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4, LAFC)을 어디에 세워야 하는지, LAFC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참혹했다.
LAFC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8라운드 홈 경기에서 산호세 어스퀘이크스에 1-4로 완패했다. 시즌 첫 홈 대패였다. 손흥민이 LAFC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세 골 차 패배를 경험한 경기이기도 했다.
문제는 단순한 패배가 아니다. 그동안 승리 속에 가려져 있던 LAFC의 구조적 약점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손흥민도, 드니 부앙가도 살지 못했다. 공격은 끊겼고, 수비는 무너졌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4/21/202604211714770952_69e733785118d.jpg)
전반만 보면 이상할 정도로 평온했다. 손흥민은 최전방에 섰고, 부앙가와 다비드 마르티네스를 양옆에 둔 채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8분 중거리 슈팅은 크게 떴고, 전반 26분 왼발 슈팅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전반 33분에는 마르티네스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찔러줬다. 동료가 놓쳤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4/21/202604211714770952_69e73378bfdf1.jpg)
후반 초반에도 손흥민은 기회를 만들었다. 후반 2분 부앙가의 패스를 받아 날린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이어진 장면에서는 박스 안에서 다시 슈팅했지만 수비에 걸렸다. LAFC가 흐름을 잡을 수 있었던 마지막 장면이었다.
곧바로 무너졌다. 후반 8분 우세니 보우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3분 뒤에는 티모 베르너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후반 13분에는 라이언 포티어스의 자책골까지 나왔다. 6분 동안 세 골.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더 큰 문제는 이후였다. 마르크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을 최전방에서 빼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내렸다. 티모시 틸먼을 더 앞으로 올렸다. 결과는 더 나빴다.
손흥민은 기본적으로 공간을 보고 움직이는 선수다. 최전방이나 왼쪽에서 상대 뒷공간을 파고들 때 가장 위협적이다. 반대로 내려와 경기를 조율하고, 볼을 오래 잡고,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풀어주는 유형은 아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4/21/202604211714770952_69e733793ec93.jpg)
손흥민이 토트넘 시절 '월드클래스'로 평가받은 이유는 다재다능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가장 잘하는 역할을 누구보다도 압도적으로 해내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스 산토스 감독이 그 장점을 계속 흐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손흥민은 슈팅 5개를 기록했지만 유효 슈팅은 2개뿐이었다. 페널티박스 안 터치는 단 2차례였다. 공을 잡기 위해 자꾸 아래로 내려오자 정작 골문 근처에는 손흥민이 없었다. 후반에는 아예 2선으로 이동하면서 상대 박스 안에서 존재감이 사라졌다.
팬들의 분노도 바로 이 지점에 쏠렸다. 경기 뒤 구단 공식 계정에는 "왜 손흥민을 미드필더처럼 쓰는가", "득점 기계를 스스로 망가뜨리고 있다", "부러지지 않은 걸 굳이 고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역시 "손흥민, 부앙가, 위고 요리스까지 모두 선발로 내세우고도 경기 모든 면에서 압도당했다"며 "포티어스의 자책골은 상처에 소금을 뿌린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4/21/202604211714770952_69e73379ac002.jpg)
MLS 전문 매체와 팟캐스트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LAFC는 중원에서 공이 돌지 않는다. 마르코 델가도, 호세 시푸엔테스, 티모시 틸먼이 경기 템포를 만들지 못한다. 창의적인 패스도, 전진 패스도 없다. 공격수들은 계속 고립된다.
그 결과 손흥민은 최전방에 서 있어도 공을 받지 못하고, 아래로 내려오면 정작 골문 앞에 남을 선수가 없다. 부앙가 역시 마찬가지다. 이른바 '흥부 듀오'는 이름값만 있을 뿐, 함께 살아난 경기가 거의 없다. 리그에서 두 선수가 동시에 터진 경기는 개막전 인터 마이애미전과 올랜도 시티전 정도뿐이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경기 뒤 "세컨드볼 대응이 늦었고, 패스도 정확하지 않았다. 팀 전체가 멈춰 있었다"며 "이번 시즌 최악의 수비였다"고 인정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수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4/21/202604211714770952_69e7337a1c0c6.jpg)
손흥민은 스스로 경기를 만들어내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누군가가 연결해주고, 공간을 만들어주고, 마지막 장면에서 마무리하게 해야 가장 무섭다. 좋게 말하면 득점에 특화된 선수, 나쁘게 말하자면 그다지 다재다능한 선수는 아니다. 토트넘 시절 해리 케인, LAFC에서는 부앙가와의 호흡이 중요한 이유다.
지금 LAFC는 손흥민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골도 넣어야 하고, 내려와 공도 받아야 하고, 패스도 풀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