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에 날아간 '제2의 손흥민' 꿈.. 진호승, 7명 살리고 하늘로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4.05.13 18: 24

음주 운전이 결국 젊은 축구 선수의 꿈을 빼앗아갔다. 그러나 대신 7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지난 2022년 9월 24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진호승(22) 님이 뇌사장기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고 13일 밝혔다.
이어 "가족의 기증 동의로 진호승 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좌, 우), 간장, 신장(좌, 우), 췌장, 안구(좌, 우)를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덧붙였다. 진호승 씨의 사연이 2년 만에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진 씨는 2022년 9월 20일, 친구를 만난 후 전동 킥보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 음주 운전 차에 치여서 쓰러졌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진 씨는 뇌사상태가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당시 가족들은 젊고 건강한 아들을 이대로 떠나보낼 수 없었고, 기증을 통해 누군가가 아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심장으로 가슴도 뛰는 그런 일상을 살 수 있겠다는 희망에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진 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늘 먼저 다가가는 정이 많은 친구였다.
어릴 적부터 제2의 손흥민이 되길 꿈꾸며 10년 넘게 축구 선수로 활약한 진 씨는 고등학교 때 인천 유나이티드 유소년팀에서 활동하다 졸업 후 독일에서 1년 정도 유학 생활도 했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시간이 지날수록 꿈이 많고 젊었던 아들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운동을 한 건강한 몸이라 7명이라는 많은 생명을 살리고 떠났기에 누구라도 이런 삶을 살고 간 사람이 있었다고 함께 기억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언론에 알리는 용기를 냈다.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진 씨의 어머니 김보민 씨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해 "호승아, 꿈에 엄마한테 왔었잖아. 엄마가 울면서 너 이 녀석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고 호통치면서 너 얼굴 어루만지면서 울었잖아. 그랬더니 네가 잘 지내고 있다고 엄마 잘 지내라면서 꼭 안아줬잖아. 엄마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하늘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 엄마 아들로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사랑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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