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4, LAFC)이 옛 동료 티모 베르너(30, 산호세) 앞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LAFC 이적 후 처음으로 3골 차 대패를 피하지 못했다.
LAFC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8라운드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전에서 1-4로 졌다.
이로써 승점 3점 추가에 실패한 LAFC는 승점 16점(5승 1무 2패)으로 서부 콘퍼런스 3위에 자리했다. 특히 우승 경쟁자 산호세와 6점짜리 맞대결에서 패했기에 타격이 컸다. 2위 산호세는 승점 21점(7승 1패)을 만들면서 1위 밴쿠버 화이트캡스와 승점 차를 없앴다.


이날 손흥민은 4-3-3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내내 가장 위협적인 장면을 만든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다만 이번에도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손흥민의 올 시즌 MLS 1호 득점은 또 다음으로 미뤄졌다.

전반부터 원정팀 산호세가 경기를 주도했다. 수문장 위고 요리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해도 일찍이 이상하지 않았다. LAFC도 손흥민을 중심으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전반 33분이었다. 손흥민이 수비 사이를 뚫는 절묘한 패스를 찔렀고, 이를 받은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골문 정면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은 크로스바 위로 벗어났다. 손흥민의 도움이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기회였다.
후반전 LAFC가 와르르 무너졌다. 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티모 베르너가 반대편으로 날카로운 크로스를 보냈고, 우세니 보우다가 어려운 각도에서 마무리했다. 요리스의 올 시즌 리그 첫 실점이었다.
산호세가 순식간에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11분 베르너가 수십 미터를 질주했고, 은코시 타파리의 태클에 걸리는가 싶었으나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다. 흐른 공을 다시 잡은 베르너는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MLS 데뷔골을 뽑아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LAFC는 불운한 자책골까지 겹치면서 3골 차로 끌려갔다. 후반 14분 프레스턴 저드의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나오자, 이를 걷어내려던 라이언 포티어스 몸에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손흥민은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리며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LAFC가 한 골 따라잡았다. 후반 29분 LAFC의 크로스를 처리하려던 산호세 수비수 리드 로버츠가 공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그대로 자신의 골문 안으로 넣으며 자책골을 기록했다. LAFC가 1-3으로 한 골 따라잡으며 실낱 같은 희망을 살렸다.
하지만 반전은 없었다. 오히려 후반 35분 산호세가 한 골 더 날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니코 차키리스의 패스를 받은 보우다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골문 오른쪽 아래를 정확히 찔렀다. 경기는 그대로 산호세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토트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과 베르너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경기였다. 둘은 토트넘에서 패스를 주고받으며 골을 합작하기도 했고, 인터뷰로 여러 차례 서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만 베르너가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토트넘 완전 이적에 실패하면서 둘의 인연은 막을 내렸다.
그리고 MLS 무대에서 적으로 다시 만나게 된 손흥민과 베르너는 킥오프 전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맞대결 결과는 놀랍게도 베르너의 판정승이었다. 손흥민은 무득점을 이어가며 LAFC 이적 후 처음으로 대패를 기록,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손흥민도 드니 부앙가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웠다.
반면 베르너는 미국 팬들 앞에서 첫 골을 터트리며 1골 1도움으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산호세도 개막 후 7승 1무로 무패 행진을 질주하며 구단 역사상 최고의 스타트를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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