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월드컵 참가 환영해요" 트럼프 뒷북, 의미 없었다..."수천 명 살해한 미국 못 간다" 이란 장관 '보이콧' 선언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3.12 10: 28

 의미 없는 외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축구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참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아랍 매체 '알 자지라'는 12일(한국시간)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2026년 월드컵 준비 상황과 중동 전쟁 상황에 대해 논의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대표팀이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재확인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다.
인판티노 회장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시작된 중동 전쟁 상황을 공개적으로 처음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당연히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라며 "지금 같은 시기일수록 월드컵 같은 이벤트가 사람들을 하나로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판티노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는 축구가 세상을 하나로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라고 덧붙였다.
이란 축구대표팀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참가 자격을 얻은 국가 중 하나다. 아시아 지역 예선을 가뿐하게 통과하면서 4개 대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이란은 벨기에, 뉴질랜드, 이집트와 함께 조별리그 G조에 배정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2경기, 시애틀에서 1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만약 이란과 미국이 각 조 2위를 차지한다면 두 나라가 7월 3일 댈러스에서 맞붙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정치적 이슈로 이란의 참가 자체가 위기에 빠졌다. 현재 이란은 미국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이란 프로 리그도 일시 중단된 상태다. 게다가 이란이 인접 걸프국에 있는 미군 기지를 타격 중이라 전쟁이 더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이란 대표팀이 미국 땅에서 월드컵을 치르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란은 최근 FIFA가 애틀랜타에서 주최한 참가국 회의에도 유일하게 불참했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장도 "상황이 이런데 누가 정상적으로 대표팀을 그런 곳에 보내겠느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 상관없이 월드컵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은 "이 부패한 정권(미국)이 이스라엘을 지원하며 우리 지도자를 암살하고 수천 명의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를 고려할 때 어떤 경우에도 미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환영' 발언도 이란의 마음을 돌릴 순 없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이란의 월드컵 참가 여부에 대해 "난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 이란은 심하게 패배한 나라다. 그들은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라고 딱 잘라 말했던 만큼 그의 말을 믿기 어렵기도 하다.
이란의 월드컵 보이콧이 사실상 확정된 상황. FIFA도 긴급 대책을 마련해야 하게 됐다. 정확한 규정은 따로 없지만, 본선 진출국이 기권할 시 해당 대륙 연맹의 차순위 팀에 출전권이 주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라크는 원래 볼리비아-수리남 승자와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치를 예정이었다. 다만 FIFA가 다른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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