회말 수비 때부터 탄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무사 1, 3루 위기서 신본기를 병살타 처리하며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했지만 이후 ‘천재 유격수’ 이학주가 잇따른 실책으로 뼈아픈 추가점을 헌납했다. 두 번의 실책 모두 1루 송구 실수였다.
롯데 불펜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5-6으로 근소하게 뒤진 7회 황재균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고, 8회 선두 배정대의 2루타와 3루 도루, 홍현빈-심우준의 연속 볼넷으로 자초한 무사 만루서 조용호에게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이날의 승기를 완전히 내준 순간이었다.
조용호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자 대거 자리를 뜨는 롯데 팬들 / backlight@osen.co.kr
조용호의 3타점으로 5-10까지 벌어진 스코어. 3루 응원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이 대거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6회 이학주의 실책 때만 해도 탄식만 했을 뿐 자리를 지켰지만 싹쓸이타가 나오자 패배를 직감한 듯 팬들이 썰물처럼 빠르게 위즈파크를 빠져나갔다. 8회에 출구 게이트가 붐비는 장면도 꽤 이례적이었다.
결국 최종 결과는 롯데의 5-10 패배. 최근 5연승이자 원정 8연승이 좌절됐고, 같은 시간 광주에서 KIA를 꺾은 3위 키움과의 승차가 지워졌다. 반대로 한화를 제압한 선두 SSG와의 승차는 다시 4.5경기로 벌어졌다.
믿었던 에이스 반즈의 3이닝 4실점 조기강판을 시작으로 수비 실책과 불펜 난조가 잇따라 발생한 롯데. 타선이 홈런 3방을 터트리며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지만 막판 집중력 저하로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팬들이 자리를 뜨는 건 어찌 보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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