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가 먼저 터졌고, 선수는 잠시 멈칫했다. 전광판에 비친 얼굴 하나로 경기장의 공기가 바뀌는 순간, 정승원은 그 중심에 있었다.
지난 광주FC전에서 전광판에 정승원의 모습이 잡히자 관중석에서 큰 반응이 쏟아졌고 카메라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클로즈업이 이어질수록 소리는 더 커졌다.
정승원은 당시를 떠올리며 “경기가 잠시 끊겼는데 소리가 커서 위를 봤다. 화면에 내가 나오더라.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황해서 표정 관리만 했다. 다행히 좋게 받아들여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21일 열린 부천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다. 응원석에는 정승원을 향한 문구가 담긴 플래카드가 등장했고 그 장면 역시 전광판을 통해 경기장 전체로 퍼졌다. 정승원은 “의식적으로 전광판을 확인하려 한다. 그 장면도 봤고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며 “그 메시지에 대해선 나도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고 여유 있게 받아쳤다.
그라운드에서는 다른 모습이었다. 정승원은 오른쪽 측면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3-0 완승에 기여했다. 서울은 경기 내내 간격을 유지한 채 압박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고, 공격 전개 역시 매끄러웠다. 그는 “준비한 내용이 잘 나왔다. 압박을 언제 들어갈지, 어디서 끊을지 명확하게 공유됐고 그대로 실행됐다”고 설명했다.
흐름 관리도 달라졌다. 이전 경기 패배 이후 흔들릴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빠르게 반등했다. 정승원은 “연패를 끊는 게 중요했다. 선수들이 그 부분을 강하게 인식하고 준비했다”며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이 좋았던 이유”라고 짚었다. 이어 “상암에서는 상대가 쉽게 경기하기 어렵다. 그런 분위기를 우리가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팀 내부 변화도 감지된다. 그는 “시즌을 준비하면서 선수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우리가 지향하는 축구가 분명해졌고, 이를 실행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동계훈련 때부터 준비한 것들이 지금 경기장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술에 대해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변화의 폭이 컸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소통 방식도 달라졌다. 정승원은 “경기 중 잘 안 되는 부분이 나오면 서로 얘기를 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플레이가 정리된다”며 “나도 동료들에게 계속 말을 건다. 이유를 공유해야 팀이 발전한다”고 설명했다.
개인적인 부분에서도 준비가 이어지고 있다. 그는 “몸 관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컨디션 유지가 경기력으로 이어진다”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정승원의 움직임은 이전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진다.

눈에 띄는 변화는 또 있다. 정승원은 올 시즌 내내 유니폼 칼라를 세운 채 경기에 나선다.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궁금해하시는 걸 알고 있다. 이유는 있다”며 “골을 넣으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들과 함께할 수 있는 세리머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표는 분명하다. 정승원은 “우승이라는 목표를 숨길 필요는 없다. 그걸 바라보고 준비하는 팀”이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끝까지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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