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온 손님’ 구대성, 두산 캠프 깜짝 방문…시드니 銅 주역 뭉쳤다 [오!쎈 시드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2.01 12: 00

얼마 전 호주프로야구에서 노익장을 과시했던 레전드 좌완투수 구대성(54)이 두산 스프링캠프 현장을 깜짝 방문했다. 
1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서 시작된 두산 베어스의 2023 스프링캠프. 선수들의 점심식사가 한창인 정오 쯤 낯익은 얼굴이 블랙타운 메인구장 관중석을 찾았다. 하늘색 셔츠, 베이지색 반바지 차림의 중년은 KBO리그 레전드 좌완투수 구대성이었다. 
호주에 거주 중인 구대성은 이승엽(47) 감독을 만나기 위해 블랙타운을 찾았다. 구대성은 “이승엽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기 온 것”이라고 웃으며 취재진 인터뷰를 정중히 고사했고, 이후 이승엽 감독과 관중석에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눴다. 이승엽 감독과 대화를 마친 뒤에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두산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두산 스프링캠프를 찾은 구대성 / backlight@osen.co.kr

이승엽 감독과 구대성은 23년 전 시드니에서 한국야구 부흥의 서막을 함께 열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승선해 3, 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한국야구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메달)을 안겼다. 
담소를 나누고 있는 두산 이승엽 감독(좌)과 구대성 / backlight@osen.co.kr
시드니 블랙타운 베이스볼센터에는 당시 영광이 동판을 통해 그대로 남아있다. 두산이 훈련하는 메인구장 중앙 출입구 쪽 기둥에 동메달을 따낸 24명의 이름이 한 명씩 새겨져 있다. 이승엽 감독, 구대성을 비롯해 김한수 두산 수석코치, 박진만 삼성 감독, 김기태 KT 2군 감독, 이병규 삼성 수석코치 등의 영문이름이 23년이 지난 지금도 시드니에 남아 있다. 
이승엽 감독은 “나도 캠프 도착 후 동판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일본과 3, 4위전이 열렸던 구장은 이 곳이 아니다”라고 웃으며 “23년 전인데 김한수 수석코치, 홍성흔, 구대성, 정민태, 송진우 선배 이름까지 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구대성에게도 이를 봤냐고 묻자 “당연하다. 그런데 아무도 거기 있는 선수가 누군지 모른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구대성은 최근 마무리된 호주프로야구(ABL) 질롱 코리아에 깜짝 선수로 나서 3경기(2⅓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으로 구대성은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1969년생인 그는 질롱 코리아 감독을 맡았던 지난 2019년 1월 20일 이후 4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최고 구속 123km를 뿌리며 야구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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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블랙타운 구장에 시드니 올림픽 한국 동메달리스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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