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FC 무너뜨린 베르너, 손흥민 향해 애정 “행복하게 뛰어 기쁘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4.20 19: 15

적으로 만났지만 분위기는 차갑지 않았다. 승부가 끝난 뒤 가장 먼저 남은 건 반가움이었다. 티모 베르너가 과거 토트넘 홋스퍼에서 함께 뛰었던 손흥민과의 재회를 반겼다. 
산호세 어스퀘이크스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사커(MLS) 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LA FC를 4-1로 완파했다. 이날 산호세의 승리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은 단연 베르너였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그는 1도움 1골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은 팽팽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산호세가 날을 세웠다. 베르너가 먼저 균열을 냈다. 후반 8분 그는 정확한 크로스로 우세니 보우다의 선제골을 도우며 흐름을 산호세 쪽으로 끌고 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불과 3분 뒤에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역습 상황에서 LA FC 수비수 한 명을 벗겨낸 뒤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독일 RB 라이프치히를 떠나 산호세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의 리그 첫 골이었다. 상징성도 컸다. LA FC가 후반 29분 한 골을 만회했지만, 베르너의 득점은 결국 이날 경기의 결승골로 남았다. 단순한 공격포인트가 아니라 팀 승부를 갈라놓은 한 방이었다.
경기 후 베르너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첫 골에 대한 만족감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첫 골을 넣어서 정말 기쁘다. 공격수에게 골과 어시스트는 정말 중요하다”라면서 “좋은 골을 넣어 두 배로 기쁘다. 팀 득점자 명단에 내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공격수에게 첫 골이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아는 답변이었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 더 시선을 끈 건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였다. 베르너와 손흥민은 낯선 사이가 아니다. 베르너는 지난 2024년 1월 라이프치히를 떠나 토트넘으로 임대 이적했고, 약 1년 6개월 동안 손흥민과 함께 뛰었다.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함께 훈련하고, 함께 경기를 뛰고, 같은 라커룸을 썼다. 그 시간 속에서 두 사람은 단순한 팀 동료를 넘어 친분을 쌓았다.
실제로 이날 경기 전에도 두 선수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재회를 즐겼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조금 더 긴 대화가 이어졌다. 베르너는 “경기 전에 손흥민과 가볍게 장난을 치면서 재회를 즐겼다. 경기 후에는 조금 더 길게 대화를 나눴다”라며 “손흥민을 미국에서 다시 봐서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상대였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여전히 좋은 기억을 공유한 옛 동료였다.
베르너의 말은 여기서 더 따뜻해졌다. 그는 “토트넘 시절 손흥민은 좋은 친구 중 한 명이었다”라며 “손흥민이 스스로 즐기며 행복하게 뛸 수 있는 곳에서 활약하는 것이 참 기쁘다. 손흥민과 만나서 행복하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한 립서비스로 보기 어려운 표현이었다. 상대를 향한 존중과 인간적인 호감이 동시에 묻어났다.
손흥민 입장에서는 뼈아픈 패배를 당한 경기였다. LA FC는 홈에서 1-4로 무너지며 충격적인 패배를 떠안았다. 손흥민 역시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와 별개로, 이날 경기에는 승패를 넘어선 장면도 있었다. 유럽 무대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던 두 선수가 미국 무대에서 다시 만났고, 한쪽은 승리의 미소를, 다른 한쪽은 아쉬움을 남겼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우정이 있었다.
결국 이날 베르너는 골과 도움, 승리, 그리고 반가운 재회까지 모두 챙겼다. 적으로 만났지만 친구로 남아 있는 관계. 그것이 이날 손흥민과 베르너가 남긴 또 다른 이야기였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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