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20, 코번트리 시티) 한국 축구 역사상 3번째로 챔피언십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명단 제외되면서 기대했던 결말을 맞진 못했다.
코번트리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코번트리 빌딩 소사이어티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시즌 EFL 챔피언십 44라운드에서 포츠머스를 5-1로 대파했다.
그 결과 코번트리는 시즌 26승째(11무 7패)를 거두며 승점 89를 기록, 2위 밀월(승점 79)과 격차를 다시 10점 차로 벌리면서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1위를 지킬 수 있게 됐다.


코번트리는 이미 지난 18일 블랙번 로버스전 무승부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한 상태였다. 그리고 안방에서 대승과 함께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서 59년 만의 챔피언십 우승, 9113일 만의 1부 리그 복귀에 성공했다. 2019년 더비 카운티에서 승격에 실패했던 프랭크 램파드 감독도 이번엔 우승으로 다이렉트 승격을 일궈내며 활짝 웃었다.

후반기 임대로 코번트리에 합류한 양민혁도 코번트리 우승의 일원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는 2007-2008시즌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WBA)의 김두현, 2012-2013 시즌 카디프 시티의 김보경에 이어 챔피언십 우승과 승격을 경험한 3번째 한국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양민혁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축하 파티를 즐기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선글라스를 낀 채 자리에서 방방 뛰며 주먹으로 천장을 두드렸고, 기쁨의 댄스를 추는 동료를 보며 밝게 웃었다.
다만 아쉬움은 지울 수 없다. 양민혁은 이번 경기에서도 벤치조차 앉지 못했기 때문. 그는 이날도 램파드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13경기 연속 명단 제외됐다.
토트넘 홋스퍼 소속인 양민혁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십 포츠머스로 임대됐다. 그는 전반기 16경기 3골 31움을 기록했고, 갈수록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입지를 다지고 있었다. 2024-2025시즌 후반기를 QPR에서 보낸 데 이어 두 번째 챔피언십 임대였다.


하지만 토트넘은 후반기를 앞두고 양민혁을 불러들인 뒤 챔피언십 1위 코번트리로 재임대보냈다. 지난 1월 부상자가 속출한 코번트리가 양민혁 임대를 요청했고, 토트넘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는 포츠머스보다 코번트리 생활이 그의 성장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패착이 됐다. 양민혁은 프랭크 램파드 감독과 직접 소통한 뒤 코번트리 이적을 결심했지만, 13경기 연속 명단 제외되는 중이다. 우승 후보 1순위인 코번트리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겠냐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지금까지 총 출전 시간은 29분에 불과하며 공격 포인트도 없다.
두 달 넘게 경기장에서 사라진 양민혁.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카트릴리지 프리 캡틴'은 "양민혁이 코번트리로 재임대될 때만 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는 포츠머스에서 16경기 3골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팬들의 사랑도 받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프리미어리그 준비 단계로 한 단계 높은 팀에서 경험을 쌓는 이상적인 선택으로 보였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1월 이적 이후 출전 시간은 단 29분에 불과하며 사실상 전력 외 취급이다. 현지 매체 분석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개인 문제만은 아니다. 코번트리가 승격 경쟁을 위해 겨울 이적시장에서 윙어 자원을 대거 보강했지만, 예상과 달리 기존 선수들이 모두 건강을 유지하면서 경쟁이 과도하게 치열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코번트리 텔레그래프'의 앤디 터너 기자는 "양은 코번트리 겨울 이적시장의 희생양이다. 처음에는 측면 자원이 부족했지만, 갑자기 상황이 바뀌었다"라며 "양민혁은 뒤에서 열심히 훈련하고 있지만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정말 불운한 임대"라고 평가했다.
지난 1월 코번트리는 사카모토 타츠히로와 에프런 메이슨클라크라는 주전 윙어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임대로 양민혁과 로맹 에세를 선수단에 추가했다. 이후 자노아 마르켈로까지 영입되며 경쟁은 더욱 심화됐다. 그리고 부상으로 빠지고 있던 선수들까지 복귀하면서 정상 컨디션 선수들조차 벤치에 앉지 못했고, 자연스레 양민혁이 밀려나고 말았다.
다만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양민혁이 사실상 후반기를 날린 건 사실이지만, 우승이라는 흔치 않은 경험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남은 두 경기에서는 기회가 돌아올 수도 있는 만큼 토트넘 복귀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더 자기 실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카트릴리지 프리 캡틴은 "이번 사례는 임대 시스템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팀 상황, 경쟁 구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유망주조차 출전 기회를 잃을 수 있다. 현재로서는 양민혁의 성장에 도움이 되지 못한 임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여전히 어린 선수인 만큼, 향후 반등 가능성은 남아 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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