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빌런 만들기 멈춰"...'말아톤' 감독, 발달장애 인식 우려 [전문]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08.02 22: 14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웹툰작가 주호민 가족을 향한 과도한 비난 여론을 경계했다. 
정윤철 감독은 최근 개인 SNS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했다. 그는 글에서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라며 "안 그러면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 땅의 수많은 초원이('말아톤' 주인공 이름)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윤철 감독은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봤다"라고 덧붙였다.
주호민 부부는 지난해 자폐 증상이 있는 자신의 첫째 아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담당 검사는 해당 교사에게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했고, 재판이 진행되며 해당 교사는 직위가 해제된 상태였다. 이 가운데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으로 인해 교사 인권과 학부모들의 교권 간섭 및 침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주호민 가족을 향한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정윤철 감독은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말아톤'을 연출한 영화 감독이다. '말아톤'은 자폐성 장애를 가진 청년이 마라톤을 통해 성장하고 소통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로 호평받았다. 
다음은 정윤철 감독의 글 전문이다. 
나는 '말아톤' 감독으로서 특정 웹툰작가에 대한 멸문지화급의 과도한 빌런 만들기를 멈추고, 그의 아들을 포함한 많은 발달 장애 아이들이 집 근처에서 편안히 등교할 수 있도록 특수학교를 대폭 증설하고 예산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언론과 여론이 힘을 쏟길 바란다. 아울러 특수 학교를 세우려할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길길이 뛰며, 장애를 지닌 아이 부모들이 무릎을 꿇고 빌도록 만드는 고질적인 님비 현상을 재고하는 계기 또한 되길 빈다.
안 그럼 웹툰작가의 별명인 '파괴왕'처럼 발달장애인에 대한 인식 고양을 위해 쌓아온 그 동안의 사회적 노력들이 물거품이 되고, 이땅의 수 많은 초원이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 찍힐 우려가 크다. 선생님들의 권익도 중요하지만 언론은 항상 기저에 깔린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진짜 빌런을 추적해야할 임무가 있다고 본다. 을과 을의 싸움이 지닌 무의미함과 비극성은 영화 '기생충'에서 충분히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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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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