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울었던' “6년 기다린 순간” 김형원, 2020년 눈물→2026년 환호... 드라마 완성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6.05.25 10: 30

6년 전 눈물로 고개를 숙였던 김형원이 이번에는 경남FC를 구하는 극적인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누구보다 오랫동안 그 순간을 마음속에 품고 버텨왔던 그는 결국 창원축구센터를 가장 뜨겁게 만든 이름이 됐다.
경남은 지난 23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13라운드 홈경기서 수원FC를 3-2로 꺾었다. 두 골 차 열세를 뒤집은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최근 3경기서 2승 1무를 기록한 경남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고 경기 종료 직후 창원축구센터는 시즌 최고 수준의 열기로 가득 찼다.
출발은 쉽지 않았다. 경남은 전반 27분 정승배에게 헤더 선제골을 허용했고 전반 37분에는 한찬희에게 추가골까지 내주며 흔들렸다. 하지만 두 번째 실점 직후 곧바로 반격했다. 전반 38분 치기의 크로스를 조진혁이 머리로 연결했고 이 과정에서 수원 수비수 조진우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골키퍼 이범수가 결정적인 선방을 펼치며 추가 실점을 막아냈고 경남은 1-2로 뒤졌지만 흐름을 놓치지 않은 채 후반을 맞이했다.

후반 들어 배성재 감독은 이찬동 대신 임은수를 투입하며 공격 템포를 높였다. 경남은 계속해서 수원 골문을 두드렸고 후반 26분에는 김현오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배현서의 컷백 과정에서 공이 골라인을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오며 득점이 취소됐다. 그러나 경남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후반 37분 단레이가 헤더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상 복귀 후 최근 6경기서 5골을 몰아친 단레이의 해결사 본능이 또 한 번 빛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경남 팬들이 오랫동안 기억할 장면이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코너킥 상황에서 루컹의 헤더가 흐르자 김형원이 이를 밀어 넣으며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렸다. 경기장은 그대로 폭발했고 선수들은 모두 김형원에게 달려갔다. 단순한 결승골 이상의 의미가 담긴 장면이었다.
김형원은 경남 유스 출신이다. 진주고를 졸업한 뒤 지난 2020년 경남에 입단했지만 프로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장기 부상에 시달렸고 많은 기회를 얻지도 못했다. 하지만 팬들이 오랫동안 기억하는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바로 2020시즌 수원FC와 승격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경남은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김형원은 경기 막판 리드를 지키기 위해 교체 투입됐다. 그러나 그는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수원FC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남의 승격 꿈은 그대로 무너졌다. 플레이오프는 단판 승부였고 당시 규정상 무승부일 경우 상위팀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어린 김형원에게는 너무나 뼈아픈 기억이었다.
그 후에도 그는 떠나지 않았다. 경남에 남아 묵묵히 버텼고 군 복무까지 마친 뒤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배성재 감독의 신뢰 속에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갔다. 결국 6년 뒤 또 다른 수원을 상대로 가장 극적인 순간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 김형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담담하게 마음을 전했다. 그는 “이번 득점으로 예전의 실수를 만회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가 있는 동안에는 최선을 다할 것이고 희생하고 헌신하면서 부족하지만 잘해보겠다”며 “제 주변 모든 분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밝혔다.
6년 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던 상처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만큼은 김형원이 누구보다 환하게 웃을 수 있는 밤이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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