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뛰길 원하신다” 은퇴 고민→현역 연장 가닥…김연경은 팬들이 눈에 밟혔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4.07 06: 00

2022-2023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고민했던 ‘배구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 그러나 시즌 내내 인천 삼산체육관을 가득 메운 배구 팬들을 보니 코트를 떠난다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다. 김연경은 고민 끝 현역을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한국도로공사와의 5차전에서 풀세트 접전 끝 2-3으로 패했다.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은 시리즈 2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며 통합우승이 좌절됐다. 
2008-2009시즌 이후 14시즌 만에 우승을 노렸던 김연경은 쌍둥이 파문에 신음했던 2년 전에 이어 또 다시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30점(공격성공률 45.45%) 투혼은 기적의 업셋 희생양이 되며 빛을 보지 못했다. 

도로공사 박정아, 배유나와 흥국생명 김연경이 시상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3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에 포효하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경기 후 만난 김연경은 “너무 아쉽다. 5차전까지 하면서 많은 기회가 왔었고, 그 기회를 놓치면서 결국 이런 결과가 나왔다. 아쉽게 생각한다”라며 “오늘도 3세트 때 먼저 리드를 하고 있다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5세트도 13-15로 지면서 준우승으로 마쳤다. 많이 아쉽다”라고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이번 챔프전의 최대 화두는 2022-2023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는 김연경의 거취였다. 김연경이 시즌 도중 은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그의 결정에 관심이 더욱 집중됐다. 김연경은 “오늘도 봐서 아시겠지만 많은 팬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셨다. 그분들이 내가 더 뛰길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걸 생각 안 할 수가 없다. 또 가족들, 여기 기자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원하신다. 잘 생각해서 결정하려고 한다”라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김연경은 2023-2024시즌에도 현역으로 뛰려면 9일부터 2주 동안 FA 협상에 임해야 한다.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김연경이 계속 경기했으면 좋겠고 흥국생명에서 했으면 좋겠다”라며 “우리 팀에는 잠재력이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김연경이 있어야 그 선수들을 잘 키울 수 있다. 나만의 방식을 가르치고 키플레이어 김연경과 함께 시즌 시작부터 젊은 선수들을 지도해나가고 싶다”라고 김연경의 잔류를 바란 터.
흥국생명 김연경이 준우승 트로피를 건네 받고 있다. 2023.04.06 /jpnews@osen.co.kr
김연경은 “FA가 됐다는 게 신기하다. 현재 원소속팀 흥국생명 구단과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가능성은 열려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알기로는 챔피언결정전 끝나고 3일 뒤부터 FA 협상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그 때 흥국생명을 비롯해 잘 결정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렇다면 만일 이날 우승을 했다면 마음이 바뀌었을까. 김연경은 “그건 모르겠다”라며 “우승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고민이 된다. 많은 분들이 더 뛰는 걸 원하시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결정으로 거취를 결정하기가 그렇다. 이게 쉬운 결정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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