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 안 되다 보니…도망간다" 160km 괴물도 19살, 스스로 인정한 성장통, 서두를 것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6.05 10: 00

“요즘은 제 마음대로 안 되다 보니…”
한화의 특급 신인 투수 김서현(19)은 지난 4일 대전 삼성전을 앞두고 어린이 팬들을 만났다. 한화 구단이 ‘키즈데이’를 맞아 준비한 1일 어린이 기자단 행사에 김서현이 참석했다. 일일이 공에 사인하고 전달하며 기념 사진 촬영도 했다. 
어린이 팬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대답한 김서현은 최근 느끼는 속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타자를 상대할 때 마음가짐에 대해 “고등학교 때는 ‘내 공을 쳐봐라’ 이런 생각이 컸지만 요즘은 제 마음대로 안 되다 보니 도망가는 느낌이 조금 큰 것 같다”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한화 김서현. 2023.05.17 / dreamer@osen.co.kr

한화 김서현. 2023.05.14 /cej@osen.co.kr

올해 전체 1순위 신인으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한 김서현은 4월 중순 1군에 데뷔했다. 트랙맨 기준 최고 160km 강속구를 뿌리며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최원호 감독 체제 첫 경기였던 지난달 12일 문학 SSG전에선 데뷔 첫 세이브를 거두며 필승조로 격상됐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선 고전을 거듭하고있다. 4⅓이닝 동안 안타 7개를 맞았는데 볼넷 7개에 몸에 맞는 볼 2개로 제구 난조가 뚜렷하다. 삼진도 4개밖에 잡지 못하면서 6실점, 평균자책점은 12.46에 달한다. 2.08까지 낮추며 1점대를 바라보던 시즌 평균자책점도 최근 5경기 사이 4.67로 치솟았다. 
4일 대전 삼성전에도 김서현은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1피안타 3볼넷 1사구 1탈삼진으로 고전했다. 총 투구수 31개 중 스트라이크(14개)보다 볼(17개)이 더 많았다. 멀티 이닝에 도전했지만 7회 1사 만루 위기를 만들고 내려갔다. 다음 투수 강재민이 실점 없이 막아준 덕분에 실점을 면했다. 
한화 김서현. 2023.05.14 /cej@osen.co.kr
한화 김서현. 2023.04.28 /ksl0919@osen.co.kr
구속은 150km대 중반으로 여전히 빠르지만 제구가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구-슬라이더 투피치에 가깝게 던지면서 타자들의 노림수에 쉽게 걸려든다. 최근에는 체인지업 구사 비율도 높이고 있지만 제구가 안 잡히는 날에는 구종과 관계없이 주자를 쌓으면서 힘겨운 투구를 한다. 
공 빠른 유망주들이 흔히 겪는 성장통이다. 이제 19살밖에 되지 않은 선수라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최원호 한화 감독도 “어린 선수이다 보니 좋은 날과 안 좋은 날이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계속 (마운드에) 집어넣어야 한다”며 성장을 위한 과정이라고 바라봤다. 
김서현보다 늦게 뽑힌 동갑내기 신인들이 두각을 드러내면서 심적으로 쫓길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김서현 바로 다음에 뽑힌 2순위 투수 윤영철(KIA)이 팀의 핵심 선발로 자리매김했고, 중간투수 박명근(LG)과 외야수 김민석(롯데)도 올스타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김서현은 서두르지 않는다. 자신의 야구에 집중한다. “야구를 잘하고 싶어도 안 될 때가 있고, 갑자기 잘 될 때가 있다. 야구는 1년간 경기가 많고, 기복이 크다. 잘하든 못하든 다 받아들일 줄 아는 멘탈이 필요하다”는 김서현은 올스타 후보가 된 동기 신인들에 대해서도 “그 친구들은 충분히 올스타가 될 수 있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저는 아직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올스타전에 못 가더라도 시즌이 남아있다. 남은 시즌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 올스타를 노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한화 김서현. 2023.05.03 / dreamer@osen.co.kr
한화 김서현. 2023.05.03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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