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주장 크리스티안 로메로를 향한 시선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더 선’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로메로가 아르헨티나에서 영국으로 돌아와 토트넘의 에버턴전을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은 시즌 마지막 날까지 강등 위기에 몰렸다. 에버턴전에서 승점 1만 얻어도 잔류할 수 있었지만, 패하고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리즈 유나이티드를 잡으면 49년 만의 2부 추락이 현실이 될 수 있었다. 구단의 미래가 걸린 경기였다. 그런데 주장 로메로는 고국 아르헨티나에 있었다.

보도에 따르면 로메로는 자신의 유년 클럽 벨그라노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머물 계획이었다. 그는 벨그라노 훈련장에도 모습을 드러냈고, 자신의 이동을 SNS로 공개했다.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출전할 수 없더라도 주장이라면 경기장에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토트넘 출신 인사들도 비판했다. 글렌 호들, 테디 셰링엄 등 구단 레전드들의 이름까지 거론됐다. 주장 완장을 찬 선수가 강등 결정전 직전 팀을 비웠다는 사실은 쉽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 뛰던 시절과 비교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결국 로메로는 유턴했다. ‘더 선’은 로메로가 영국으로 돌아왔고, 런던에서 목격됐다고 전했다. 뒤늦은 복귀였다. 토트넘은 에버턴을 1-0으로 꺾고 가까스로 잔류했다. 결과적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그러나 토트넘이 이겼다고 해서 로메로 논란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로메로와 선수단을 감쌌다. 그는 토트넘의 문제를 무관심이 아니라 압박을 견디지 못한 데서 찾았다. 선수들이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 크게 받아들이다 보니 경기장에서 얼어붙었다는 설명이었다. 감독 입장에서는 시즌 마지막 경기 전 선수단을 보호해야 했다.
하지만 주장에게 요구되는 기준은 다르다.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동료들과 함께 있는 것, 팬들에게 책임감을 보여주는 것, 어려운 순간 구단의 얼굴로 남는 것이 주장이다. 로메로는 세계 챔피언 출신 수비수이고 토트넘의 핵심 자원이다. 그래서 이번 선택은 더 크게 보였다.
토트넘은 살아남았지만, 신뢰 회복은 다른 문제다. 로메로가 다음 시즌에도 주장으로 남을 수 있을지, 팬들이 다시 그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 팀은 강등을 피했지만, 주장 논란은 잔류 세리머니 뒤에 남은 불편한 숙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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