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가지 말았어야 했다" 9000만 달러 FA 계약 후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7.22 19: 46

‘쿵푸팬더’ 파블로 산도발(36)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남았어야 했다”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FA 계약을 후회했다. 
산도발은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남성 매거진 ‘GQ’와의 인터뷰를 통해 8년 전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2014년 11월 보스턴과 맺은 5년 9000만 달러 FA 계약에 대한 것이었다. 
베네수엘라 출신 스위치히터 3루수 산도발은 지난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데뷔한 뒤 2014년까지 7년을 뛰며 찬스에 강한 중장거리 타자로 활약했다. 2010·2012·2014년 3차례나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2012년 월드시리즈 MVP에도 올랐다. 

보스턴 시절 파블로 산도발이 몸에 맞는 볼 이후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되고 있다. 2015.05.20 /dreamer@osen.co.kr

공식 프로필상 178cm, 121kg으로 뚱뚱한 체형인 산도발은 샌프란시스코 팬들로부터 ‘쿵푸팬더’라는 별명으로 사랑받았다. 그러나 보스턴 이적 후 체중 관리에 실패했고, 어깨 부상과 타격 부진이 겹치면서 ‘FA 먹튀’로 전락했다. 경기 도중 휴대폰을 사용해 ‘좋아요’를 누른 게 적발돼 구단 자체 징계를 받고, 중이염으로 황당하게 부상자 명단에 오르는 등 구설수가 끊이지 않았다. 
극성 맞은 보스턴 지역 언론과 팬들의 비난에 은퇴 고민까지 할 정도로 심적으로 힘들어했다. 산도발은 “우리는 실수를 한다. 실수도 경기의 일부이지만 팬들은 선수들도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선수도 경기장 밖에서 삶이 있다”면서 팬들에 섭섭함을 드러낸 뒤 “샌프란시스코에 남았어야 했다. 하지만 내겐 교훈이 됐다. 그런 일들을 통해 눈을 뜨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샌프란시스코 시절부터 산도발과 함께한 전직 올스타 4회 외야수 헌터 펜스는 “산도발은 너무 어렸다. 사람들은 그의 재능이 넘쳤기 때문에 잘 몰랐지만 젊은 나이에 그런 결정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젊을수록 관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계약 당시 산도발은 만 28세였다. 
보스턴 시절 파블로 산도발 2015.05.20 /dreamer@osen.co.kr
산도발의 보스턴 생활은 2년 반으로 끝났다. 2017년 7월 방출된 뒤 친정팀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갔다. 보스턴에서 2년 반 동안 161경기 타율 2할3푼7리(575타수 136안타) 14홈런 59타점 OPS .646의 기록을 남기며 역대급 먹튀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복귀 후 팬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으며 백업으로 쏠쏠하게 활약했지만 2020년 9월 다시 방출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마이너리그 계약 후 지난해 69경기 타율 1할7푼8리(73타수 13안타) 4홈런 11타점 OPS .645를 기록했다. 타율은 낮았지만 대타 홈런만 4개로 나름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7월말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돼 팀을 떠났지만 기여도를 인정받아 애틀랜타로부터 개인 4번째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도 선물로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시절 파블로 산도발 2019.04.03 /dreamer@osen.co.kr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후 곧장 방출돼 빅리그 커리어가 끝난 산도발은 올해 멕시코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아세레로스 데 몬클로바에 이어 올메카스 데 타바스코 소속으로 56경기 타율 2할9푼1리(203타수 59안타) 9홈런 39타점 OPS .812를 기록 중이다. 은퇴 시기가 머지않은 산도발은 “후회는 없다. 어릴 때 뒷마당에서 야구하면서 꿈꿔온 것들을 이뤘다. 은퇴할 때 고개를 들고 은퇴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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