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5년차 사이드암투수 윤중현(27)이 KIA의 초반 무서운 상승세에 묵묵히 힘을 보태고 있다. 5월 1점대 평균자책점에 힘입어 승리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타이거즈의 ‘언성 히어로’다.
윤중현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5차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 천금 호투로 시즌 두 번째 홀드를 챙겼다.
윤중현은 6-3으로 앞선 6회 1사 1, 2루 위기서 팀의 3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선발 로니 윌리엄스와 좌완 불펜 이준영이 연달아 흔들리며 1점을 내준 상황. 투수교체는 적중했다. 첫 타자인 대타 안권수를 투심(138km)을 이용해 루킹 삼진 처리한 뒤 장승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위기를 완벽하게 수습했다.

윤중현은 이후 7-3으로 리드한 7회 장현식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0개. 사실상 투심, 체인지업 투피치 패턴이었지만 공격적인 승부와 정교한 제구로 귀중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윤중현은 광주제일고-성균관대를 나와 2018 KIA 2차 9라운드 86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 사이드암투수다. 그러나 입단 초반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며 병역 의무를 먼저 이행했고, 4년차인 지난해가 돼서야 1군 데뷔가 이뤄졌다. 그래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0경기 5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2라는 괄목할만한 성적을 냈다.
1일 경기 후 만난 윤중현은 “작년에 불펜과 선발에서 짧고 길게 던지는 경험을 한 게 도움이 되고 있다. 올해 상황에 맞는 준비가 가능해졌다”라며 “시즌 초반 불안했던 제구도 이제는 안정된 상태다. 자신감이 붙었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윤중현은 올 시즌 KIA 불펜의 마당쇠로 불린다.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 등 보직에 관계없이 팀이 필요로 할 때 마운드에 올라 제 역할을 해내기 때문. 시즌 18경기 2승 2홀드 평균자책점 2.92라는 기록이 그의 기여도를 입증한다. 5월 한 달간 평균자책점 1.50(12이닝 2자책)을 기록하며 팀의 월간 승률 1위에 큰 보탬이 됐고, 최근 등판한 5경기서 팀이 4승을 거둬 승리요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윤중현은 “요즘은 선발투수 컨디션이 별로일 때 등판을 미리 생각한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팔은 금방 풀린다”라며 “어떤 상황에서든 무조건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라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전했다.
5월 한 달간 무서운 화력을 뽐낸 타선도 호투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윤중현은 “질 때 올라가서 잘 막으면 우리 팀은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 최근 보면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고, 지고 있으면 역전을 한다. 내가 점수를 주면 안 되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윤중현은 오는 4일 수원 KT전에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물론 다른 선발투수처럼 최소 5이닝을 맡아야하는 건 아니다. 한승혁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날이 불펜데이로 결정됐는데 윤중현이 그 첫 주자로 낙점됐다.
윤중현은 “긴 이닝을 책임지지 않지만 내가 내려가기 전까지 상대에게 먼저 리드를 주고 싶진 않다. 최대한 점수를 안 준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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