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 과르디올라가 맨체스터 시티를 떠나는 순간, 영국 축구는 다시 오래된 논쟁을 꺼냈다. 과르디올라와 알렉스 퍼거슨. 누가 더 위대한 감독인가.
영국 ‘텔레그래프’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제이미 캐러거의 칼럼을 통해 과르디올라가 퍼거슨을 능가했다는 주장을 전했다. 캐러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퍼거슨이 1위라고 주장하지만, 전 세계 다른 사람들은 거의 모든 지표에서 과르디올라가 그를 능가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강하게 말했다.


논쟁이 뜨거운 이유는 분명하다. 퍼거슨은 맨유 그 자체였다. 그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26년 동안 팀을 지휘하며 3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프리미어리그 13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 FA컵과 리그컵까지 모두 손에 넣었다. 잉글랜드 축구에서 한 감독이 한 클럽을 이 정도로 지배한 사례는 다시 나오기 어렵다.
반면 과르디올라는 축구의 방식을 바꾼 감독으로 평가받는다. 바르셀로나에서 리오넬 메시, 사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함께 세계 축구의 기준을 바꿨고,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맨시티에서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에서 10년 동안 17개의 주요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7-2018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승점 100점 시대를 열었고, 이후 잉글랜드 리그 최초 4연패를 달성했다.
캐러거는 특히 맞대결과 전술적 유산을 강조했다. 2009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퍼거슨의 맨유를 2-0으로 눌렀다. 2011년 결승에서도 바르셀로나가 맨유를 3-1로 제압했다. 당시 맨유는 약한 팀이 아니었다. 퍼거슨 시대의 마지막 강팀 중 하나였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점유율 축구와 압박, 메시의 가짜 9번 활용은 맨유를 압도했다.

전술적 영향력에서도 캐러거는 과르디올라의 손을 들었다. 과르디올라는 풀백을 중앙으로 넣는 인버티드 풀백, 골키퍼의 빌드업 참여, 센터백의 플레이메이킹, 포지션 플레이를 프리미어리그에 깊게 심었다. 그가 온 뒤 잉글랜드의 많은 감독들이 공을 소유하고, 후방에서 만들고, 압박으로 빼앗는 방식을 따라 했다. 단순히 이긴 감독이 아니라, 리그의 언어를 바꾼 감독이라는 평가다.
퍼거슨 지지자들이 내세우는 반론도 강하다. 첫째는 지속성이다. 퍼거슨은 한 클럽에서 여러 세대를 만들었다. 칸토나의 팀, 베컴과 긱스의 팀, 호날두와 루니의 팀까지 계속 재건했다. 둘째는 애버딘 시절이다.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약체 애버딘을 이끌고 유럽 무대에서 성과를 냈다.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맨시티처럼 최고의 자원을 가진 팀만 맡았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온다.
캐러거는 이 반론에도 선을 그었다. 현대 축구에서는 애버딘 같은 팀이 오랫동안 전력을 지키며 유럽 정상권에 도전하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봤다. 작은 팀이 좋은 선수를 발굴하면 곧바로 빅클럽이 데려간다. 퍼거슨의 애버딘 업적은 위대하지만, 그것으로 과르디올라의 코칭 능력을 깎아내릴 수는 없다는 논리다.

돈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맨시티는 아부다비 자본을 등에 업고 성장했다. 재정 규정 위반 의혹이 따라붙었고, 이는 과르디올라 시대의 평가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지만 캐러거는 구단 행정과 감독의 전술적 천재성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맨유 역시 지난 10년 동안 막대한 돈을 쓰고도 맨시티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과르디올라는 이제 맨시티를 떠나 잠시 쉬겠다고 했다. 그가 빠진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시대를 맞는다.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가 오래 흔들린 것처럼, 맨시티 역시 과르디올라 없는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 공백의 크기가 곧 그의 위대함을 다시 증명할 수 있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