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동화 같은 우승' 레스터, 결말은 잔혹 동화...2년 연속 강등 확정 "3부에서 뛴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4.22 07: 09

10년 전, 전 세계 축구 팬들을 울리고 웃게 했던 동화는 결국 가장 잔혹한 결말을 맞았다. '여우 군단' 레스터 시티가 끝내 3부 리그로 떨어졌다.
레스터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레스터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헐 시티와의 2025-20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44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레스터는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승점 3점을 따내야만 희박한 잔류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결과는 무승부였다. 승점 1점에 그친 레스터는 승점 41점에 머물렀고, 잔류권과 격차는 7점으로 벌어졌다. 남은 경기는 단 두 경기. 결국 레스터의 리그1(3부 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스터 구단도 경기 직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강등 소식을 전했다. 구단은 "헐 시티전 2-2 무승부로 인해 리그1 강등이 확정됐다.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3부 리그에서 뛰게 됐다"라고 발표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추락이다. 레스터는 2015-2016시즌, 5000대1의 확률을 뒤집고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레스터의 동화는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은골로 캉테가 이끌었던 그 팀은 이제 10년 만에 3부 리그로 추락했다.
경기 내용도 레스터의 올 시즌을 그대로 보여줬다. 시작부터 흔들렸다. 전반 18분 골키퍼 아스미르 베고비치의 패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베고비치가 자말 라셀스에게 건넨 공이 끊겼고, 이를 리암 밀러가 잡아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벼랑 끝에 몰린 레스터는 후반 들어 반격했다. 후반 8분 압둘 파타우가 박스 안에서 밀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조던 제임스가 강하고 낮은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세를 탄 레스터는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후반 10분 바비 데코르도바-리드의 크로스를 루크 토마스가 왼발 발리슛으로 마무리했다. 킹 파워 스타디움은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후반 19분 올리 맥버니가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강한 슈팅을 꽂아 넣으며 다시 2-2가 됐다.
레스터는 마지막까지 달려들었다. 패트슨 다카의 슈팅은 골대를 때렸고, 부상에서 돌아온 애런 램지는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교체로 들어온 해리 윙크스도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추가시간 루크 토마스의 슈팅마저 몸을 던진 세미 아자이에게 막혔다.
끝내 마지막 골은 나오지 않았다. 종료 휘슬과 함께 킹 파워 스타디움은 침묵에 빠졌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레스터는 최근 4시즌 동안 세 번째 강등을 경험하게 됐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챔피언십으로 떨어졌고, 이번 시즌 다시 리그1으로 내려간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강등이다.
레스터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당장의 초점은 남은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이다. 다만 곧바로 다시 위로 올라가기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년 전, 축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동화를 써냈던 팀. 그 동화는 이제 잔혹동화가 되어 끝났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