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없었다".. '팀 킬 논란' 황대헌, 박지원 혼자 실수 "마녀사냥 그만"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4.04.07 09: 35

'팀 킬 논란'의 중심에 서 있던 쇼트트랙 황대헌(강원도청)이 박지원(서울시청)과 또다시 충돌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둘 사이에 물리적인 접촉이 없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황대헌과 박지원은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차 선발전 남자 500m 준결승 2조 경기에서 맞붙었다. 
그런데 첫 바퀴를 돌 때 박지원이 넘어졌다. 공교롭게 황대헌이 박지원을 추월하려던 상황이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중계 화면을 보면 빨간색 헬멧을 쓴 황대헌이 코너 부근에서 흰색 헬멧의 박지원을 밀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때문에 박지원은 중심을 잃고 펜스에 부딪혔다. 

[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유튜브

1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KB금융 CUP-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023/24' 2일차 경기가 열렸다.쇼트트랙 황대헌이 남자 1000m 결승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과 함께 포즈를 취하는 황대헌. 2023.12.16 / dreamer@osen.co.kr

둘은 지난 시즌에만 3차례 충돌한 바 있어 팬들의 관심이 쏠린 상태였다. 지난해 10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m 2차 레이스 결승 때 황대헌이 박지원을 뒤에서 밀어 넘어지게 만들었다. 당시 황대헌은 옐로카드(YC)를 받았다. 
이어 지난 3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과 남자 1000m 결승에서 잇따라 충돌했다. 두 번 모두 황대헌이 박지원의 몸에 손을 대는 접촉 상황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가해자가 된 황대헌은 유독 박지원을 상대로 일어난 '팀 킬 논란'에 대해 해명에 나서야 했다. 황대헌은 충돌 상황에 대해 "서로 경쟁하던 상황이었고 시합을 하다 보면 충분히 그렇게 많은 상황들이 많이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쇼트트랙은 변수가 많다. 그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또 지원이형이어서 되게 마음도 안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절대 고의로 그런 거 아니니까 너무 오해하진 않으셨으면 좋겠다. 경쟁을 하다가 생긴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중계 화면을 본 팬들은 황대헌을 비난하고 있다. "절대 고의가 아니다"고 주장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충돌이 일어난 점을 비난한 것이다. 실제 황대헌의 개인 소셜 미디어(SNS)는 이미 4번째 충돌을 두고 비난하는 댓글이 가득한 상태다. 
[사진]KBS 유튜브
하지만 일부 팬들은 황대헌과 박지원의 충돌은 없었다면서 황대헌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의 근거는 KBS가 공개한 화면이다. 
KBS가 유튜브에 공개한 화면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중계 화면과 다른 각도에서 찍은 것이다. 황대헌과 박지원이 충돌한 것처럼 보이는 지점이 좀 더 잘 보인다. 
이 화면을 보면 황대헌과 박지원 사이에 '충돌'이라고 할 만한 물리적인 접촉은 없다는 것이다. 황대헌이 빠르게 접근, 조금 무리한 추월을 시도하고 박지원의 오른손이 황대헌의 얼굴과 겹치는 것 같지만 크게 문제 소지가 있는 장면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트트랙 종목은 작은 경기장에서 워낙 빠른 스피드로 달리는 종목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수많은 카메라가 동원되고 비디오 판독이 오래 걸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미세한 접촉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날 황대헌은 이 경기에서 아무런 페널티를 받지 않았다. 심판진은 박지원이 밀려 넘어진 듯 보이는 장면이 황대헌의 동작과는 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황대헌과 박지원의 충돌이 이번에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팬들은 "그동안 황대헌이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번 레이스에서는 박지원 혼자 넘어진 것 같다. 마녀사냥이 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17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KB금융 CUP-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2023/24' 3일차 경기가 열렸다.남자 1500m 결승전, 2위를 차지한 대한민국 박지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2.17 /sunday@osen.co.kr
황대헌과 박지원의 충돌을 팬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파벌싸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이다. 쇼트트랙은 매번 한국체육대학(한체대)과 비한체대 선수간 파벌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공교롭게도 박지원은 단국대 출신이고 황대헌은 한체대를 나왔다.
더구나 박지원은 이번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하면 병역 혜택 기회를 잡지 못하게 된다. 지난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 세계랭킹 1위를 한 박지원이지만 정작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한편 7일 같은 장소에서는 남녀 1000m 경기가 펼쳐진다. 남자 경기에서 황대헌과 박지원이 다시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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