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보라’ 황찬성 “데뷔 17년차…원동력은 나의 ‘욕심’”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05.26 09: 29

가수 겸 배우 황찬성이 ‘보라! 데보라’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계획을 전했다.
지난 2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ENA 수목드라마 ‘보라! 데보라’ 황찬성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종영한 ‘보라! 데보라’는 연애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연애코치 데보라(유인나)와 연애는 진정성이라는 출판 기획자 수혁(윤현민)이 함께 연애서를 만들며 시작되는 과몰입 유발 로맨스로, 황찬성은 극중 바람둥이 나쁜 남자 노주완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종영 소감에 대해 황찬성은 “작년 8월에 촬영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시간이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촬영이 금방 끝났고, 다음 주가 있을 것 같은데 벌써 막을 내리게 됐다. 촬영을 워낙 재미있게 해서 시원섭섭한 느낌이 든다”라고 전했다.
촬영 현장에 대해 “환상적이라고 해야 할까. 군더더기 없이 너무 좋았다. 리허설 때부터 좋은 텐션으로 계속 이어져 왔다.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장면 하나하나에 정성을 많이 들이고 있구나, 라는게 느껴졌다”라며 “‘오늘은 어떤 호흡이 나올까’하는 기분 좋은 생각이 들 정도로 촬영을 하러 가는 길이 너무 즐거웠다”라고 회상했다.
유인나, 윤현민 등 ‘로코 선배’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는 (로맨스 장면을) 많이 보진 못했지만, 방송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혼자 읽었던 대본 속의 장면과 배우들이 연기했을 때의 합을 다시 보며 ‘이걸 저렇게 표현했구나. 되게 좋다’라고 많이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감독님이 많이 가르쳐 주신 부분도 많았다. ‘주완이의 조금 더 쓰레기 같은 면모를 추가해달라’는 주문도 있었고, 제가 준비한 것에 더불어 상호작용하며 장면을 만들어갔다. 전체적인 그림은 감독님이 봐주신 것과 마찬가지니, 감독님 덕분에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걸스데이 박소진, 아이콘 구준회 등 가수 출신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던 그는 “동지애가 느껴져서 반가웠다. 서로 초면이라 과하게 반가워하면 부담스러울까 봐 표현은 하지 못했지만, 동지애 같은 게 있었다”라고 웃으며 “현장에서 호흡을 함께 맞출때 느낀 건데, 너무 잘 하시더라. 두 분 다 가수를 하다가, 아이돌을 하다가 배우를 했다, 라는 수식어로 보이지 않았다. ‘그냥 잘하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언급했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 ‘노주완’에 대해서는 “많이 특이한 캐릭터다. 혈기 왕성한 젊음의 끝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며 “주완이는 자신이 젊고, 능력있고,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보라와 결혼을 해야겠다는 마음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더 만끽하고 자아 실현을 더 우선시 하고 싶은 인물이다. 보라를 사랑했지만, 여느 다른 사람들이 하는 깊은 사랑은 아니었던 것 같다. 보라와 헤어진 후 다시 직진을 하는 주완이는 아마 몹쓸 소유욕이었던 거 같다. 남의 떡이 더 커보이지 않았을까. 못난 놈이다”라고 분석하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과 미팅 전에 대본을 죽어라 보면서 분석을 나름대로 해갔는데, 감독님께서 ‘너는 (준비를) 다 해왔네’라며 되게 많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했다”라며 “평온하던 드라마 속에서 위기감을 자아내는 캐릭터로 확실하게 시청자분들께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주완이라는 인물을 이해하는 것에 있어 배우로서 도전적인 면도 있었다. 그래서 매력있는 작품이라고 느꼈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캐릭터 연기에 대한 비하인드도 전했다. 황찬성은 “주완이가 잘못하면 정말 희대의 쓰레기가 될 것 같더라. 그렇게 되면 드라마 안에서 너무 꼴 보기 싫은 역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선은 넘지 말자’고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그렇게 해도 욕은 많이 먹은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극중 보라와 주완이의 초반부에 이어 인연이 계속되지 않나. 그래서 ‘보라가 생각한 주완이는 어떤 사람이었을까?’라고 생각하면 주완이가 너무 인간적으로 나쁜 인물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름대로 캐릭터 구상에 여러가지 요소를 넣어 시청자들이 봤을 때 어느 정도 이해는 될 법한 인물로 그려내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2006년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배우’로 먼저 연예계에 데뷔한 황찬성은 2008년 9월 2PM으로 데뷔했다. 이후 연기와 가수를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어느새 배우 데뷔 ‘17년차’를 맞이한 황찬성은 “사실 (배우로서의 모습이)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물론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 같은 것은 노하우가 나름 생겼다. 하지만 작품마다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기도 하고, 좋은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 같은 것들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항상 잘 해내야한다는 긴장이 있는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반응이 다양하긴 하지만, 아직 2PM 활동 당시 ‘짐승돌’의 느낌이 강렬하게 남아있는 분들은 (내 연기 활동을) 어색하게 보시는 거 같다”라고 되돌아 보기도. 배우로서의 고민에 대해서는 “아직 저에게 딱 맞는, 배우로서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생기지 않은 것 같다”라며 “저는 작품도 다양하게 하고 싶고, 도전도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스스로도 ‘어떤 게 가장 나에게 잘 맞는 배역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잘 못하겠다. 배역을 맡고, 그 배역을 연구하는 것과 막상 연기를 하면서 배역에 대해 알아가는 부분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인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대표적인 캐릭터가) 생길 수 있는 작품을 만나길 기다리고 있지만, 만약 그런 이미지가 생긴다면 또 새로운 고민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작품을 고르는 기준에 대해서는 “‘매력 있다’라는 관점이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매력적이라고 느끼면 참여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황찬성은 “예를 들어 ‘거침없이 하이킥’의 경우, 원래 대본에는 없는 캐릭터였는데 감독님께서 오디션을 본 후 제 이름을 딴 캐릭터를 만들어주신 거다. 그땐 대본으로 봤을때 정확히 어떤 캐릭터 인지 조차 몰랐는데, 촬영을 1년 정도 하다보니 캐릭터가 더욱 선명해져서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고귀남은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있었다. 사실 고귀남은 100회가 넘어가는 원작 웹툰에서 두번 나오는 분량이었다. 이후 내 스스로 ‘짠돌이’ 등 설정을 생각해 캐릭터를 구상해 감독님에게 제안을 했는데, 너무 좋아해주시면서 작품에 포함시켜주시더라. 이처럼 어떤 캐릭터적인 매력 포인트가 발견되면 재미있게 작업을 하게되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보라! 데보라’로 ‘배우’ 황찬성의 필모그래피 하나를 마무리한 그는 가수, 사진전 등 더 많은 활동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올 초에는 사진전도 했고, 올해는 2PM 콘서트도 앞두고 있다. 이래 저래 하고 싶은 게 많다”라며 “노래와 연기도 병행할 거다. 개인적으로 보컬 레슨도 받고 있다. 연기 발성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이제 가수 15, 16년차가 되었는데, 여러모로 조금씩 더 나아지는 모습은 팬분들께 보여드려야 하지 않겠나. (변화가) 보이실지는 모르겠지만, 노력을 조금 더 해야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2017년 연극 ‘나의사랑 나의신부’와 뮤지컬 ‘알티보이즈’, ‘스모크’ 등에서도 활약을 펼쳤던 그는 “연극이나 뮤지컬도 굉장히 하고 싶다. 그런데 준비할 시간이 물리적으로 없다 보니 못하고 있다. 했던 공연을 다시 한다고 하더라도, 안 한 지가 좀 되어서 최소 한달 정도는 오롯이 공연 연습에만 집중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여유가 나오지 않는다. 제대로 공연을 해내지 못하면 공연 측도, 저에게도 손해이지 않나. 사실 작품 제안도 왔었지만, 고사도 몇 번 했다”라고 말했다.
향후 계획도 귀띔했다. 황찬성은 “오는 9월 한국에서 2PM 데뷔 15주년 기념 콘서트를 하게 됐다. 10월에는 해외 공연 계획도 있다”라며 “개인적으로는 팬미팅을 해보려고 알아보고 있다. 요즘에는 팬미팅을 거의 콘서트 수준으로 노래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목을 좀 튜닝을 해놔야 할 것 같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황찬성은 “예전에 ‘엔터테인먼트 활동을 평생 했으면 좋겠다’라는 꿈을 꿨었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 평생의 과제로 남겠지만, (과거의 내가) 좋은 꿈을 꿨다고 생각한다”라며 “계속 활동을 한다는 게 말이 쉬워보이지, 사람들도 저를 계속 찾아 줘야 하고, 저 역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서는 스스로 계속해서 돌아가고 있는 상태가 지속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걸 열정이라고 할지, 욕심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게 나의 원동력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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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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