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겹다! 지겹다!' 잘해도 4점-막아도 4점…김민재만 다른 기준 적용한 빌트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바라보는 독일 빌트의 시선은 시즌 전반기 평가에서도 끝내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력 전반을 낮게 평가해 온 기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듯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의 2025-2026시즌 전반기 종합 평점에서 김민재를 사실상 최하위권으로 분류했다.

분데스리가 전반기를 마치고 연말 휴식기에 들어간 가운데, 빌트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 전원의 전반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독일식 평점 체계는 1점이 최고, 6점이 최악이다. 학점으로 치면 1점은 A+, 2점은 A, 3점은 보통 수준, 4점은 부진, 5점은 매우 부진, 6점은 낙제에 가깝다.

김민재가 받은 평점은 4점이었다. 빌트는 김민재에 대해 실수가 잦았고 중앙 수비수 가운데 가장 약했다는 짧은 설명을 덧붙였다. 같은 포지션의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모두 2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평가의 간극은 상당히 크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4점이라는 점수의 무게다. 바이에른 선수단 내에서도 4점은 극히 제한적으로만 부여됐다. 주전 경쟁에서 밀렸거나 시즌 내내 부진을 면치 못한 일부 선수들에게만 적용된 평가다. 실제로 김민재를 포함해 수비수 사샤 보이, 미드필더 레온 고레츠카, 공격수 니콜라 잭슨 등 단 네 명만이 4점을 받았다.

전체적인 전반기 흐름을 고려하면 김민재의 평점은 더욱 이질적으로 보인다. 바이에른의 전반기 성적은 독일 축구 역사에서도 손꼽힐 만큼 압도적이었다. 콘라트 라이머, 요주아 키미히, 레나르트 칼, 루이스 디아스, 마이클 올리세, 해리 케인, 그리고 뱅상 콤파니 감독까지 다수의 인물이 1점을 받았다. 2점 역시 마누엘 노이어, 요나스 우르비히, 우파메카노, 타,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민재의 4점은 더욱 도드라질 수밖에 없다.

키커 기준 김민재의 전반기 순위는 바이에른 평가 대상 21명 가운데 9위다. 공격 자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점을 받기 쉬운 구조를 고려하면 결코 낮은 순위가 아니다. 수비진만 놓고 보면 김민재는 10명 중 3위에 해당한다. 콘라트 라이머가 2.71로 가장 높았고, 요나탄 타가 2.83으로 뒤를 이었다. 김민재보다 출전 비중이 높았던 우파메카노의 평균 평점은 2.95로, 오히려 김민재보다 낮았다.

주전급 선수 가운데서도 김민재보다 평점이 낮은 사례는 적지 않다. 요시프 스타니시치는 3.06, 마누엘 노이어는 3.29, 톰 비쇼프는 3.25를 기록했다. 키커의 수치만 놓고 보면 김민재를 빌트처럼 최약체로 분류할 근거는 쉽게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빌트의 시선은 시즌 내내 변하지 않았다. 김민재가 득점 과정에 직접 관여하거나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 경기에서도 평점 5점을 부여하는 등, 유독 낮은 기준을 유지해 왔다. 경기별 평가에서 시작된 이러한 기조는 전반기 종합 평점에서도 그대로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