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사냥' 박호산·김수진·예수정, 이름만 봐도 든든한 '믿보배'들의 스릴러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8.01 15: 19

'멧돼지사냥'이 박호산, 김수진, 예수정 등 보기만 해도 든든한 압도적 연기력을 가진 '믿고 보는 배우'들과 스릴러를 선보인다.
1일 오후 MBC 4부작 시골스릴러 '멧돼지사냥'(극본 조범긴, 연출 송연화)의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 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박호산, 김수진, 예수정과 연출을 맡은 송연화 PD가 참석해 서인 아나운서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멧돼지사냥'은 멧돼지사냥에서 실수로 사람을 쏜 그날 밤, 아들이 사라졌다. 실종된 아들을 찾아 나서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시골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다. 지난해 MBC 드라마 극본 공모전에서 흥미로운 소재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구조, 그리고 극한으로 치닫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는 평을 받으며 MBC PD상을 수상한 조범기 작가의 작품이다. 

여기에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내가 가장 예뻤을 때'를 공동 연출한 송연화 감독의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연출이 만나 시골 미스터리 스릴러의 매력을 제대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박호산, 예수정, 김수진을 비롯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지닌 배우들이 가세한다. 
영수 역을 맡은 박호산은 캐릭터에 대해 "시골에서도 대표적인 흙수저다. 노력하고 땀 흘리고 살아가다가 어느 날 로또를 맞는다. 첫 장면에서 로또를 맞고 시작한다. 그 기쁨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잘 녹아든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무도 모르는 잘못을 했을 때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넘어가면 크게 되지 않을 일을 모르는 척 했다가 곤혹을 당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정은 "옥순 할머니 역을 맡았다. 다수의 이기주의, 다수의 폭력에 의해 내 아들과 며느리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할머니다. 남겨진 손주를 키우는 것이 삶의 목적인데 어느 날 금쪽같은 손주가 사라진다. 그때부터 마을 사람들에 대한 의심이 확신이 되고, 가만히 있지 않는다. 용서를 하든, 복수를 하든 그 과정에 있는 할머니 역할"일고 말했다. 
김수진은 "이 사이에 껴서 비극적인 상황의 불똥을 맡았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영수(박호산 분)의 아내 채정 역이다. 시골에서 자라서 어렸을 때는 동갑내기인데 관심이 없다가 서울 생활도 해보고, 풀이 죽어서 돌아온 평범한 인물이다. 로또를 계속해서 사는 남편을 원수처럼 보다가 엄청난 일들이 벌어지는데 그걸 어떻게 버텨나가는지 지켜봐 달라"라고 당부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작품을 처음 본 박호산은 "감독님이 현장에서도 실력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문 용어로 '때깔'이 다른 것 같다. 정말 영화 같다"라며 감탄했다. 김수진은 "저희가 이걸 찍었을 때 사실은 좀 추웠다. 그런데 여름 옷 입고 고생했던 생각이 난다"라고 했다. 
출연을 결정한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도 그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라고 작품에 강한 신뢰를 표현했다. 그는 "제안을 받았을 때 책을 읽었는데 '4개 밖에 안 돼?'라고 해서 폈는데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다 봤다. 이게 작가님 첫 작품이고, 전공자도 아니시도 건축과를 나오신 20대 후반의 분이었다. 또 충청도 분이라고 하더라. 사투리를 쓸 줄 아는 거로 바꿔도 되지 않나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까 충청도여야 하는 이유가 있더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대본이었다"라고 했다. 
김수진은 "집에 조금 큰 일이 있어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군더더기 없이 꽉 찬 대본이라는 생각을 들었다. 정말 남 주기 아까웠다. 그때 감독님이 한번 더 만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3개월 가까이 작가님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작품에 대한 만족감이 거의 80~90% 이상이라고 하시더라. 거기서 마음이 더 많이 갔다. 그래서 큰 일이 있었는데도 식구들을 설득할 수 있었고 하게 돼서 다행이었고 즐거웠던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예수정 역시 "작품이 좋았다. 평소 제가 맡는 역할은 가만히 안 있고 저항하다가 결국엔 '깨갱' 하고 죽는 역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당하고만 있지 않는다. 그래서 무조건 했어야 했다. 분이 풀렸다"라고 웃으며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옷소매 붉은 끝동'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송연화 감독은 기대를 모으던 차기작으로 '멧돼지사냥'을 결정한 계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스릴러, 심리 위주의 작품을 좋아하는데 누구나 겪었을 불안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접근하는 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런 걸 감각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기본적으로 흥미진진했고 예상이 되면서도 다른 데서 뭔가 튀어나오는 게 재미있어서 연출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전작 '옷소매 붉은 끝동'과 비교해 '멧돼지사냥'에서 달라진 연출 포인트에 대해 "스릴러인 만큼 긴장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또 평범하고 일상적인 풍경들이 기이하고 스산하게 느껴지길 바랐다. '왜 저런 말을 하지?'라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시면서 예상하는 재미를 드리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연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박호산은 연기하며 힘들었던 경험에 대해 "홧병 걸렸다. 가슴이 꽉 막힌 것 같았다. 고통 중에 가장 큰 고통이 아이를 잃어버린 거 아닐까 생각했다. 그 상황을 두 달 넘게 하고 있었다. 또 어떤 날은 세트에서 그 감정 씬으로 연결됐다. 저도 그렇고 수진 배우도 감정이 끝에서 달려가는 게 애를 먹었다. 그렇다고 놓을 수 없었다. 감독님이 귀신 같아서 조금만 수위가 내려가도 '선배님 조금만 더'라고 했다. 어차피 갈 거 한 번에 가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런데 지금 하이라이트 화면을 보니 '그래도 잘했다'라고 생각이 든다. 조명, 연출이 퀄리티가 훌륭하다는 게 느껴져서 연기로 구멍을 냈으면 안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충청도를 배경삼아 사투리 연기를 소화하는 점에 대해 "충청도 분들이 말씨가 많지 않다. 그래서 주제를 말하기 위해 한참 돌아간다. 그런 게 대사에 많이 살아있다. 의뭉스러운 것들이 있다. 작가 분이 충청도 분이라 그런지 대사에 잘 녹아 있다. 저는 쓰인 대로 잘 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호산은 "충청도 사투리는 또 처음이다. 전라도 사투리는 품바를 해서 배웠는데, 처음부터 충청도 말을 배웠으면 쉬울 텐데 전라도 사투리가 벤 상황에 하려니 힘들더라. 일부러 충청도 친구들만 만나고 영화도 다 봤다. 워낙 시골의 일상을 보여주는 거고 각 지방 분들이 사투리 부심이 있으셔서 잘못하면 안 된다. 말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라고 했다. 
예수정은 "조금 어려웠던 부분은 이 할머니의 상상, 망상과 실제를 배분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고민하는 거였다. 왜냐하면 일반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할 것이다'라고 행동하면 멀쩡하다고 하고, 사실은 아닌데 습관이 아닌 행동을 보여주면 '치매인가?'라고 반응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늘 해봤음 직한 반응은 버리려 했다. 많이 도와준 건 촬영장 자연 환경이 기가 막히더라. 촬영 장소를 갈 때마다 제 직업에 감사했다. '이런 데서 이런 시간을 지낼 수 있다니'라는 생각에 자연이 주는 세척 작업이 있어서 참가한 배우들이 습관된 반응에서 많이 벗어났을 것 같다. 장소들이 다 '대한민국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넘어서는 '내 땅, 아름다운 내 땅'이 생각났다"라고 말했다. 
김수진은 극 중 강한 모성애를 보여줘야 하는 바. 그는 "제가 5남매 중에 맏이다. 대본이 워낙 잘 써 있어서 할 수 있었다"라면서도 "고통스러운 상황을 연기한 적이 여러번 있었는데 이번엔 그래도 남편 역할이 살아있어서 덜 외로웠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극 중 아이를 잃은 고통이 상황인데 끈끈한 부부애를 확인하게 됐다"라며 박호산과의 호흡을 강조했다. 
이처럼 어려움을 딛고 열연한 배우들의 캐스팅에 대해 송연화 감독은 "세 분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압도적인 연기력' 때문이다. 나오는 인물들이 감정의 폭이나 감정 변화가 큰 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등장하는 인물들 이미지가 선명하길 바랐다. 그런 지점들을 구현해줄 배우 분들을 찾았다. 여기 계신 세 분 뿐만 아니라 제가 성공적으로 그걸 해내지 않았나 확신할 수 있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더불어 그는 촬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 "지방 촬영도 많고, 날씨도 추워서 많은 스태프, 배우 분들이 고생했다. 뭐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순간들이 기억에 남는다. 돌이켜보면 즐거웠는데 당시엔 힘드셨을 것 같다. 추억이 되는 경험이었다"라고 했다. 
'시골스릴러'라는 장르적 특성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바. 송연화 감독은 "시골에서 벌어지는 스릴러라고 하면 향토적이거나, 폐쇄적인 분위기에 인물들이 등장하는 걸 생각하실 수 있는데 저희 드라마는 보편적인 인간관계나 일상이 중심에 있다. 친구들 간에 우정 등 많은 분들이 일상에 경험하는 감정들이 사건을 조장하기도 한다. 그런 게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더불어 김수진은 "제가 처음 미팅하고 현장에 가서 느낀 게 '스토브리그'랑 비슷했다. 감독님을 봤을 때 '아이비리그' 학생 같고 카리스마도 있더라. 현장에서 자기가 맡은 걸 잘 만들려고 하는 게 파트 별로 느껴져서 '되는 집안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작품도 좋았고, 마지막 단계에서도 보여주는 모습들이 너무 자랑스럽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마감까지 함께 가는 느낌이라 재미있었다. 어둡지 않고 실감을 느끼면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실 것"이라고 자부했다. 
김수진과 박호산의 부부 호흡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에 김수진은 박호산에 대해 "워낙 밝게 오시고 상대 배우들도 다 편하게 해주셔서 좋았다. 리딩부터 부부 같고, 초등학교 동창 같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오빠(박호산)가 두살 위다. 많이 받아주셔서 감사했다"라고 했다.
박호산은 이어 "영화 '와니와 준하'에서 만났다. 그리고 '아가멤논'에서 부인 역할로도 만났다. 세 번째로 커플로 만나는 거다. 호흡도 잘 맞고 부군께서 연출님이라 그 형님과도 작업한 적이 있어서 많이 알고 있어서 편했다"라고 했다. 이어 김수진은 "평소 연락하는 사이는 아니다. (번호) 지웠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예수정은 촬영 중 고생한 장면에 대해 "죽음에 가까이 간 적이 있다. 너무 추워서. 장소가 바람이 많이 부는 장소였다. 비를 맞는 장면이었는데 바람이 많이 부니까 물이 말랐다. 배우한테 물을 뿌리면 배경의 전봇대에 물이 마르고, 전봇대에 물이 마르면 배우한테 물이 말랐다"라고 했다. 
박호산도 당시에 대해 "너무 인상적이었다. 살수차 아래서 선생님이 서 계신데 부들부들 떠시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라고 거들었다. 이에 예수정은 "비 맞는 연기를 많이 했는데 전봇대가 말랐던 경험은 처음이었다. 다음엔 꼭 살수차 2대를 동시에 써달라"라며 웃었다. 
또한 예수정은 "촬영할 때 제일 즐기는 게 세트가 아니라면 촬영 장소를 좋아한다. 그래서 장소에 대역을 써서 리허설을 하면 오히려 저한테 방해가 된다. 낯선 장소가 저한테 주는 미스터리가 저한테 그대로 들어오는 게 좋다. 더해서 상대 배우가 어떤 식으로 공을 던질지 모르지 않나. 기본적인 불확실성 앞에 있는 한 존재에 긴장감이 있는 거다. 그걸 즐긴다. 그래서 미리 이 장면에 어떤 것을 연습이라고 해야 하나, 예상이라는 걸 갖고 간다. 그런데 저는 기꺼이 던진다. 그 불확실성에서 오는 걸 훨씬 더 받아들인다. 그래서 아마 저한테서 나온다기 보다 공간, 상대방의 불확실성에서 주고받는 긴장감의 에너지가 미스터리인 것 같다"라고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대해 자평했다. 
끝으로 관전 포인트에 대해 송연화 감독은 "첫 방송에 잔치 씬이 나온다. 마을에 사는 모든 등장인물이 나온다. 이 때 이 사람의 행동, 대사를 유심히 지켜보시면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며 보는 재미가 있으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호산은 "4부인데 대본이 딱 '기승전결'로 느껴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게 회마다 기승전결이 있다. 작가님이 건축학과 출신이라 그런가 구조학적으로 잘 돼 있는 것 같다. 일주일에 1회만 해도 한 편의 영화 같다고 생각했다. 떨어져서 불안한 게 아니라 안도감이 생긴다. 1회 보고 2회 언제인지 궁금한 분들 있으실 텐데 매 회 기승전결이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수진은 "이 작품이 섬짓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아들 인성 역을 한 효재 배우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이 각자의 이야기만 갖고 해도 한 편씩 나올 정도로 이야기들이 탄탄하다. 그래서 한 인물  버릴 것 없이 유심히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끔은 멈춰서서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여러가지 질문들을 던질 수 있고 답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라고 했다. 
예수정은 "관전 포인트라기 보다 제가 이 작품을 봤을 때 조준, 발사 그리고 어떤 사건이 일어나고 굉장히 독특하고 좋은 작품이라 느꼈던 게 보통 사람의 '악'이 아무런 강조점 없이 보인 것 같다. 제가 평상시에 늘 의문점을 가졌던 부분이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의 정리에 의해 어떤 행동을 하는, 흔히 외부에서 말하는 따뜻한 집단이라고 이야기하는 집단의 맹점이었다"라며 "모든 걸 이성에 의해 행동하기 보다 정리로 판단하다 보니 그런 사회에서 '악'이 우후죽순 격으로 많이 일어날 수 있고, 그런 사회에서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는 걸 느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사건에 이런 이야기는 없는데 배경으로만 들어와 있다. 그래서 '시골 미스터리'라는 말을 붙이나 싶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은 윤리가 있는 사회의 모습이 내가 속한 사회의 모습 같았다. 그런 모습이 주제와 거의 동등하게 느껴지는 장점이 있었다"라며 "작가 분에 대해 굉장히 놀랐다"라고 덧붙였다. 
제작발표회 말미 박호산은 '시골 미스터리'에 대해 '시스터리'라고 명명하며 독보적인 '멧돼지사냥'의 장르를 한번 더 규정하기도 한 터. '멧돼지사냥'이 이름처럼 '시스터리'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멧돼지사냥'은 오늘(1일) 밤 10시 30분에 첫 방송되며, 이후 4주 동안 같은 시간대에 시청자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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