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졸전, 에드먼 기용 납득 안 돼" 분노한 레전드 정면 비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11 14: 10

KBO리그 통산 2318안타로 4차례나 타격왕을 차지한 레전드 강타자 양준혁(54) 해설위원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기 탈락 위기에 놓인 한국 야구 대표팀의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이강철(57) 감독의 경기 운영을 정면 비판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WBC B조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4-13 완패를 당했다. 첫 경기였던 지난 9일 호주전에서 7-8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한일전에도 사사구 9개를 남발하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2연패, 조기 탈락 위기에 놓였다. 
많은 야구인들이 참담한 결과에 할 말을 잃은 가운데 양준혁 위원이 통렬한 비판을 했다. 이날 자신의 SNS 채널을 통해 양 위원은 “대한민국 야구가 이것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너무 속상하다. 이제까지 안주한 한국 야구 현실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내가 본 최악의 경기다. 이제까지 본 국제 경기 중 최고 졸전이다. 대놓고 갖다 바치는 경기였다”고 지적했다. 

3회말 무사 1루에서 일본 겐다가 한국 에드먼의 태그에 앞서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이어 양 위원은 “호주전부터 너무 말도 안 되게 졌다. 이강철 감독이 책임을 져야 한다. 선수들에게 그냥 맡겨선 안 된다. 필요할 때는 감독이 개입해서 작전을 쓴다든지 선수 교체를 한다든지 해야 하는데 타순만 짜놓고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 대책 없는 투수 교체가 아쉬웠고, 타선에선 테이블세터가 부진했다”고 꼬집었다. 
그 예로 양 위원은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최초로 태극마크를 단 메이저리거 토미 에드먼 기용 방법을 거론했다. 2경기 연속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한 에드먼은 호주전 4타수 1안타 1볼넷, 일본전 4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다. 연습경기 때부터 좋지 않았던 타격감이 본경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연습경기 때 절정의 타격감을 뽐낸 김혜성은 2경기에서 교체로 1타석(볼넷) 들어선 게 전부. 
양 위원은 “에드먼이 애국심도 좋고, 세인트루이스에서 골드글러브를 받은 선수인 건 안다. 하지만 한판으로 갈리는 단기전에선 컨디션 좋은 선수가 나가야 한다. 에드먼이 대체 불가 선수라면 얘기가 다르지만 김혜성이라는 좋은 선수가 있고, 오지환도 있다. 메이저리거라고 해서 이렇게 못 치는데 주구장창 경기에 내보내는 것은 도저히 납득이 안 간다. 메이저리거인 만큼 경기에 먼저 나갈 순 있다. 하지만 안 좋으면 빨리 바꿔줘야 했다. (에드먼을) 조금 쉬게 해주면서 김혜성이나 오지환을 써봐야 했다. 김하성까지 1~2번에서 맥이 끊기니 경기가 안 풀렸다”고 답답해했다. 
한국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투수 기용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양 위원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광현 다음 원태인까지는 이해하는데 그 다음 투수 교체가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한일전 선발투수 얘기가 나왔던 구창모나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박세웅 같은 투수들이 승부가 다 넘어간 뒤에 나왔다. 승부를 걸 때 이 선수들을 쓰고 졌으면 이해를 하는데 답답했다”고 말했다. 
결국 호주전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 가장 아쉽게 됐다. 양 위원은 “호주전에 올인했어야 했다. 김광현을 써서라도 호주부터 잡고 봐야 했다. 호주한테 지면서 일본전이 더 긴장되고 어렵게 되면서 악수가 되고 말았다. 이기고 있었던 경기였는데 무조건 잡고 봐야 했다”고 거듭 한숨을 내쉬며 “이강철 감독이 3년 선배이지만 이런 건 얘기를 해야 한다. 감독은 책임지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들이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올해 한국 야구가 어떻게 될지 암담하다”고 걱정한 양 위원은 “국가대표팀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국가대표 감독을 따로 운영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야인 중에 류중일 감독님이나 김성근 감독님 같은 분이 있다. 김태형 감독도 좋다”며 다시 전임 감독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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